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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희섭 Jan 08. 2024

화(火) 병이란?

화병의 발생원리 및 이해 

`화가 난다 `속에 화가 가득 차 있다`등등  일상에서 화(火)에 관련된  문구들이 생각보다 많이 존재합니다.

사람이 죽을 때 몸이 싸늘히 식어지는데 곧 화는 생명이 살아 있음을 방증하는 주요 싸인 중의 하나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꼭 꼬집어 화가 뭔데?라고 물으면 대개 추상적인 설명으로 마치 이미 알고 있는 것을 왜 묻느냐는 듯이 심드렁한 경우가 많습니다. 


화는 적당한 범주 내에서 조절되어야 하는데 그 범위를 넘어서  표현되는 모든 불편한 증상을 화병이라고 합니다.


그럼 화병이 무엇이고 화병의 발생 원리 및 조절, 치료법을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모든 생명활동은 냉정히 말하면 화학 작용입니다.  화학 작용은 전자의 이동으로 발생하며 일상에서 볼 수 있는 전자기 개념의 그것과 동일합니다.  나무가 탈 때 공기 중의 산소가 나무의 탄소와 만나 이산화탄소를 만드는 과정에  불꽃이 발생하여 열이 방출되듯이  반드시 열을 발생시킵니다.


우리 몸도 나무가 연소되는 것 같은 작용이 일어나는데 차이점이라면 그 과정이 서서히 일어나는 차이가 있을 뿐이지요.  인체의 모든 대사에서 열이 발생하지만 세포 속의 미토콘드리아에서 가장 많이 발생합니다.


미토콘드리아는  생명 에너지 원인 ATP를 만드는 중요한 기관으로  대사가 왕성한 곳일수록 미토콘드리아의 숫자가 많습니다.  경우에 따라 쉴 수 있는 손발과는 달리  위장이나 심장, 간장, 폐, 두뇌 등은  잠시라도 쉬면 곤란한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공통적으로 중요한 부분이므로 흉곽이나 머리뼈로 단단히 보호받고 있으니 이런 부위를 흔히 통칭 속(內)의 영역에 해당합니다. 아울러 미토콘드리아의 숫자가 유달리 많이 분포합니다.

 미토콘드리아는  전지처럼 막으로 양전화와  음전하로 분리되어 있어  전위차가 발생합니다. 이 전위차가  마치 직류전류로  전자기기를 동작시키는 것 같이  미토콘드리아도 비슷한 원리를 갖습니다. 다만 이용 방식에서는 차이가 있는데  물레방아가 물의 낙차를 이용하여  곡식을 찧듯이  막의 경계로 전위차를 이용해  ADP를 ATP로 인산을 하나 더 붙이는 동력으로 삼습니다. 이렇게 형성된 ATP는 뭍 생명활동의 에너지 원으로 쓰입니다.


내부의 양전하를 막 외부로 보내기 위해서는  먼저 양전하가 있어야 하고 둘째 전위차를 거슬러 가는 능동적 에너지원이 있어야 합니다.


양전자의 근원은 음식물에서 충당되고  막 내부의 양전하를 막 외부로 뽑아내는 과정은 호흡에서 산소의 강력한 산화력에 기인하는데  산소가 전자를 얻어 안정화하려고 하는 과정에서 산소를 향한 전자의 흐름이

형성되고 이 흐름이 마치 양수펌프를 돌리듯 내부의 양전하를 마구 외부로 모이게 합니다.

이 과정은 하나의 일관된 체계로 운영되는데  적절한 공급과 소모가 일어남으로써 원활한 기능을 발휘하게 됩니다.

근래에는 영양섭취가 부족한 경우는 드물어 과거처럼 기아나 영양실조 같은 예는 찾기가 어렵고 반대로

과잉인 경우가 훨씬 흔합니다.  과잉의 경우도 많이 섭취하더라도 비례해서 많이 소모하면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문명의 발달로  과거처럼 노동이나 격한 활동을 요구하는 일은  모두 기계가 하는 세상이라  보통 량의 섭취에도 소모량은 현저히 적습니다.  이런 까닭에  ATP의 소모가 줄어들고  반면 양전하는 적체량이 많아집니다.  


이는 배터리가 과충전 되면 폭발, 발열 같은 안정성에 문제가 되는 것처럼 같은 원리로  어떡하든  양전하의 감소를 추구하고자 합니다.  양전하는 음전하를 만나 화학적 안정을 취하려고  하므로 적정량 이상의 과충전은 주위 조직 세포 구성원 원자에서 전자를 뺏어 가려고 하고 이는 세포 건강에 큰 위험으로 작용합니다.

다행히도 미토콘드리아 막에는 이런 경우를 대비해 막에 구멍을 내어(탈분극)  막 외부의 양전하를 막 내부의 음전하에 보내어 전자적 안정을 취하는데  이때  비교적 큰 열의 발생합니다.(국소적으로 순식간에 5℃가 상승하기도 함) 

혈액 순환은 이 열을 사지로 방출하여 속의 열을 사방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합니다.  왕성한 육체적 활동은 속의 열을 전체적으로 골고루 펼쳐  뜨겁거나 찬 부분 없이 골고루 분포시킵니다.


그런데 심한 스트레스나 운동 부족, 불면 등은  육체적 활동을 위축시키거나 무기력하게 만들어  열의 방출에 문제가 생깁니다. 구조적으로 미토콘드리아가 풍부한 속에서, 열이 많이 발생하지만  운동량 저하로 혈류순환이 지체되어 사방으로 흩어주질 못하여  속 부위에  발열되는 증상이 발현됩니다.


인체는 정온동물로 항상 적정 체온을 유지해야만 합니다. 그래서 과열 부위는 적극적으로 열을 방출함으로써  정상 체온을 유지합니다.


열의 방출 과정을 살펴보겠습니다.


심장은 가능한 한 빨리, 많이 펌프질 하여 혈액을 사지로 내뿜어 식히려 하니  고혈압, 빈맥, 숨참,  두근거림, 불안 증세를 만들어야 하고


위장은 열을 받아 염증과 긴장을 만들어 조금만 먹어도 더부룩하고  위벽이 딱딱하게 굳어 무력증 증세를 보이며 멀미, 건구역질, 위산과다, 입이 씀 같은 증상을 만듭니다.


열이 많아지면 마치 불위에 오래 두어 졸아든 곰탕처럼 피가 탁해지는데  탁한 피는 간에 지방을 쌓게 하여 대사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줘서 지방간 등 간 기능에 장애가 오기 쉽습니다.


기관지와 폐는 촉촉한 상태를 유지해야 먼지나 이물질의 침입을 가래로 뱉어 청소하는 등 정상 기능을 유지하는 관건인데 열이 차면 건조해져서  마른기침, 구강 건조 등을 당연히 생기기 쉽겠지요?


열의 속성은 가벼워 위로 치받아 방출됩니다.  등과 가슴에서 방출되는 열은 목덜미를 거쳐 머리를 통해 흘러나갑니다.


등 부위에  여드름 같은 피부 증상은 열의 방출 흔적이며 경추를 지나면서 압력을 많이 받아 병목 증상과  일자목(경추증) 증상을 만들어요.  수압이 낮은 고무관은 부드러우나  수압이 높은 관은 딱딱한 이치와 같지요


몸통에서 머리를 지탱하는 목 부위의 근육과 힘줄들이 팽팽해지면서 유격이 없어져 일자목을 만들어야 합니다.   골막에 붙은 인대가  기타 줄이 팽팽해진 것처럼 긴장되어 충격을 받으니 편두통과 오십견 같은 증상이 속발하게 됩니다.

한편 열이 그런 과정을 거쳐 머릿속에 모이게 되면 두피로도 방출되지만  해부학적으로 안와(眼窩-눈곽)가 열려 있어 그곳으로 많이 나가려고 합니다.  에어컨 실외기처럼  표피로 피가 많이 흐르면 열 방출의 효과가 뛰어나므로 혈관을 확장하게 되는데  안구충혈, 안구건조증, 백내장, 녹내장 등 여러 안과 증상을 보이게 됩니다.

따라서 이런 안과 질환은 안과 자체의 문제가 아님을 인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뇌에 열이 고이게 되면 마치 컴퓨터 쿨링 팬이 고장 나서 발생하는 cpu의 속도 저하처럼  뇌신경에도 

같은 문제를 유발하여  머리가 무겁고 생각하기가 귀찮아 건망증 같은 정신 신경적 피로 증세도 속발하게 됩니다.

 결국 화병은  화의 조절이 이뤄지지 못할 때  정상 상태로 돌이키기 위한 인체의 적극적 적응 수단이라 봐야 합니다. 화(火)  자체는 병이 아니며 생명 활동의 표현인데  정상 범위를 벗어나면 비로소 화병이라는 증상으로 표출되는 셈입니다.


치료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어요.


첫째 운동을 많이 하여  열의 방출을 촉진하여  체내 축적된 화를 소진시키고  잠을 제대로 잠으로써  화를 진정시킵니다.


둘째로는  양전하의 반대 개념인 음전하를  보충하여  중화시키는 것인데  한방에서는  청열(淸熱), 보음(補陰)시키는 처방들을 운용하여  치료를 합니다.


대개의 보기제(補氣劑), 홍삼, 영양제(비타민, 오메가 3등)들은  양전하를  보충하는 목적의 처방들이므로  효과가 없거나 상태가 더 심해질 수 있으므로  매우 주의를 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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