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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라빛창가 Aug 06. 2022

우리 아이들도 IB교육받게 해 주세요

도대체 IB 교육이 뭐지?

나는 우리 아이들이 IB 교육을 받기 간절히 바란다. 

IB는 송도나 제주에 있는 국제학교 중에 많은 곳에서 채택한 교육 커리큘럼이다.


도대체 IB가 무엇일까?

IB는  국제 바칼로레아(International Baccalaureate)를 의미한다. 프랑스 입학시험인 바칼로레아(Baccalaureate)와 그 형식이 유사하긴 하지만 다른 개념이다. IB는 국제적으로 인정되는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교육과정이자 평가체계이다.


IB협회인 IBO(International Baccalaureate Organization)는 1968년에 창설되었고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두고 있다. 외교관의 자녀들이 잦은 이동으로 인해 체계적인 교육의 연속성을 유지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어 국제 공인 과정인 IB 교육과정을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교 2~3학년 과정인 IBDP 과정을 이수하게 되면 IBDP가 인정되는 전 세계 대학 입학(약 2000개 이상)에 있어 다른 입학 과정과 동일한 기준으로 평가받을 수 있게 된다. 우리나라로 치자면 수능을 보지 않는 전형에 지원할 수 있다.


이미 50년이 넘은 IB가 요즘 와서 하게 회자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변화하는 시대에 맞는 새로운 교육방식에 대한 니즈 때문일 것이다. 우리나라의 대학 입학시험인 수능은 객관식 위주이고 그에 따른 공부방법도 주입식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AI와 함께 일해야 하는 미래에 그것도 아주 가까운 미래에는 암기를 통해 익힌 지식은 점점 효용가치가 떨어진다. 오히려 창의적으로 AI를 이용하여 일할 수 있는 능력, 디지털 리터러시, 글로벌한 인재들과의 협업 등의 능력이 필요하다. 지식은 이미 인터넷에 차고 넘친다.


IB 교육은 기본적으로 논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자세한 커리큘럼보다는 간단한 예를 드는 것이 좋을 것 같다.(실제 문제가 아닌 형식을 보여주기 위한 예시임)


우리나라 고등학교 국사 문제(객관식)

 임진왜란은 몇 년에 일어났을까?
1~5번 중 정답 고르기

IB 국사 문제(주관식 논술형)

임진왜란이 일어나게 된 역사적 배경에 대해  논하시오.

임진왜란이 몇 년에 일어났는지는 인터넷 검색만 해봐도 알 수 있다. 사건이 일어난 연도는 간단한 정보일 뿐 실제 중요한 것은 임진왜란이 일어나게 된 역사적 배경과 함께 그 원인으로 그 당시 선조와 대신들이 했던 판단이 어떤 문제가 있었고 이를 통해 반성할 점은 무엇인지 등이다. 역사는 반복된다고 하는데 현재의 중국 일본 우리나라의 현 상황에 비추어보면 임진왜란의 역사적 배경을 파헤침으로써  배우고 생각할 점이 많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단순한 사실 암기보다는 역사적 사실을 통해 자신의 관점을 만들고 생각을 키우는 것이 진정한 역사교육이 아닐까?


이러한  IB 시험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수업방식은 토론이 기본이 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토론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학생들 스스로 많은 준비를 해야 하며 이런 수업방식은 일방적 전달 방식의 학습보다는 훨씬 적극적으로 지식을 습득할 수 있다. 요즘 흔히 말하는 꺼내는 교육이 바로 그것이다.


수학교육에 있어서도 큰 차이가 있다.

아이들을 초등학교에 보내고 매일 일일 연산 테스트를 하는 것을 보고 무척 실망했던 기억이 있다. 초등입학전 우리 아이들은 연산을 따로 시키지 않았다. 간단한 보드게임 등으로만 익히고 학습지나 문제지는 풀린적이 없다. 그런데 갑자기 하루에 20개가 넘는 연산문제를 학교에서  매일 풀게 하자 첫째 아이가 멘붕이 왔다. 문제를 절반만 풀다가 말아버리는 일이 잦았다. 아이에게 공부에 있어서는 부담 주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였음에도 학교에서의 교육을 무시할 수는 없기 때문에 연산 문제집을 이것저것 바꿔가며 시켰지만 거부감은 더 심해졌다. 그래서 그냥 놔두기로 했다. 그러자 2학년이 되니 스스로 연산을 하게 되었다. 연산 개념이 어려운 게 아니라 몇 분 안에 몇십 문제 풀기라는 형태가 아이에게 압박이 되었던 것 같다.


주변 엄마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연산, 사고력, 교과과정 문제집을 다 별도로 풀고 학원까지 보내는 집이 많이 있다. 굳게 다짐하였지만 나 역시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흔들리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다 대학도 못 가는 게 아닌가 두렵기도 하다. 하지만 진정으로 아이의 미래를 위한다면 다시 한번 평정심을 유지해야겠다고 생각한다.


IB 교육과정에서는 계산기가 허용된다. 연산의 원리를 알고 계산할 줄만 알면 되지 그 짧은 시간에 빨리 계산을 하도록 기계처럼 훈련시키는 지금의 우리나라 교육은 참 안타까울 뿐이다.


우리 아이들이 연산 문제집을 푸는 동안 IB 교육을 받는 아이들은 수학적 사고를 통해 복합적인 문제를 접하고 사유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답답해지고 질투가 난다. 얼마 전 국내 수능 문제를 유럽의 교사들에게 보여주고 풀어보게 하는 영상을 본 적이 있었는데  교사들은 문제의 난이도뿐 아니라 그 시간 안에 문제를 풀어내는 한국 아이들이 놀랍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수포자가 생기는 이유는 이렇게 수학을 너무 어렵게 시험 위주로 가르치는 교육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IB 교육에서 또 한 가지 탐나는 것은 세계시민교육이다.

물론 2015년 교육과정 개편을 통해 우리나라의 커리큘럼에도 포함이 되어 있지만 각 나라 사람들의 옷차림 풍습 등 단편적 지식 위주의 교육인 반면 IB 교육에서는 교육과정내에서 계 시민 교육이 전반적으로 반영되어 있다.


세계시민 교육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우리가 세계의 한 일부로서 환경문제, 난민 문제, 각 국가 간의 이해관계, 식량 불평등, 빈곤문제 등 세계의 문제들에 대해 배우고 함께 고민하며 나의 관점을 키워 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러시아는 왜 우크라이나를 침략하는가? 시리아는 왜 내전이 일어나까? 난민들은 어떤 과정을 거쳐 정착하는가? 아프리카는 왜 구조적으로 가난할 수밖에 없는가 등등의 복합적 문제에 대해 서로 토론하고 자신의 의견을 에세이로 쓰면서 인사이트를 배울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들과 이야기하기 위해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지면서 관련된 책을 보았는데 성인이지만 우리와 관계없는 나라들의 이해관계와 현실에 대해 몰랐던 점이 많았고 새로운 관점을 가질 수 있게 되어  굉장히 유익했다.


그동안 IB 교육을 받으려면 대게는 국제학교 등에 들어가야 했다. 국제학교의 한해 등록금만 수천 만원이니 한마디로 귀족교육이라고 불렸던 것 같다. (최근 지인이 제주 국제학교에 아이들을 보내는 것을 알고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


그러나 제주 교육청을 중심으로 IB과정이 적극적으로 도입되어 드디어 우리나라에도 공립학교 최초로 표선 고등학교가 IB 월드클래스 인증을 받았다. IBDP 과정을 할 수 있다는 공식적인 인증을 받은 셈이다. 국제학교가 아닌 공립고등학교라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 제주도에는 여러 초등, 중등학교도 활발하게 IB과정을 준비하고 있다. 다른 지차체로 대구나 울산 충남 등도 IBO와 협약을 맺고 IB 월드클래스 학교를 추진하는 등 적극적인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IBO에서는 일본의 경우 국가차원에서 진행을 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지자체별로 진행하는 것을 의아하게 생각한다고 한다. 정말 답답한 마음이다.


내가 살고 있는  경기도 교육청에 작년쯤 IB에 대해 문의했을 때는 경기도 내에서는 추진 계획이 없다고 답변을 받았지만 새로 바뀐 교육감이 IB에 대한 관심이 있는 것 같아 내심 기대가 생긴다.


IB과정이 논술이기 때문에 평가에 대한 공정성을 의심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우리나라 학부모들이 가장 민감하게 생각하는 부분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5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평가 공정성은 이미 검증되어 있다. 시험 채점 과정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답안지는 IB채점관이 채점하며 답안지중 일부에는 그중 별도로 선발된 감독관이 만든 샘플 답안지가 섞여 있다. 이 샘플 답안지에 대한 채점 결과가 별도로 훈련된 감독관과 3점 이상 차이가 나면 점수가 조정되거나 그 채점관은 재교육을 받게 된다. 즉 평가자의 공정성을 확인하고 조정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고 있다.


일본은 IB를 수능 대신 국가차원에서 도입하기 위해 2013년 아베가 총리가 되면서부터 준비했다고 한다. 일본에서는 2020년부터 수능 형태의 대입시험이 폐지되었다. 대신 IB를 교육과 입시의 근간으로 선정하였다. 일본 고유의 논술형 평가체계를 만들지 않고 IB시스템을 자체를 도입한 점이 놀랍다. 혹자는 이를 메이지 유신에 비유하기도 한다.


물론 아직까지 정착이 되기까지 여러 가지 문제들이 있다고 하지만 주입식 교육의 대표적인 나라인 일본이 주입식 교육의 평가체계를 버리고 IB를 선택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도 위기의식을 느껴야 한다. 국가차원에서 일괄적으로 움직이지 않고서는 빠른 시일 내에 변하긴 힘들다. 


2022년 10월에 발표되는 교육과정 개편에 2028년부터 수능이 논술형으로 출제될 것이라는 내용이 포함된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정권이 바뀌면서 어떤 변화가 있을지 모르겠다. 대입정책이 워낙 많이 바뀌니 미리 대비할 수도 없을 것 같다. 다만 우리 아이들에게 성인이 되어 세계를 무대로 꿈을 펼쳐갈 때 보탬이 되는 교육을 받도록 정부에서 뒷받침해주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우리 아이들이 학교생활을 하면서 과연 IB 교육의 혜택을 받을 수 있을까? 잘 모르겠다.

정부조직을 믿는 것보다 내가 할 수 있는 것부터 채워 줄 수밖에...

학교에서 토론식 수업을 하지 않으니 아이들에게 하브루타를 통해 질문하는 방법 사유하는 방법을 가르치려고 한다. 세계 여러 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나 책을 이용해 세계시민 교육을 하려 한다. 하지만 체계적이지 않은 엄마표 교육에 한계가 있을것 같아 자신이 없어진다.


올해 아이들을 위해 제주 표선 쪽으로 이주를 해볼까 고민도 하고 적극적으로 알아보았다. 얼마전 갔던 제주여행에서 표선초 표선중 표선고를 실제 찾아가 보았다. 이곳에 정착한다면 남편과 기러기를 해야 하나? 그게 맞을까? IB 교육 역시 엄마의 욕심 아닐까... 여러 가지 생각이 스쳤다. 이런 고민을 개인이 하지 않도록 정부부처에서 교육에 대한 고민을 제발 열심히 해주었으면 좋겠다.


*IB에 대한 내용은 책과 검색을 통해 정리한 내용이나 혹시 수정할 부분이나 보강할 내용이 있으면 언제든 댓글로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좋은 교육을 위한 매거진을 함께 만들어 가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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