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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희섭 Jan 10. 2024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

화병(火病)과 수족냉증의  연관성

세상의 이치는 다 그런가 봅니다.


매서운 겨울이 있는 해는 뜨거운 여름이 오고,  사랑만큼 미움도 비례하며,  끙끙대며 오르막을 오르는  자전거는  그것만큼의 다운힐을 즐길 수 있는 내리막이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상위 1%의 부자가 있으면 반대로 극빈한 사람도 있고, 달의 낮은   130℃이고 밤은 반대로 영하 130℃라  하는 것처럼  어느 한쪽만 편중되어 나타나는 경우는 없고  빛에 그림자처럼  반드시 붙어 다닙니다.


이런 편차는  산을 깎거나  재물을 나눠 주거나 마음으로 교류를 함으로써  줄일 수 있겠지요?


인체에서도 유사한 증상이 있습니다.

흔히 화병은  속에 열이 번성하여 번조증, 가슴 답답, 심계항진, 오심, 위안부 팽만, 상체 부기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데  거의 예외 없이 반대 증상인 수족냉증, 요통, 부인과 질환(자궁이나 난소 낭종, 생리통 등)이나 비뇨생식기(전립선염 등)가 발현됩니다.


즉 화병 증세가 심할수록 냉병 증세 또한 비례해서 증폭됩니다.

수족 냉증이 심하다고 호소하면  몸이 냉하거나 혈액순환이 안된다고 오인하기 딱 좋은 조건이 됩니다.


그 까닭은 무엇일까요?

열대 사막과 밀림의 밤낮 온도를 비교해 보면  이해하기가 쉬울 것입니다.


사막은 낮에는 40~50℃로  매우 뜨거워 살기가 어렵지만 밤이 되면 기온은 영하로 곤두박질하는 반면   열대우림 지역에서는  물론 낮에는  후텁지근하지만  밤에도  기온이  크게 하락하지 않아 비교적 온도의 편차가 없음을 알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식물과  대기 중의 습기가  열을 저장하여 밤에도  큰 온도 변화가 발생하지 않으나  사막에서는  모래 표피층만 달구고 반사시켜  열의 축적이 되지 않아  밤에는  급격히 기온이 하강합니다.


즉 열을 저장 전달해 주는  완충 작용의 부재가  심한 온도차를 유발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 몸도 혈류라는 수단이  속의 열을 사지로 전달해 주는  주요 작용으로  대두됩니다.

인체에서는 무슨 조건이 열의 사지 전달에 문제가 되어 수족 냉증을 유발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여기에  막대풍선(고리형-혈관은 폐쇄형이기 때문)이 있습니다.

`화병(火病)`에 대해서 전편에 언급한 이유로  속열이 치성해지면  해당 부위 혈관은 팽창되게 됩니다.


열로 인한 압력 증가와 세포막의 양전하 증가는 서로 반발하여 혈관을 느슨하게 하기 때문에 혈관이 팽창하게 됩니다.


그런데  막대풍선 내의 전체 압력은 일정한데  특정 부위가 팽창하여 부풀게 되면  내부 압력의 쏠림이 발생합니다.  그래서 풍선의 한 부분이 볼록해져 팽창하면 다른 부위는 홀쭉해집니다.


인체에서도  흔히 속이라고 불리는 흉곽 내부나 머리, 목부위에는 압력이 증가하고  반면  사지나  하복부 허리 쪽 혈관은 상대적으로 위축되어  혈류량이 줄어들게 됩니다.


안구충혈, 녹내장 같은 안질환, 안면 부기, 오심(멀미), 위완부 팽만, 두통, 혈압상승, 맥박증가. 가슴 답답, 입마름 어지럼증, 수면불량 등등이  열의 과잉으로 표현되는 증상들입니다. 


한편 혈류량이 줄어들면 열의 전달이 부족해 냉기가 발생하면 근육이나 힘줄의 위축이 속발하여  인대가 붙어있는  사지나 허리의 관절들이 당김을 받아  관절통이 생기게 되며 흔히 뼈마디나 삭신이 쑤시고 통증이 나타나게 됩니다.


왜냐하면 근육은 따뜻하면 이완되지만 냉해지면 수축하여 연이어 붙어있는 힘줄을 당기게 되고 그러면 관절이나 뼈에 붙어있는 인대를 당기기 때문에 물리적 손상(부하)이 통증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그래서 머리 부분은 항상 열로 인한 경우가 많아 냉찜질이 선호되고  아랫부분인 허리나 다리는  핫팩이나

온찜질을 좋아하는 필연적인 이유가 있는 거랍니다.


흔히 경험하는 것 중 하나가  심한 감기로  고열이 나면  비례해서 두통이나 온 사지(四肢)가  시리고 통증이 생기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화병에 수족냉증은 빛과 그림자 관계이며  두 증상은 동시에 개선되어야 낫는 하나의 뿌리에 기원합니다.


자칫 냉증으로 진단하거나 혈액 순환이 되지 않는다고  혈류 개선제, 홍삼, 오메가 3 같은  류의 보조제나  생강, 계피차 같은 더운 속성의 차 종류는  도움이 되지 않고  되려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으므로  주의를 요합니다.


속열이 과잉인 상태에 더운 약성이 부가되면  편차가 더 커지기 때문입니다.


피를 맑게 하거나 혈액 순환을 촉진시킨다는 약재들은  매우 주의해야 합니다.

비유컨대  기름때 묻은 그릇 설거지하려면 뜨거운 물에 담그면 쉽게 제거되듯이  이런 약재들은 열을 조장하는 속성을 지녀야 하기 때문입니다.


화를 조절하는 서늘한 계통의 처방을  운용해야  열이 식으면서 수족이 데워지는 방법을  지 않으면  어떤 요법으로도 효과를 보기 어렵습니다.


체질이나  마르고 비만의 체형과는 무관하며  현제 본인의 컨디션 여하에 따라  균형이 잡혀 있으면

몸이 훈훈하지만  그 균형이 깨지면  누구나 오는  당연한 증상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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