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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희섭 Apr 22. 2024

흐르는 물은 아니 썩고

감기의 자연 치료및 감기약의  위험성

초등학교  입학식이 지난 지도  2달이 가까워집니다.

과거  어릴 적 초등학교(당시는 국민학교) 입학식에  지금처럼 어머님들이 교정을 둘러싸고  먼지 나는 운동장에 재잘대는 아이들을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지켜보셨지요.


지금과는 다른 모습 중에  반드시 왼쪽 가슴에 손수건을  핀으로 달아주셨는데  흐르는 콧물을  닦으라는 의미였지요.  그만큼  겨우내 콧물을 흘리는  경우가 흔하였고  질병이라는 개념은 전혀 없었습니다.


지금은  호랑이 담배 피우는 시절의 얘기로 치부될 수 있는데  요즘 아이들 중에 누런 콧물을 흘리는 경우를  거의 본 적이 없습니다.


불과 1~2세대 만에 생긴 변화인데 사람의 체질이 그렇게 빨리 변할 수는 없습니다.

오늘은 안타까운 그 이유를 살펴보겠습니다.


콧물이나  장어의 점액,  계란 흰자, 점액성 분비물(가래), 위점액 등등은 생물학적으로 굉장히 안정적인 저항체입니다.  


세균이나 물리, 화학적 자극을 차단하는  바리케이드 같은 역할을 하므로  계란이 상온에서 오래 보관되고  위산의 공격에서 위벽이 보호되며  흙탕물 속의 올챙이 알이 오염되지 않고 부화됩니다.


기관지로  한기나 바이러스, 또는 먼지 등 이물이 침습하면  인체는 즉각  콧물이라는 점액질을 분비하여 씻어내고  바이러스나 세균이 세포에 침입을 방지하는 끈끈한 층을 만들고  면역물질이 함유되어 직접적인 면역작용도 담당합니다.


과거에는 위생도 좋지 않고   의식주의 결핍으로  감기의 침입이 흔하였으므로  자주 콧물을 흘리게 되었는데

다행(?)으로  방치하는  바람에 더 큰 병을 예방할 수 있었습니다.


의료보험이 안되었고  경제적 능력과 의료기관이  드물었던 관계로  감기 치료를 거의 하지 못했었기 때문에

방치 수준의 자연치료를 할 수밖에  없었지만  전화위복으로  저항력이 강화되는  기회를 얻은 셈입니다.


그래서 과거에는 감기 알기를 우습게 여겼고  합병증이나 후유증인 알레르기 질환이나 아토피 질환은  찾아보기 어려워  전문 의학 서적에만 존재하는 용어였습니다.


지금은  안타깝게도  낮아진 문턱과  잘못된 의학 상식이  긁어 부스럼 만드는 형국이 되어 버렸습니다.

`감기가 만병의 근원`이라는  협박을 통해  기침과 콧물이 나타나는 즉시  진해거담제와  해열제 등을 투여하여  콧물 분비를 막고 기침을 못하게 하여 인체로 하여금  속수무책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콧물이 범벅이 되면 미관상 좋지는 않지만  인체가 열심히 감기에 대응하는 치료 행위라는 것을  알아야 하는데  아군을 적군으로 매도하는 바람에 감기 바이러스가 쉽게 인체에 상륙하는 셈입니다.


그 이후의  모든 현대 치료들이  계속 엇박자를  하다 보니   2~3일에서 길어봐야 1주일 안에 완치될 감기를  속으로 집어넣어  일 년 내내 내전 상태로  변질시킵니다.


그래서 약간만 추워도 기침, 콧물을 보이고  조금만 더워도 진땀을 흘리는  면역 체계가 위축된 증상을 보이게 되고  그  결과물이 알레르기와 아토피 질환들입니다.


동안(童顔)이라는 말은 아이 얼굴색이 복숭아처럼 탐스러워  꼬집고 싶을 정도라는 의미이지요.

과거 아이들은 모두 그랬습니다.


지금 아이들 대부분은  희멀거리 해져서  마치 옛날 부잣집 아이처럼  안색이  우중충하고 짜증을 많이 내는 것이 흔합니다.  


젊은 부부들은 이런 말을 하곤 합니다  지금은 한 아이 키우는데  잦은 병치레로 고생이 많은데 옛날  서너 명은 어떻게 키웠을까? 하고요.  


아무것도 아닌 것을  지나친 간섭이 망가뜨리는  대표적인 경우입니다.

인체는 감기 정도에  질 정도로 호락호락하게 태어나지 않았습니다.  


인간이 지니고 있는 천부적인 대단한 능력을  선무당의  조언에  내팽개치는  어리석음을  깨치는  결과가 있길 바랍니다.


얼굴이 빨갛게 익고 소매로 누런 콧물을 훔치며 동네를 뛰어  다니는  아이들을  볼 세상이 다시 오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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