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절 질환(오십견 등)에 대한 인식전환
어릴 적 감명 깊게 본 티브이(tv) 장면이 있는데 사고로 다리를 쓰지 못하는 사람이 오로지 팔을 이용해서 다리처럼 걷는 모습이 인간의 능력은 무한하구나라는 인상으로 각인되어 있습니다.
필요에 따라 팔이 다리가 되고 반대로 다리가 팔의 역할을 하는 인간 승리의 내용을 지금은 여러 매체를 통해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만 옛날 티브이를 통해서만 외부의 소식을 알 수 있었던 시절엔 `세상에 이런 일이`였습니다.
학창 시절 준비물을 빠뜨리고 오면 선생님이 `복도에 엎드려 뻗혀`하는 벌을 주시곤 했었는데 1분을 견디기가 얼마나 힘든지를 알기에 더더욱 대단하게 보였지요.
궁즉통(窮即通)이라고 사고나 질병 등으로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에, 가령 오른손잡이가 중풍으로 마비가 오면 왼손을 사용할 수밖에 없게 되고 서툴렀던 왼손이 사용하다 보면 어느덧 자연스럽게 적응이 되는 것을 보면 당연한 이치나 여기엔 눈물겨운 많은 노력이 따라야 하겠지요.
의도적이든 불가피한 요구든 상관없이 지속적인 사용은 근력과 골격, 관절을 튼튼히 해 준다는 점은 명확합니다.
또한 테니스하는 사람이 엘보나 어깨관절통, 마라토너가 무릎 관절통을 한 번도 겪지 않고 어느 경지에 이르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즉 아이들이 급격히 성장하는 시기에 겪는 성장통처럼 한번은 겪는 것이 당연하니 근육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근막이 파열되고 새로 형성되는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마치 갑각류가 탈피하고 새 껍질을 생성하는 사이에 성장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오십견을 진단받아 치료 중인 환자가 있습니다.
어깨를 특정 방향으로 움직일 때 통증이 발생하는데 오십견이니 엘보네 하는 애매한 진단명은 양방에서 원인을 잘 모르는 경우에 붙이는 병명입니다.
관절은 문의 경첩(힌지)처럼 접히는 운동을 매개하는 부분이고 운동을 유발하는 것은 근육의 수축과 이완으로 발생합니다.
팔을 위로 올리면 위 근육은 수축하고 아래 근육은 이완하면서 동작이 성립되는 메커니즘을 갖는데 오십견의 원인은 한쪽이 당기면 반대쪽은 이완이 되어야 하는데 만약에 근육이 긴장되어 충분히 이완이 되지 못하면 팽팽해져 근육, 힘줄로 관절에 부착되는 부분이 순간적인 충격을 받게 됩니다.
따라서 외견상 통증이 어깨 관절에서 나타나지만 실제로는 그 부분은 표현되는 자리일 뿐 원인은 따로 있습니다.
즉 운동을 하지 않다가 갑자기 하거나, 충격, 넘어짐 등으로 해당 근육이 손상을 받거나 또는 스트레스로 인해 속열(흔히 화병)이 많아지면서 일자목을 만들 때 구조적인 변화가 힘줄에 영향을 미쳐서 오십견 증상을 만들게 됩니다.
오십견의 치료는 팔을 더 많이 씀으로써 근육이 이완되고 혈류가 개선되어 복구 과정이 단축하며 땀을 내는 운동은 화병을 진정시켜주는 근본적인 접근법입니다.
그런데 오십견으로 치료받던 환자가 `병원에서 팔을 많이 쓰지 말라 `했다 하면서 누구 말을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는 투로 넋두리합니다.
처음 언급했던 다리를 쓰지 못하는 사람은 선택의 여지가 없이 팔을 다리 대신 사용했었어야만 했고 일반인들이 경험하기 힘든 체중과 먼 거리를, 어깨관절을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무리를 주었을 것인데 결론은
누구보다 튼튼한 어깨 관절을 지니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말이나 소 등 인간을 제외한 대부분 육상동물들은 네다리를 하루 종일 사용하여 뛰어다녀도 어깨관절에 무리가 되는 경우는 없습니다.
즉 인간만이 두 발을 이용해 걷는 바람에 양팔이 자유를 얻게 되고 4족보행이라는 운명을 벗어나게 되었는데 이는 역설적으로 다른 동물보다 팔의 관절이나 근력이 약해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얻는 만큼 잃는 것이 있는,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입니다.
약해진 팔을 사용하여 근육을 발달 시킬 때 크는 몸살(근육통)은 당연하고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는 이치로 이해하면 될 듯합니다.
그러려니 하면 아무것도 아닌데 `무리하지 마라 `하고 달래듯 충고하고 당장 엑스레이나 CT 상 염증이나 인대의 손상을 강조하면서 겁박하여 제한하려 합니다.
운동을 하지 않으면 반대로 근육이 위축되고 긴장도가 심해져 같은 움직임에 손상이 빨리 오게 됩니다.
궁극적으로 수술을 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몰리기 쉽습니다.
개인적으로 2년 전 자전거를 타다 진흙에 미끄러져 좌측 어깨 타박으로 처음으로 오십견 증상을 맞이하였습니다. 옷을 갈아입기가 어렵더군요.
스님이 제 머리 못 깎는다고 몇 달 방치하였다가 2박 3일 자전거 국토종주를 하고 나서 거짓말처럼 완치가 되었습니다. 운동하면 처음에는 근육통을 유발하지만 지속적인 자극은 근육의 이완을 유발하여
어깨 관절에 미치는 인장통을 없애주기 때문입니다.
스스로를 믿지 못하면 건강과 운명의 키를 타인에게 맡기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