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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희섭 Apr 04. 2023

금단 증상에 대해서

자연과 인위치료 차이점

내원하는 환자들 중, 특히 불면이나 피부병으로 병원 치료를 받는 많은 경우에 양약을 끊고 싶어도 금단 증상 때문에 끊지 못해 고생하는 사람들이 흔하다.


마치 애연가가 담배를 끊지 못하고, 심지어 마약류처럼 끊는데 고생을 하거나 포기하는 경우도 있을 정도이다.


처음엔 빠른 치료 효과로 인해  치료 만족도가 매우 높지만 수일이 지나면 다시 재발하여 양약에 계속 의존하게 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치료 효과는 줄어듦에 비례하여  점차 만성화되기 시작한다.


어느 순간 약을 중단하려고 끊으면 증상이 갑자기 더 심해져서  끊지도 못하는 중독 증상에서 헤매게 되는데

몸의 상태는 점점 좋지 못한 방향으로 기울어 간다.


정상적인 치료는 그 불편한 요소가 사라지게 되면서 치료약을 끊어도 전혀 금단증상이 없어야 하는데, 이러한 금단 증상을 유발하는 치료법은 자칫 혹을 때려다 더 붙이는 결과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증상에 대한 인식의 차이에서부터 전혀 다른 결과를 도출한다.


가령 섭취량이 많다면 당연히 배출량을 늘려 정상 범위를 유지해야 하는데, 전체를 보지 못하고  배출량만 체크하면 평소보다 량이 늘어난 것이 정상임을 인지 못하는 우를 범하기 쉽다.


그러면 배출량을 평소처럼 줄이고자 하고 밸브를 잠그면 배출량은 정상을 보이지만  그 내부는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게 될 것이다.  


잠시 배출량이 정상인 것처럼 보여 인위적 조작을 멈추면  시스템은 전체적인 균형을 맞추고자 배출밸브를 더 많이 개방하고자 할 것인데   이는 경고등을 울리고 다시 밸브를 닫게 하는 인위적 액션을 유발한다.


인체는 아주 섬세하게 컨트롤되는, 소위 말하는 A.I보다 훨씬 더 훌륭하게 조절되고 있다. 


만약 균형이 깨져 건강에 위협이 되는 순간이 오면 평소엔 안 하던 여러 증상들을 유발하는데, 가령 염증등으로 열을 배출하고, 기침으로 바이러스를 쫓아내며, 설사로 장 속 독소를 배출하는 행위 등으로 문제를 해결하여 정상을 회복하고자 한다.


금단 증상을 유발하는 약물들은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낫을 수 있는 이런 증상들을 당장 귀찮게 한다는 이유로  억압하는 치료를 하여  긁어 부스럼 만드는 것처럼 별 것이 아닌 것을 아주 심각하게 만든다.


물론 드물게 꼭 써야 할 경우가 없는 것은 아니다. 가령 벌에 쏘인다 든 지 해서 일시적으로 증상이 심할 때는 대증요법으로 꼭 필요한 경우도 있다.


밥 지을 때 뜸 들일 시간이 필요한 것처럼  우리 몸도 스스로 낫기 위해서는 증상도  필요하지만  기다림이라는 자연 순리를 익힐 필요가 있겠다.


흐르는 물은 보를 만들면 잠시 막을 수 있으나  늘어난 물을 감당하기가 점점 어려워진다.

차라리 내버려 두면 흐를 만큼 흐르다   저절로 말라버리는 이치이다.   


치료법은 유발하는 원인을 살펴  요인을 줄이고, 이미 금단증상을 유발하는 약을 복용 중이라면  서서히 줄여 가야 하는데 반드시 증상이 당분간 심해질 수 있음을 인지하고 인내해야 하는 순간을 견뎌 지나가야 한다.


보에 고인 물을 서서히 개방하는 길고도  힘든 과정이므로, 가능하면 그런 치료법을 시작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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