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함(?)이 유발하는 질병
오염된 물질들을 청소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냇물처럼 흐르는 곳에서는 오염물을 흘려보내면 됩니다.
하지만 샘이나 자루처럼 흘러 나갈 곳이 없는 곳은 들어간 통로를 통해서 퍼내는 방법 밖에는 없습니다.
인체도 같은 반응을 일으키는데
위장관(소화기)은 입에서 위장 소장 대장을 거쳐 항문으로 관이 열려 있어서 만약에 상한 음식을 먹으면
설사를 유발해 체외로 빨리 배출하게 만듭니다.
하지만 호흡을 담당하는 폐는 자루처럼 막혀있어 문제시 배출할 수 있는 부분은 기도(기관지)를 통할 수밖엔 없습니다.
게으른 사람이 화장실을 청소하지 않으면 어느새 물 때가 켜켜이 눌어붙어 지저분해집니다.
수시로 사용 후 사워기를 이용하여 청소한다면 깨끗한 상태를 내내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인체의 기관지도 같은 운명에 있습니다.
자연에 존재하는 먼지, 부유물, 여러 환경인자나 세균 등에 노출되어 있어 폐(기관지)의 입장에서는 수시로 청소하지 않으면 오염물로 인한 산소 공급에 심각한 문제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폐는 항상 점액을 분비하고 섬모의 움직임으로 끊임없이 입 쪽으로 흘러 보내고 있습니다.
아울러 필요시 기침이라는 물리적 동작으로 이물질(병균 등)을 빨리 배출케 합니다.
만약 감기나 급박한 병증이 발생한다면 평소보다 더 왕성하게 기침과 가래를 만들어 대응하게 합니다.
아울러 면역반응까지 동원하는데 누차 언급한 것처럼 발열, 염증, 통증 증상이 동반됩니다.
이는 전선에서 적의 침입을 감지하면 사이렌을 울려서 전 군에 비상을 거는 행위입니다.
하지만 유쾌한 반응은 아니며 사람에게 불편함과 고통이 따르는데 이는 전시에 전쟁을 이기기 위해서
일반 국민들이 겪을 수밖에 없는 그것과 같습니다.
인류는 수많은 과거 역사를 통해서 무수히 많은 질병과의 다툼 끝에 얻은 치료법이며 거의 예외 없이 이기게
되어 있습니다.
즉 대부분의 증상은 그 자체가 치료 행위이며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원상복구합니다.
`흔히 시간이 약이다 `란 말은 근거 없는 말이 아닙니다.
하지만 근래 긁어 부스럼을 만드는 경우가 허다하니 통탄스럽기 그지없습니다.
지금 당장의 괴로움은 곧 낫기 위한 필연적인 과정임에도 침소봉대하여 옆에서 현혹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기침하고 목이 아픈 것은 기관지가 스스로 낫고자 하는 행위임에도 단지 나를 불편하게 하는 부분을 과장하여 `치료하지 않으면 더 큰 병을 만든다`라는 일종의 협박과 염증이 생긴 부분을 촬영하여 보여 줌으로써
환자는 겁을 먹고 시키는 대로 치료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진해거담제 해열제를 복용하면 당장 기침이 멎고 통증이 없어지니 이처럼 신속한 효과에 환자들은
환호하게 됩니다.
하지만 며칠이 지나면 다시 증상이 재발하지만 이미 약효를 본 환자들은 다시 같은 치료를 반복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점점 재발 빈도가 짧아지고 어느 순간 약을 끊게 되면 증상이 심하게 재발하고 만성이 되는 진퇴양난의 지점에 빠지게 됩니다.
그냥 내버려두었다면 깨끗이 청소해서 평소의 건강한 상태로 돌아갔을 몇 번의 시간을 기침을 막고 분비물(가래)이 나오지 못하게 함으로써 기관지는 점점 오염물이 켜켜이 쌓여가는 것을 방관할 수밖에 없습니다.
인체는 살기 위해서 약기운이 떨어지면 힘을 모아 기침과 가래를 만들려고 하지만 이미 아군을 적군으로 세뇌시킨 치료법은 다시 진해거담제를 복용시켜 못하게 막아버립니다.
복용 약은 무한하지만 인체의 기력은 유한하므로 인체도 포기하기 시작합니다.
기관지 내부에 청소하지 못해 켜켜이 내려앉은 부산물들은 공기의 흐름을 방해하게 되고 이로 인해 폐포로 가는 산소의 양이 부족해지기 시작합니다.
남이 숨을 2번 쉴 것을 3~4번 쉬게 되는 숨찬 질병을 천식이라 합니다.
아무것도 아닌 기침을 손대서 치료하기 어렵고 고통스러운 천식을 만들어 버리게 됩니다.
천식의 치료는 어렵지 않습니다.
단 눅은 때를 벗길 때처럼 몇 달의 시간을 요할 따름입니다.
일단 순리에 어긋나는 치료를 끊는 것이 치료의 출발이며 한방에서는 음기를 보충하여 가래가 많이 발생하여 켜켜이 쌓인 덩어리를 씻어 내는 것이 근본 치료입니다.
천식을 치료하다 보면 기침도 더 많이 나오는데 `처음에는 묽은 가래가 나오다가 나중에는 검은 초록색 회색빛 가래가 나오며 웃거나 말을 하더라도 여지없이 기침과 가래가 많이 나온다 `라고 하는데 이 내용은 어제 천식 치료받고 있는 환자로부터 받은 문자 내용입니다.
다음 단계로는 나올 만큼 나와 다 청소가 되면 거짓말처럼 기침과 가래가 멈춰지고 모든 것이 정상이 됩니다.
한약은 환자가 억눌려 있는 부분을 해소시키고 오래 앓아온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족분을 보완하여 환자 스스로 떨쳐 일어서게 합니다.
한약 처방 자체에 기관지를 보한다거나 폐를 튼튼히 하는 내용은 없지만 내 몸이 건강을 되찾으면 당연히 체내의 문제점을 스스로의 면역력으로 퇴출시키는 당연한 이치에 기반을 두므로 가장 이상적이고 안전한 치료법이라 하겠습니다.
물론 애초에 잘못된 길을 가지 않았다면 한방의 치료도 요할 필요가 없었겠지만요.
긁어 부스럼이라고 아무것도 아닌 자연 현상에 불과한 것을 소위 현대 의학의 발달은 무시할 증상을 과장하고 의료보험의 낮은 문턱은 환자들이 쉬운 길을 택하게 유도하여 난치병을 많이 양산함에 안타깝습니다.
자연에 사는 네발 동물은 손이 없어 땅에 떨어진 음식을 먹고 샤워를 하지 않고 추위 더위에 노출된 잠자리,
아파도 치료할 의사도 없지만 굶지만 않으면 천수를 누리는 것을 보면 생명이 지닌 무한한 자정능력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인간도 그렇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