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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희섭 Feb 06. 2024

오미(五味)와 오장(五臟)

한의학에서  오행과 오미 

한의학에서는 오행(木, 火, 土, 金, 水)의 개념을  유추 확장하여  오장, 오미, 오색(五色), 오음(五音) 등등으로  대비합니다.


오행은 서로  상생하고 상극하는  상벌(가감)의 개념이 숨어있어  섬세한 조정을 하는 수단이자 개념입니다.

지난번에는 오색에 대해 언급하였는 바  오늘은 오미와 오장과의 관계를  현대의 시점에서 그 유관형을 살펴보고져 합니다.


오미는  산(酸), 고(苦), 감(甘), 신(辛),함(鹹)으로 각각  간(肝), 심(心), 비(脾), 폐(肺), 신(腎)에 대응합니다.


먼저 산(酸)은 신맛을 의미하며  오행에서는  간에  속합니다.

신맛을 먼저 생각하면 시어버려  안면을  찡그리게 하는 맛이지만  여름에  나물이나  음식에 많이 첨가하는데  살균작용에  효과가 뛰어납니다.


대표적인 것으로 식초는  곡물을 분해하여 알코올을 거쳐 아세트산으로 발효되는데  이 과정에서 효모나 세균이  영양물질을  분해, 대사 한  분비물인 셈입니다.


모든 동물은  자신의 분비(배설) 물을  싫어하듯이  세균도 자신의 배설물인  식초의 신맛에는  기를 펴지 못합니다. 따라서  신맛은  세균의 번식을 막아  독소의 발생을 억제합니다.


간의 기능 중  해독작용이 큰 부분을 담당합니다.

혈액을 감시하여 독소를  해독하고  깨끗하게 유지하려는 기능에  그런 의미에서 신맛이  간장에 배치되었다고 봅니다.


고(苦)는  말 그대로  쓴맛을 의미하고 심장에  연관을  두었습니다.

식물은  태양빛의 힘으로 공기 중의 탄소와 뿌리에서 흡수한 물을 결합한 유기물(전분)을 만들어 냅니다.


그런데 이 유기물은 다른 동물이나 세균, 곤충 등등이  탐내는  영양소이기 때문에  이를 지키기 위한 저항 요소를 개발합니다.  아울러  가뭄이나  냉해 등 여러 기상요소에 대응하기 위한 수단도 강구하게 됩니다.


전분이나  포도당 같은 영양소를 1차 생성물이라면 이처럼  저항이나 방어물질 등에  사용될 수 있는 복잡한 화합물을 2차 생성물이라 하겠습니다.


 질소 등을 기반으로 하는 알킬로이드 성분으로 주로 염기를  띄게 되며  대체로 맛은 쓴 경향을 지닙니다.  또한 항산화 작용을 하는  수산기(ㅡ OH)를  가지고 있어 화(火)에 비견되는 양전하(H+)를 중화시킬 수 있습니다. 


심장하면 같이 연관되는 화병은  양전하가 너무 많아  발생하는 데  이를 중화시키는 것이 화병을 치료하는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瀉火苦味(사화 고미~불처럼 뜨거운 화병을 진정시키는 데는 쓴맛의 약재나 처방으로 한다)란 말이 한의학에서 널리 통용되고 있습니다.


감(甘)은  단맛을 의미하는데  비장(소화기)에 짝합니다.


산행이나  힘든 운동을 하다가 탈진할 때, 또는 당뇨 환자가 저혈당으로 문제가 생길 때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것이  사탕이나 초코바 같은  달달한 음식이 떠오를 겁니다.


과당이나 포도당처럼  단당류는  가늘게 분쇄되어 있는  상태로 체내로 쉽고 빠르게  영양소로  흡수될 수 있습니다.


현재의 풍요로운 시대와는 달리  과거 대부분의 인류 역사는 먹는 것에서 자유롭지가 못했습니다.

굶거나  아니면  쌀밥처럼 정제된 음식을 쉽게 섭취 못하던 시대였지요.

그래서 설탕물이나  꿀물도  귀하여  기력을 돋우는 목적의 약용으로 사용되기도 하였습니다.


그래서 탈진된  인체가 제일 먼저 에너지원으로 받아들이던 장기가 비장으로  지금으로 보면 위장을 비롯한 소화기관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신(辛)은  매운맛으로 폐(기관지, 호흡기)에 관련을 둡니다.

폐는  외부의 공기가 체내로 쉴 새 없이 들락거리며 산소를 공급해야 하는데  정상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적절한 온도와 습도가 보장되어야 합니다.


일상에서 가장 흔하게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감기를 들 수 있습니다.

우리말로도  감기(感氣)는 `한기를 탄다`라고  할 수 있으며 영어로도`common cold 또는 catch a cold`라 하는 등  똑 부러지게  한 단어로 명칭 되지 않고 있습니다.


한의학에서도 폐를 유장(幼臟)이라 하여  한기에 취약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뉴월 감기는 개도 안 걸린다`라는 속담이  한기가 없는 여름철엔 야외에 있는 개도 감기에 안 걸린다는 의미로 감기와 한기와의 연관성은  예전부터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한기에  노출되어 침입을 받으면, 즉 감기에 걸리면 우리는 보통 뜨거운 음료와 난방을 하는 등 보온에 신경 씁니다.  즉  가열되는 조건이 요구되는 장기가 폐인 셈인데   매운맛은  우리 몸에서  느끼는  신경계가

마치 뜨거운 것에 대한 인지와 유사하게 반응합니다.


따라서  매운 음식을 먹거나  보는 것만으로도  땀이 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매운맛은 폐와  밀접함을 알 수 있습니다.


함(鹹)은 짠맛으로  신장에  대구(對句) 하였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소금(염화나트륨)인데  미네랄 성분의 대표주자인 셈입니다. 소금은 흡수되면 나트륨과 염소로  분해되어 세포의 나트륨펌프와 위장의  위산을 만드는 등의 주요한  성분입니다.


신장은 체내의 혈액 속 노폐물을 걸러 배출하는 역할을 합니다.

무조건 배출하는 것이 아니라 혈액의 농도나 무기질 농도 등을 체크하여  적정한 상태를 유지하도록 적절히

배출합니다.


운동을 격하게 하면 수분 손실이 많으므로 가능한 농축을 해서  소변량을 줄이는 대신 소변색은 짙어집니다.

반대로 수분 섭취가 늘거나  추위에 노출되면  혈액을 농축할 필요가 생기므로 소변량과 횟수를 증가시키고 소변색은 묽게 됩니다.


이처럼 짠맛으로 대변되는 미네랄 성분은  신장 기능에 밀접한 영향을 주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과거 선조들은  현대적 의미의 오미와 오행을 정립한 것이 아닐지라도 치료 경험과  생각만으로도

꽤 합리적인 이론을 도출하셨다고 보아집니다.


최근에는  기존의 오미(五味)에다 우아미라고 감칠맛이 알려져 있는데  육류의 단백질 음식을 먹을 때

느끼는 다시다 맛 같은 것이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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