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시(운동을 하면서 따르는 여러 불편함)

by 정희섭

거리와 시간은 상대적이란 말이 있는데 익숙함과 그렇지 못함에서 큰 차이를 보이는 것 같다.


돌이켜 보면 초등학교 6년은 기억 속에 아주 길어서 어서 어른이 되었으면 하던 기간이었다면, 어른이 되어서 6년은, 같은 기간에 본 친구가 작년에 본 것처럼 짧고도 짧다.


일요일 하루를 그냥 집에 칩거하면 하루가 눈 깜 박할 사이에 지나가지만 등산이나 외출을 하면 같은 하루가 그래도 길게 느껴지는 것은 우리가 인지하는 상대적 시간의 차이일 것이다.


매일 걸어서 출퇴근을 하고 있는 편인데 처음엔 7km의 거리를 왕복하다는 것이 엄두가 나질 않았으나 지금은 아무 부담이 없이 다닐 수 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시간이 빨리 간다는 것은 새로운 경험을 찾기가 어렵고 반복되는 일상이 뇌에 기억날 만큼의 자극이 없기 때문에 하루가 짧게 느껴진다.


어릴 적 세상은 온통 새로운 것들이고 매 걸음이 탐구 생활이었으니 백지의 뇌는 세상을 그려 넣기 바빴을 것이다. 그만큼 시간은 천천히 갔을 것이고....


인체에도 같은 원리가 작용한다.

가령 매일 5000보를 걷는 사람은 근육이나 인대가 꼭 거기에 맞게끔만 익숙해진다.


또한 규칙적인 활동도 꼭 거기에만 적응되어 있어서 그 범위를 넘어서는 다른 동작에는 저항을 하게 된다.

마치 오랫동안 쓰지 않아 녹슨 공구를 제대로 펼쳐 보일 때 뻑뻑함과 같다.


그래서 운동을 별로 하지 않던 사람이 제대로 운동을 시작하면 평소에 쓰지 않던 근육을 쓰거나 관절의 가용 범위에 변화(부담)를 주고 무거운 것을 들거나 하는 부하를 추가함에 따라 일시적인 근육이나 힘줄의 손상을 유발하게 된다.


이는 좋아지기 위한 과정 중의 하나로, 인생사처럼 근육과 인대도 통증과 염증을 통하여 유연함과 강도가 증가하여 이 고비를 넘기면 더 멋진 상태로 업그레이드하는 통과 의례로 보면 된다.


허리를 보호하는 방법은 아끼는 것이 아니고 평소 무거운 것을 드는 것이며

요통의 과학적 치료법 중 하나가 많이 걷는 것이다.


무릎이 아프면 반대로 쪼그려 앉고 일어서길 반복하거나 계단을 오르내리는 등 부하를 주는 것이 권장할 사항인데 대부분 무리하지 말라는 달콤한 말로써 유혹한다.


연골과 힘줄은 사용함에 따라 얼마든지 재생을 하는데 재생을 하지 않는다느니, 관절이 닳는다라는 협박을 통해 쉽게 운동을 포기하고 메스를 들게 만든다.


순간의 선택이 마라토너를 만들기도, 허리 아파 병원 신세를 지게 한다.

쪼그려 앉는 것이 허리에 가장 무리를 주는 자세라고 정형외과에서 강조하는 역도 선수들이 디스크나 요통을 호소하는 경우를 보기 어려운 것은 흔한 의료 상식의 비합리성을 명확히 알 수 있다.


현실의 나태한 삶이 부르는 빠른 시간을 초등학교 그 긴 시간처럼 보내기 위해서 새로운 경험이 필요하듯 우리 인체도 익숙해진 육체 생활 패턴에 숨참과 괴로움, 배고픔이 어우러진, 힘들고 때론 몸살 같은 통증을 견디면서 더 풍요로운 심신의 건강을 약속받는 것이 매달 내는 몇 십만 원 건강보험보다 가치 있지 않겠는가?


생활의 달인을 보면 매사 마음먹기 나름이라는 말이 절로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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