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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희섭 Feb 24. 2024

기(氣)란 무엇일까요?

무기력한 이유?

흔히 `기가 약하다`느니  `기운이 없다`느니 하는  일상 대화에서 기(氣)란 말은 많이 회자됩니다.

이처럼 과거부터  빈용되는 단어인 기(氣)는  마치 닿을락 말락 하는  무지개처럼  모르는 것도 아니면서 그렇다고 똑 부러지게 정의하기도 어려운 게 보통입니다.


기(氣)란 활력이며 인체의 왕성한  생명력을 표현하는데  필요한 기본 요소인 것은  상식이리라 봅니다.

기(氣)는 기운으로 에너지를 의미하는 듯 하지만  지금의 관점에서 한번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한방에서  곡식을 섭취하면  소화기에서 분해하여  맑은 기운은 여러 단계를 거쳐  기를 만들고  찌꺼기인 탁한 물질은 대변으로  배설된다고 인식하였는 바 현대의 관점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즉 음식에서 영양분을 흡수하여 에너지원으로 사용된다는  생각이었으며  현대 생리학에서도 같은 개념입니다.


생물 시간에 배운 내용을 돌이켜보면  음식물에서  수소이온(H+)을  획득하고  미토콘드리아에 있는 ATP 합성 효소를 이용하여  ATP를  만드는데   지금은  이 ATP가 생명 활동의 기본 에너지원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영양 섭취가 부족하면  ATP의 생성이 줄어 당연히 무기력해집니다.  ATP가 분해되어 ADP를 만드는 과정에 하나의 인산(P)이  분리되는데 이때  발생하는 에너지가 생명을 유지하는 근간으로 작용합니다.


과거에는  식량 사정이 열악하여 굶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먹지 못해 기운이 부족한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먹고사는데 문제가 되는 경우는 거의 없을 정도로  넉넉한 음식을 섭취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 피곤하다``기운이 없다`라고 하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요?


밑 빠진 독을  연상하면  이해가 쉬울 거라 봅니다.


과거에는 독을 채울 물이 부족했다면  지금은  물은 충분한데  구멍이 열려 있으니  새어 나가  보충이 어렵게 됩니다.


과거에는 기운이 없을 시에는 보충만 해 주면 되었지만  지금은  그런 방법이 통하지 않습니다.

한세대 전에만 해도 기운이 없다 하면 한방에서  십전대보탕, 홍삼 등이 당연시되었고 효과가 특출 났었지만  지금은  잘 맞지 않고 반대로 부작용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요즘의 치료 방침은 그 구멍을 메우는 것인데  구멍의 발생 원인은  내가 나 자신에게  제대로 대해주지 못해서입니다.


욕심 등으로 수면 불량,  운동 부족, 부적절한 영양제나 처방 약 등의 장기 복용 등이  신체의 정상 생체리듬을 훼손하게 됩니다.  


한 사람이 긴 장대를 들고 줄을 타고 있는데 컨디션이 좋으면 장대를  상하로 흔들지 않아도 평안하게 건널 수 있는데  초보이거나 컨디션이 안 좋으면  심하게 장대를 상하로 흔들면서 근근이 중심을 잡아갑니다.


몸이 안 좋을 때  여러 증상들이 불쑥불쑥 돋아나는 것은  장대를 위아래로 움직이는 것과 같습니다.

몸이 정상이 아니라면 살기 위해서 여러 병증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이며  이는 장대를 움직이는 것처럼

정상을 유지하기 위한 조정 행위이며 이때  에너지를 소모해야 합니다.


현대인들이 음식을 잘 섭취해도  매일 피곤한 사람이 많은 대부분의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래서 챙겨 먹는  비타민제 등의 건강 보조제는  도리어 부담을 가중할 수 있으므로  금하는 것이 좋으며

차라리  입에서 먹고 싶어 하는 음식을 찾아 섭취하는 것이 더 현명한 방법입니다.


현대인에게 기운을 보충하는 방법은  기를 보해 주는 처방을 써는 것이 아니라    뚫린  포켓을  찾아 매듭짓듯이  새어 나가는  부분을 찾아  바로잡아 주는 것이  근본 치료법입니다.


가령 갱년기 증상을 설명하면서  나타나는 모든 증상은  나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라 했듯이   오진하여  이런 증상들을 질병으로  오조준하여  없애는 대증요법들은  편차를 더 키우는  아주 심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여성호르몬제나  스테로이드, 수면유도제 등등이  여기에 해당하며  가능한  한 멀리하는 것을 권합니다.

치료법은 `화병`이나` 상열하한`편에 언급한 바 있는데   열을 식혀주는  청열(淸熱), 보음(補陰) 하는 처방들을 사용하여  균형추를  평형에 맞춘다면   내 몸은 에너지 소모가 줄어들면서 기운이 넘치게 됩니다.


`곳간에서 인심 난다 ``남자의 자존심은 지갑`이란 말이  그냥 나온 게 아닙니다.

채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새어나가는  것을 막는 것이  더  요구되는 현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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