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주가 S자형인 이유
해부학을 배울 때 척주가 옆으로 보기에 S자형인데 그 이유가 스프링처럼 상하의 충격을 완충시켜 주는 목적이 있다고 배웠으며 지금도 같은 의견을 견지하고 있는데 그 관점은 재고해 봐야 할 것 같다.
동물의 척주를 옆에서 보면 인간의 척주와 같은 형태인데 동물은 상하로 부하를 받지 않는 구조임에도 S자형을 갖고 있음은 상하 충격 완충이라는 해석과는 위배되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 보스턴 다이나믹스에서 만든 사람 형태의 로봇이나 유사 다른 로봇을 보더라도 허리 부분이 일체형이지 인간처럼 십수 개의 척주 관절을 갖고 있지 않아도 사람이 하는 대부분의 동작 구현에 어려움이 없다.
지네 같은 절지동물이나 뱀 같은 파충류, 장어 같은 어류는 꾸불꾸불한 구멍이나 강바닥을 기어가기 위해서 많은 마디가 있어야 유리했을 것이며 양서류 포유류로 진화해 오면서도 질주나 회피 등의 목적으로 그 기능을 계속 유지해 왔다고 보는 게 타당해 보인다.
수생 생활을 할 때는 중력의 영향을 받지 않고 유영하므로 척주가 많은 관절을 가지는 것이 유리했고 척주도 1자형을 지녔다.
진화를 하면서 육지에 상륙, 네 발을 이용할 필요성이 생겼으며, 땅 위에서는 무게라는 중력의 영향에 뚜렷이 노출된다.
척주의 앞 발 부위와 뒤 발 부위는 늘어진 척주를 허공에 띄우기 위한 지지대 역할을 하고 그 사이는 중력의 영향으로 밑으로 처지는 형상을 띨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목과 허리 부분은 중력으로 밑으로 가하는 힘을 저지하기 위해 마치 현수교 주탑에서 끈이 상판 하나하나에 끈을 연결하여 허공에 고정시키는 원리로, 척주에 극돌기를 발달 시켜 사이사이의 인장력을 높이고 아울러 골반과 견갑골(사장교 주탑)을 베이스로 삼는 근육을 발달하게 만들었다.
눈이 있는 머리는 위로 들어야 하므로 전체 척주 골격은 경추 부분은 C자, 흉추는 역C자로 전체로 보면 S자 형을 지니게 된다.
자연은 용불용설에 철저해서 장어처럼 굴을 파고드는 데 특화된 삶은, 많은 관절은 유연함에 장점으로 작용하여 필연성을 띠지만 육지에서 달리기할 때는 거추장스러울 수밖에 없어 척주 관절의 수가 지금처럼 줄어들었다.
육상에서도 족제비처럼 유연함을 필요로 하고 네발로 뛰면서 뒤를 살펴보거나 손을 쓰지 못하고 입으로 등을 긁거나 새끼를 보필하기 위해선 척주의 유연함이 필요로 한다.
하지만 인간처럼 걷는 경우엔 그 필요성이 현저히 줄어든다.
그릇을 차곡차곡 쌓아 올린다고 가정하면 1자로 곧추서는 것이 중심을 잡기에도 유리하다.
굳이 척주를 S자로 만들어 불안정해진 척추 관절은 압력에 디스크의 손상을 쉽게 유발할 가능성을 높이기에, 일부러 척추 부위의 안정성을 해칠 이유가 없다.
진화의 큰 흐름을 생각한다면
지금 척주의 S자형은 네발로 걷든 과거 선조들의 유산이 남긴 흔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네발을 사용하기에 특화된 하드웨어를 갖고 태어난 세상에 두발만 사용하면서 앞발의 사용 부재로 인한
근육이나 힘줄의 위축, 관절의 가동성 축소 등이 오십견을 부르고 회전 근개파열 같은 불필요한 증상을
유발했을 수도 있음을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