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글라스의 역설(자외선의 영향)

by 정희섭

비가 오거나 흐릿한 아침, 늦잠 자기 십상이다.

창으로 햇살이 비칠 시간인데 어둑어둑하니 시간 감각을 잃어버렸다고 생각 든다.


학창 시절이나 일상에서 이런 이유로 늦잠을 자서 지각을 할 뻔한 경우가 없진 않았을 것이다.

괜히 엄마에게 왜 안 깨웠냐고 짜증을 내곤 했으리라.


눈으로 보이는 빛을 가시광선이라 하는데 청색 쪽으로 갈수록 파장이 짧아지고 적색으로 갈수록 파장이 길어진다.


파장이 짧을수록 에너지가 크고 길수록 작아지는데 자외선은 파장이 짧아 큰 에너지를 지니고 있어 사물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눈에는 레티놀이라는 구조가 있는데 청색광을 받으면, 손하트를 할 때 엄지와 검지가 미끄러져 하트를 만들 때처럼, 모양이 바뀌고 전원 스위치를 올리듯 각성을 하게 하여 잠을 깨운다.


하지만 날이 어둑하면 이 자극이 없거나 늦게 도달하여 잠을 깨는 시간이 지체되기 대문이다.


날이 맑은 날에는 자외선의 조사(照射)가 심하게 되는데 눈에서 이를 인지하여 피부로 하여금 대비를 하게 한다.

피부의 멜라닌 색소의 활동을 왕성하게 해서 자외선의 공격을 막아내게 한다.


자외선은 콜레스테롤의 구조에 자극을 줘서 변이를 일으키게 하는데 그 결과물이 비타민 D이다.

멜라닌 색소는 피부를 보호하지만 비타민 D를 만드는데 방해가 되는 상반된 입장을 가진다.


그래서 일조량이 부족한 북유럽 쪽은 피부를 하얗게 해서 부족한 햇빛 양에서 효율적인 비타민D 생성을 위해 변화되었고, 반대로 열사의 아프리카나 사막에서는 충분한 일조량에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멜라닌 색소를 더 많이 침착시키는 쪽으로 적응되었다.


자외선이라는 요소는 마치 불과 같아서 잘 쓰면 밥을 짓고 난방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컨트롤을 벗어나는 순간 집을 태워버리는 위험을 내포한다.


선글라스는 자외선을 차단하고 눈부심을 경감시켜 주지만 내 몸으로 하여금 자외선이 없는 환경이라고 착각을 유발한다.


자외선이 내리쬐고 있음에도 아닌 것처럼 인식하게 하여 피부로 하여금 대비를 하게 하는데 미흡하게 만들어 피부암 같은 피부 질환을 유발할 가능성을 높인다.


한편 임산부가 과도한 태닝을 하게 되면 자외선에 의한 엽산의 파괴로 인해 신생아 신경관 결손이라는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사막이나 초원, 설원에 사는 동물들은 구름 한 점 없는, 자외선이 너무나도 풍족한(?) 환경에서 살아도 그것으로 인한 눈 질환을 호소하지 않는다.


즉 일상적인 자외선은 눈 건강에 큰 문제가 되지 않음을 유추할 수 있다.

수만 년의 진화를 통해서 모든 생명체는 그것에 적합한 조건으로 적응해 온 상태로 더 붙이거나 뺄 필요가 거의 없다.


만약에 황반 변성이나 백내장 등등의 안과 질환이 있다 하더라도 대부분 인체 내부의 문제가 표출된 결과일 뿐이지 자외선 같은 외부의 문제가 아님을 알 필요가 있다.


전체의 흐름에서 이해를 하지 못하고 단편적인 효과를 위해서 시도하는 행위는, 시간이 지난 뒤 기대하지 않았던 다른 모습(부작용)으로 나타날 수 있음을 염두 해야 한다.


인위(人爲)는 당장은 좋지만 환경 오염처럼 대부분 그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자연(自然)은 답답해 보일 수는 있지만 수 천년 있게 한 원동력이 내재해 있음을 또한 잊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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