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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희섭 Feb 13. 2024

누구를 믿을 것인가?

나 자신이 말하는 증상들의 의미

젊은 사람들은 잘 모를 것입니다.


70년대 이전에 태어나신 분들은  어릴 적  겨우내 누른 콧물을 달고 다녔었고   위생 불량으로  머리에는 버짐이 있고  귀에서는 농(고름)이  흐르는 친구들을  흔히 볼 수 있었습니다.


그 당시   가난한 시절이라 먹고살기 바빠서  누구 하나 신경 쓸 겨를이 없었지요.

하지만 세월이 지나  청년기를 맞이하면  언제 그랬는가 할 정도로   선남선녀로  변해 있었음을 기억하실 겁니다.


인체는  재생이라는 특출한 능력을 지녀  웬만한 질병이나 손상을 저절로 복구를 하게 됩니다.

당시에는 의료보험이 도입되기 전이어서  병원 문턱이 높아  자연치료에 많이 의존해야만 했지만

인체가 지닌 고유의 치유력은   그 이상의 가치를 하였습니다.


 오늘도  여러 불편한 증상으로 내원하시는 분들을 치료해 드리면서  한편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생명(사람)은  참으로 살고 싶어 하는구나  건강히!


생명체는 왜 사는지는 모르지만 일단 태어난 이상  생명을 존속시키려고 무던히 노력합니다.

그래서  모든 행위들은 거의 예외 없이 본인의  이익에  부합되지 않음이 없지요.


이를 유추하여 생각하면  내 몸이 하는 모든 증상들도  이기적 욕구의 소산이라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요?

가령 통증이 나에게 아무런 이익이 없고  괴로움만 주는 증상이라면  그것을 표현할 이유가 없겠지요.


혈압, 당뇨, 고지혈증이  의사들이 보이지 않는 암살자라는 등등  겁을 주는  대상이라면 이는 마치 나 스스로 칼을 나에게 겨누는  행위와 다를 바 없습니다.


지금까지는  이런 고민을 하지 못하게  매스컴이나  여러 매체를 통해 지속적으로  반복 청취하는 바람에  마치 세뇌된 것처럼 어떠한 의문이나  혹시 하는  합리적 반론조차  감히 제기하지 못하는  세태가 되었습니다.


아기가  배가 고프면  말을 할 수가 없으므로 울음으로 엄마를 찾게 됩니다.  

일종의 경고로 사람이 가장 듣기 싫어하는 주파수로  울어 경각심을  올리게 하여 본인의 존재를 부각합니다.


내 몸도 이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내가 아무런 문제가 없이 평온하여 요구사항이 없다면 일부러 남에게  호소할 일이 없겠지요.


하지만 생체 리듬이나  어느 기관이나 장기에  문제가 발생한다면(대개는 균형의 실조로  과잉 또는 결핍으로 인함) 피드백을 통하여 바로잡으려고 합니다.


즉 추우면  오한을 유발하여 보온하고, 더우면  땀을 내거나 호흡이나 심박수를 조절하여  정상 체온을 유지하는  방법을 들 수 있겠습니다.


비유컨대 아기가 문제가 있어 운다면  대처법은  2가지를 들 수 있습니다.


아기의 입장을 헤아려  젖을 주거나  기저귀를 갈아 주어  요구사항이 충족됨으로  스스로 울어야 할 이유를 없애 주는 것이 근본 해결책입니다.


하지만 두 번째로 그 원인을 모르면  우는 아이 입을 막거나  이불을 뒤집어 소리가 새어 나오지 못하게 하는 방법을  사용할 수밖에 없겠지요.  일단 울음을 막아 동네 사람들의 원성을  막아야 하니까요.


이 방법을 유식하게 표현하면  `대증 요법`이라 하지만  사실 땜질 요법으로   잠시 효과를 볼지언정 반드시 상태가 더 악화되는 것은  불 보듯 뻔합니다.


항상  내 몸은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라는 명제에서 관점을 놓치면 안 됩니다.

두통이던, 혈압이던, 당뇨이든 간에   내 몸은 이 증상을 통해 나에게 요구사항을 말하는 중입니다.


진통제, 혈압약, 당뇨약은  그 원인을  무시하고  입에 재갈을 물리는  행위와 다름없습니다.

항상 왜 두통을 만들어야 할 조건인지,  혈압을 올리지 않으면 안 되는 중요한 이유가 뭔지, 고혈당이  생존에 얼마나 유리한 조건을 제공해 주는지를  내 몸의 입장에서 살펴야 합니다.


아기가 배부르면 안 울듯이  치료법도 그래야 합니다.


요구사항이 정확히 무엇인지를  파악하여  목마른 사람에게  냉수 한잔 주듯이  해결한다면  모든 증상을 저절로  진정되고  완치될 수 있습니다.


대증요법의 폐해는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처음 우연히 건강검진에서  혈압이라 진단받고 혈압약 한 알로 시작되면 거짓말처럼  다른 증상이 속발하면서 약의 종류와 량이 증가하기 시작합니다.


치료란 약이 점차 줄어들어야 합니다.


하지만  원인을 모르는 대증요법은  흐르는 물로 비유하면, 기다리면 저절로  수량이 줄어드는데  조금을  못 참고 둑을 세우면  바로 물이 막히지만 조금 지나면서 다시 차올라 넘치면  다시 둑을 더 올리는 과정을 반복합니다.


그래서 대증요법의  특징은 처음엔 드라마틱하게 효과를 봅니다.

하지만 점차 그 약효 지속 시간이 짧아지면서 어느 순간부터  약을 써도 별 효과도 없으면서 약을 끊으면 증상이 심해지는  진퇴양난의 수렁에 빠지게 됩니다.


피부약이나 수면제, 기침약 등  원인을 해결하지 못하고 증상만 완화시키는 수많은  약들은  그것을 복용함으로써  어느 순간부터 코가 꿰이는  난치의 수렁에 빠집니다.


좋은 의료인을 만나는 것이 중요하지만  환자도  고민을 해야 합니다.

나보다 나를 사랑하는 존재는 없습니다.


내가 표현하는 모든 증상은  반드시 그래야만 하는 이유가 있으며 이는 건강한 삶에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합리적이고  치료의 주체가 나라는 관점에서  의료인에게 질문을 하시고  그 답이 이치에 맞으면  치료를 받는 것이 좋겠습니다.


만약에 나이가 많아서, 스트레스가 어떻고, 체질이 약해서, 환경이나 유전을 강조하는 등의 원인으로 설명된다면  정확한 원인을 모른다고 이해하심이 좋을 듯합니다.


가령  허리 디스크의 원인은 뭡니까? 물었을 때   대개 자세가 안 좋다느니  체중이나  힘든 노동을 원인으로 제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면  이렇게 물어보세요. `과거 유명한 역도 선수인 장미란 선수는  허리에 가장 안 좋다고 알려진 쪼그려 앉는 자세로 200kg이나 되는 역기를 하루에 200~300회 들어 올렸는데 왜 디스크가 생기지 않습니까? 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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