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 제주 신라호텔을 검색하다 보니 풀사이드바에서 먹는 차돌 짬뽕과 치킨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
도대체 어떤 맛이길래... 하고 궁금했는데 이번 기회에 드디어 먹어보게 된 것이다.
(처음엔 메뉴판에 있는 가격이 잘못된 것인지 알았는데... 그 가격이 맞았다.)
사실 이번 제주여행은 제주신라호텔 숙박권 때문에 계획하게 되었다. 무려 10년 전에 남편이 회사에서 받은 숙박권인데 그동안 집에서 굴러다니고 있었다. 혹시 사용할 수 있나 호텔에 확인해보니 사용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급하게 여행을 준비했다.
평소 남편과 나는 캠핑파여서 숙소에 큰돈을 쓰는 것을 별로 안 좋아한다.
대신 맛있는 거 먹고 다양한 경험을 하는데 돈을 쓰는 게 낫다는 스타일이다.
하지만 숙박권 덕분에 신라호텔에 숙박하는 김에 그 유명한 음식을 먹어보자고 생각한 것이다.
양은 성인 2인이 먹을 정도로 많았다. 들어간 차돌박이의 양도 충분했고 다양한 해물에 칼칼하니 맛이 정말 좋았다. 같이 시킨 치킨도 맛있었다. 아이들이 잘 먹어서 다행이었다.
유명할만하네...! 하는 맛이었다.
역시 한우라 그런가 맛이 더 좋은 것 같았다.
(양이 얼마나 되는지 모르고 피자까지 시키려 했는데 직원이 양이 많은 편이라고 친절하게 안내해 주었다.)
아이들을 데리고는 특급호텔에 처음 가게 된 것 같다.아까도 이야기했듯이 우리 부부는 숙소에 특별히 돈을 많이 쓰는 편은 아니다.
그런데 호텔에 처음 들어가니 아이들이 '우와 ~ 대통령궁 같아...' 하고 이야기했다.
그런 모습을 보니 그동안 너무 캠핑만 데리고 다녔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은 역시 좋은 것은 귀신같이 아는 것 같다.
자주는 힘들겠지만 아이들에게 가끔은 좋은 것도 보여줄 필요가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날 파크뷰에서 조식을 먹었는데 아이들이 고른 메뉴를 보니 헛웃음이 나왔다.
예전 같으면 폭풍 잔소리를 했을 것 같지만 이제는 아이들의 선택을 존중해 주기로 했다.
'너는 아침으로 하리보 젤리와 마시멜로우를 선택했구나...'
(한 명은 초코볼을 선택했고....)
남편과 나는 '파크뷰 셰프가 반성 좀 해야겠네' 하면서 조용히 웃었다.
어른들 눈에는 비싼 조식 값을 내고 간식만 골라 담는 아이들이 이해 안 가고 이상하게 보일지 모르겠지만... 아이들 눈에는 아침을 많이 먹지 않은 나와 남편이 이른 아침에 음식을 꾸역꾸역 넣고 있는 모습이, 그리고 아무리 유명하다지만 동네 중국집의 10배 가까이 되는 가격에 짬뽕을 먹는 것이 더 이상해 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