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희섭 Feb 20. 2023

고혈압  너는 왜?

고혈압의 필요성

한의사인 본인도 다른 병원에 가면 왠지 불안해지고 혈압을 재면 150/95mmHg 고혈압 소리를 듣는다.

아니 집에서는 130/80이었는데!


무서운 영화를 보면 갑자기 심장이 쿵쾅거리는 것이 들리고 귀에는 맥동이 들리는 경험을 한다.

이는  과거 우리 선조들이 야생에서  무서운 동물을 만나거나 극도의 긴장상태에 다다르면 평소와 다르게 급히 도망을 가는 등의 회피동작을 해야 했다.


그러기 위해 평소보다 근육으로 가는 산소와 영양분을 늘리기 위해 심장으로 하여금 혈액 박출량을 늘려야 하는 등 평소와 다른 생리패턴을 만들어야 했다. 현대 생리학에서 말하는 부교감 신경이 흥분되는 증상으로 신속한 대응으로 위기에 대응하는 생존전략인 셈이다.

야생의 치열한 생존 경쟁에서 벗어난 현대 사회에서도 그 흔적은 남아 불안하거나 또는 육체적 문제가 있어도 같은 기전을 동원한다.


기린은 평균 혈압이 270mmHg로 알려져 있는데  어떻게 별문제 없이 잘 살고 있을까?  사람 기준치의 거의 두 배에 해당하는데도 끄떡없이 살아가는데  물론 머리가 높이 달려 있어서 거기로 피를 압출하려면  혈압을 올려야 하는 건 당연한 이치로 받아들여진다.  사람이나 동물 사이에는 구조적으로 큰 차이는 없다.


즉 타고난 조건이나 환경에 따라 혈압도 거기에 맞춰 적응한다는 것을 추측할 수 있다.

 여기서 사고를 확장해 보자. 인간도 처해 있는 조건에 따라 혈압이 편차를 보여야 하지 않을까?


20대에는 혈관이 깨끗하고 탄력도 좋으며 왕성한 활동으로 혈류의 흐름이 가장 좋은 상태이므로 심장은 일상적 혈액 방출로 충분히 정상적인 생명활동을 영위할 수 있다.  당연히 혈압도 대개 120/80mmHg를 유지한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 70대엔 보통 운동량이 줄고 신진대사도 약해지며 혈관에 지방이나 콜레스테롤 등의 침착으로 혈관이 좁아져 있음에도 20대의 혈압으로  혈액을 전신에 보내줄 경우 신체가 요구하는 필요량에 미치지 못할 것이다. 혈액을 통해서 영양과 산소를 공급받아야 하는 조직들은 부족해진 공급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센서가 즉각적으로 심장으로 하여금 평소보다 더 많은 혈액을 공급하도록 신호를 보내게 되고, 이에  심장을 박출량을 늘리기 위해 혈압과 맥박수를 높인다.

만약에 이런 조건에서 혈압약을 복용하여 혈류량을 줄이게 된다면 신체 기관과 조직이 필요로 하는 혈액을 공급받지 못해 기능 실조 증상들이 서서히 오게 되는데  당뇨나 고지혈증 등뿐만 아니라 관절통 부기 수면 불량 등을 유발하는 주 요인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나이가 듦에 따라 서서히 혈압이 상승하는데 이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나이에 따른 혈압 기준치의 차별은 지극히 타당함에도 불구하고  일괄적으로 20대 가장 완벽했던 그때의 혈압 치를 정상치로 못 박아 버리니 50대를 넘기면서 혈압 환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70대에 혈압약을 먹지 않는 사람이 드물 지경이다.


대학에서 한의학을 공부할 때만 해도 정상 혈압치가 140/90이었는데  아무런 이유도 없이 120/80으로 낮 주게  하여  혈압약의 매출이 6~7배 증가했다고 보고되어 있다.

그렇다고 높은 혈압이 불안한데 방치할 수는 없으니 그 대처법에 대해 알아보자.

심장은 일상적으로 두 가지 조건에 반응하는데


첫째. 스트레스를 포함하는 화병(火病)


화병은 속에 열이 쌓여 나타나는 제반 증상을 통칭한다.  속에 열이 고이면 심장은 열을 방출하기 위해 심박출량을 늘려야 하며 이는 혈압과 맥박의 증가로 나타난다. 주로  갱년기 증상에 더불어  흔히 동반되는데 평소 저혈압이나 정상 혈압이었는데 갑자기 고혈압 진단을 받는 경우이다.

치료법은 속열을 식혀주는 처방을 운용하면서 운동으로 열의 방출을 도와주면 심장이 무리할 이유가 없어진다.


둘째. 혈액 순환이 원활하지 않으면 심장(우심방)에 있는 센스가 이를 인지하여 혈액 박출량을 늘리게 한다.

주로 노인분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고혈압 패턴인데  운동량이 줄어 근육이 위축되면서 나타난다.

아울러 운동 부족으로 인한 잉여 영양분은 혈관 내에 침착되어 혈류량은 줄게 되고 이에 따른 보상 원리(대상작용)로 혈압을 올리게 된다.


근육에 무리함을 느낄 정도의 자극은 근육의 재생을 촉진하고  꾸준한 운동은 잉여 영양분(콜레스테롤, 중성방등의 지질(脂質))을 소모하여 혈관 내벽을 깨끗하게 하고, 또한 지근(遲筋)의 발달을 촉진하는데  지근은 많은 혈액을 저장할 수 있다. 이는 조직에 충분한 산소의 공급을 보장하고 또한 발달된 근육의 수축과 이완은 정맥혈의 흐름을 촉진하여 심장의 부하를 대폭 줄여줌으로써  혈압을 올릴 이유가 없어지게 된다.   그래서 혈압 환자가 산에 살면서 곧 혈압 등 성인병에서 벗어나는 사람이 많다고 알려지는 이유이다.


평소 혈압이 정상인 사람이 병원에만 가면 20~30mmHg 상승하여 고혈압 진단을 받는 경우가 흔하다.

따라서 평소 집에서 평안할 때의 혈압을 기준으로 하고 긴장된 상태의 혈압으로 고혈압 진단을 받는 것은 오진 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주의를 요한다.(이를 화이트 가운 증후군이라 하는데 의사 앞에서 긴장되어 혈압이 오르는 현상을 말한다)


지인이 본태성 고혈압으로 수축기 혈압이 230mmHg으로 군 면제를 받을 정도였으나 일체 혈압약을 복용하지도 않고  축구 등 왕성한 사회활동을 함에도 지금까지 아무 이상 없음을 보는데  그 이유를 비유컨대

자동차가 출고 시 2000cc가  있고 또한 1500cc가 있는 것과 같다고 생각된다.

 

만약에 40년 전 그 지인이 혈압약을 먹기 시작했다면 지금보다 더 건강해졌을까?  아마 어려웠을 거라 본다

결국은 고혈압은 병이라기보다는 문제 해결을 위한 수단이며, 혈압을 올려야만 하는 원인을 없애서 심장의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 근본 치료법이다. 또한 야생마나 최고급 스포츠카처럼 때론 심장을 주기적으로 부담을 주어 내성을 길러야 갑자기 찾아오는 쇼크에서 심장과 혈관을 위험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다.

작가의 이전글 관절을 위한 변명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