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가 병인가?
감기는 만병의 근원이 아닙니다!
소싯적에 어른들이 하시는 말씀 중`감기가 병이가?`라는 소리를 자주 듣곤 했었다. 그러다가 어느 날부터 뜬금없이 `감기는 만병의 근원`이라 하여 호들갑스러운 대상으로 변모시켜 버렸다.
인류 역사가 수십만 년이라고 알려진 것처럼 오랜 세대를 거쳐 지금에 이르렀다. 우리 각자는 선조들이 수없는 질병, 전쟁, 재해, 기근 등 수많은 위험들을 무사히 헤쳐 지금에 이르게 된 행운아들이다. 건강 분야에 한정하더라도 얼마나 많은 종류의 질병이나 손상에 노출되었었겠는가? 전염병으로부터 식중독 기생충 등 수없는 응급 상황을 이겨내고 지금에 다다랐으니 각자의 유전자에는 그 치료 기록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래서 거의 대부분 질환에 대한 대비책을 갖고 태어났으며 유사시 거기에 맞는 대응법을 발휘하게 된다.
기관지는 공기를 흡입하여 산소를 취하는 아주 중요한 장기이다. 흡입되는 공기에는 수많은 세균이나 바이러스, 먼지, 매연 등 기관지를 오염시킬 요소들이 존재해서 끊임없이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하지만 고맙게도 인체는 거기에 대응법을 가지고 있으니 대표적인 것이 분비물(콧물, 가래, 담)과 섬모운동, 기침이나 재채기 등이다. 생물 시간에 배웠듯이 이러한 물리적 행위들은 모든 위해 요소를 기관지 내부에서 바깥으로 적극적으로 배출하는 동작들이다.
특히 분비물에는 계면 활성제 성분이 들어 있어 마치 세제로 청소하듯이 끊임없이 씻어내서 감히 오염물들이 침착을 할 수 없게 한다.
그럼 감기에 대한 인체의 반응을 보고 과연 만만한 녀석인지 아니면 위중한 녀석인지 판단해 보자.
감기를 `Common cold``Catch a cold`라고 하지 다른 질병명처럼 한 단어로 정의되진 않는다(질병이라기보다는 하나의 증상에 가깝기 때문).
또한 한자로 감기는 주로 感寒氣로 표현할 수 있는데 직역하면 `한기 탄다`로 동, 서양의 감기에 대한 인식은 차이가 없음을 보여준다.
한기의 인체 침습은, 체온이 36.5℃에 특화되어 있는 인체의 생명대사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 감기에 걸릴 때 대개 오싹함을 느끼면서 감기가 걸림을 인지하기 시작하면 인체는 감기 증상을 속발시켜 거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한다.
이해를 돕기 위해 지금부터는
우리 몸은 울타리로 둘러싼 시골집이고, 감기를 집 바깥을 어슬렁거리는 냉기를 지닌 도둑이라 가정하자.
울타리가 튼튼하면 감히 들어올 엄두를 내지 못하는데 만약 깜박하고 문단속을 못했다고 한다면 도둑은 열린 문으로 슬쩍 집안을 기웃거릴 것이다.
집 바깥에 아무리 많은 도둑이 있어도 우리 집에만 들어오지 않으면 상관없지만, 만약 우리 집에 들어오면 누구나 ``도둑이야``하고 경계를 하게 되고 도둑은 겁을 먹고 도망가게 된다.
이것이 1차 대응법인데 인체는 기침, 콧물 재채기를 통해서 바이러스의 인체 상륙을 물리적으로 배척하는 행위를 한다. 만약 도둑이 들어와도 주인이 아무 대응을 하지 않거나 또는 대응 행위를 못하게 막으면 점점 집안으로 깊이 잠입해 들어온다. 대표적으로 기침이나 콧물, 재채기를 나쁜 증상으로 오인해서 진해거담제, 항히스타민제 같은 감기약을 복용하여 인체가 대응을 못하게 막으면 감기로 하여금 `어서 옵시오`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
인위적 치료를 하지 않더라도 모든 감기의 거의 대부분은 여기에서 쫓아낼 수 있는데 만약에 잘못된 대응이나 또는 심한 감기에 걸리면 더 깊은 부위로 침입을 한다. 마치 마당을 지나 방 안으로 들어온 꼴인데 이때는 다른 대응법이 요구된다. 물리적으로 쫓아낼 기회를 놓치면 마치 마당을 거쳐 방안에 들어앉은 격인데 이때는 다른 치료법이 요구된다. 바로 냉기에 대응하는 고열이다. 냉기를 지니고 들어온 감기에 인체는 고열을 만들어 냉기의 폐해를 와해하려고 한다.(면역 반응으로 1차 대식 반응, 2차 T 세포와 B 세포의 활약이 내재되어 있으나 여기서는 생략하기로 한다)
그래서 감기에 발생하는 고열은 반드시 오한 증상이 따르기 마련이다. 체온은 39℃에 육박하지만 내가 느끼기엔 추위를 심하게 느껴 뜨거운 것을 마시고 싶어 하고 두꺼운 이불을 덮어 조금이라도 열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한다. 생물학적으로 인체에 기생하는 바이러스나 세균은 인체의 체온인 36.5℃에 특화되어 있는데 갑자기 체온을 3℃ 올리면 체적이 적은 세균과 바이러스는 적응을 하기 어려워 급격히 세력이 약해지는 반면 인체의 면역 기능은 왕성해진다.
(가령 모자(母子)지간에 감기로 동시에 열이 39℃라 해보자. 엄마는 추워하면서 이불을 덮으려 하는데 아이는 찬물이나 알코올로 닦는 이율배반적인 행동을 한다. 아이도 엄마와 같은 5장 6부를 지녔고 같은 감정과 생리를 지녔음에도 고열에 대한 무시무시한 협박은 비이성적 행위를 유발케 한다)
이것이 히든카드인 2차 치료인데, 안타깝게도 고열은 무조건 나쁘다 하여 해열제를 써버리면, 완전하게 박멸하려는데 찬물을 끼얹는 결과가 되어 깨끗이 낫지 못하고 만성이 되고 병의 양상이 여러 형태로 변화한다.
그래서 만병이 되기 쉽지 결코 감기가 저절로 만병이 되게끔 인체는 방치하지 않는다.
잠시 부작용을 살펴보면 장기간의 전쟁은 에너지를 소진시켜 기침과 분비물을 만들 힘이 부족해져 초기의 급한 증상은 없어지고 간헐적 기침으로 변하고 분비물도 감소하여 끈적해져 가래의 배출이 어려워진다. 이는 기관지 속의 공기 소통에 장애를 주기 시작하고 또한 염증의 후퇴로 기관지 깊숙한 곳으로 염증이 진행된다. 염증은 중요한 치료 방어선인데 전방에서 싸우지 못하게 하니 싸움터가 점차 후방으로 밀려나는 것과 같다.
이런 결과로 호흡 구멍을 막는 부차적 증상을 만들어 호흡하기가 어려워지는데 이를 천식이라고 하며, 천식의 가장 큰 원인이 기침, 감기약의 장복이다.
이번 코로나19 바이러스 소동에 궁극적으로 치료 약은 존재하지 않고 결국은 인체 고유의 면역력으로만 대부분 거뜬히 이겨냄을 볼 수 있지 않았던가?
내원하는 분들을 보면 코로나 자체의 문제보다는 감기나 해열제로 구성된 처방약을 1주 이상 복용하면서 유발한 부작용으로 괴로움을 당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과거에 못 사는 집 아이들은 겨우내 콧물로 소매가 누렇게 번들거려도 씩씩했건만, 부잣집 아이들은 소설 소나기에 나오는 여자애처럼 항상 얼굴이 희멀그래하고 병치레로 항상 허약한 이미지로 남는다.
부잣집 아이들은 당시에도 감기에 의사가 왕진 와서 주사를 놓아도 될 경제력이 있었기에.....
그래서 어른들이 `모르는 게 약이다``시간이 약이다``아기들이 큰 열이 나면 크는 몸살``큰 병 끝에 잔 병이 낫는다`이라 하시던 말씀을 한의학을 공부하기 이전엔 무식한 소리처럼 폄하했건만 시간이 지난 지금은 너무나 당연한 말씀으로 마음에 닿는다.
반드시 이기는 싸움에, 현대 의학이라는 섣부른 치료로 긁어 부스럼 만드는 어리석은 짓은 만들지 않기 위해선 냉철한 고민이 요구되는 세상이다.
참고로 저절로 낫는 것이 감기라지만 더 효율적이고 빠르게 낫기 위한 한방치료는 초기에 한기가 온몸에 접근하려고 할 때 계피나 마황, 파뿌리 같은 발산제(땀을 내게 하는 한약처방 군)를 사용하는 이유이다.
주의 사항은 감기의 침입 단계마다 대응법이 다르므로 만성 감기에는 이런 치료법은 되려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를 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