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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t와 Don't

순리(쉼의 필요성)

by 정희섭

한여름 뙤약볕을 무거운 짐을 지고 행군하던 당나귀가 오랜 시간 쉬지도 못하다가 참지 못해 지쳐 길 옆 풀숲에 주저앉아 버렸습니다.

갈 길이 먼 당나귀 주인은 맘은 급했지만 당나귀의 처지를 알면 잠시 쉬게 하여 당나귀의 체력이 회복되길 기다리는 것이 인지상정 일 것입니다.


만약에 이런 배려심이 없고 단지 시간 내에 도착해야 한다는 급박한 마음에 회초리를 들어 당나귀를 계속 걷게 만든다면 당장은 소기의 성과를 얻는 것처럼 보이지만 닥쳐올 치명적 결과는 불 보듯 뻔할 것입니다.


인체도 마찬가지입니다.


인체가 무리하거나 문제가 생기면 쉬면서 복구하려는 자정작용이 발동됩니다.


피곤하게 하고 잠이 오게 한다거나 의욕이 저하되는 무기력 상태와 때로는 손상의 복구, 경고의 의미로 통증 등이 따르기도 합니다.


하지만 처한 현실이 정해진 목표를 반드시 수행해야 한다거나 시험공부를 해야 하는 상황 등 능력 이상의 요구를 내 몸에 강요하는 경우가 흔해집니다.


살면서 항상 이상적인 삶을 유지할 수는 없습니다.

때론 하루 이틀 밤을 새우기도 하고 무리할 수도 있습니다. 일시적인 일탈행위는 신체의 대응력이 충분히 감당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무리는 끊어지는 고무줄이나 기타 줄처럼 위험한 한계를 초래하기 일쑤입니다.


일상에서 주의되는 사항은 진통제, 혈압약, 관절약, 카페인, 영양제 등 근본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아닌,


표현되는 증상을 없애는 목적의 처방을 남용하게 되는 것입니다.


필요에 따라 혈압을 올리기도 내리기도 하며, 통증을 만들어 재생을 촉진하거나 주의를 환기시키며 피로에 지쳐 잠에 곯아떨어지게 하는 것은 정상 상태를 회복하기 위한 인체의 자생력입니다.


분, 초를 달리는 현대사회에서 조급함은 성과주의로 흐르고 내 몸이 호소하는 하소연은 묻히기 시작합니다.


그 결과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지요.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내 몸의 절규를 미봉책으로 덮고 회피하거나 당장의 이익을 위하여 무시하는 위험천만한 행위는 건강을 지키는데 가장 위협적인 수단으로 작용합니다.


세상은 공정합니다.

쓰는 만큼 비례해서 휴식을 보장해야 합니다.


경고등 울리는 자동차를 시끄럽다고 망치로 소리를 죽이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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