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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희섭 Jul 14. 2023

흥하면 안 되는 직업

치료 본연의 의미.

야생 동물의 세계를 보면  인간처럼  의식주가 충분하거나  위생에 대한 노력, 불을 이용한 난방, 조리 등의  이점을 전혀 지니지 못함에도  외상이나 기아가 아니면 거의 대부분 타고난 생명을 누린다.


관련 다큐를 보면  겨울의 혹한과 사막의 뜨겁고 건조한 기후, 정글의 지독한 습기, 온갖 기생충으로 오염된 물에도  꿋꿋이 생을 영위하는 것을 보면 경탄스럽기도 하다.  인간처럼  의사나 병원이 따로 존재하지 않음에도...


인간도 과거 아득한 선조들의 시대에는  똑같은 조건에서  잘 살아갔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수많은 의료기관들이 건물마다 빼곡히 들어있고  의료보험으로 문턱이 없다시피 접근성이 좋아진 세상을 맞이하고 있다.


질병이 생겼을 때  의료기관은  그것을 빨리 치료해 줘서 정상을  회복하게 하는 것이 소명이다.

과거보다  수십 배는 더 늘어난 의료기관은  환자의 숫자를 더 빨리 줄여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치료 약을 쓴다면  처음에 가령  3알을 복용했다면 치료로 인한 호전으로 점차 줄여 1~2알로 줄이고

완치에 이르러  모든 약을 끊는 단계에 다다라야 한다.


그런데 현실은 정반대이다. 가령  평소 별문제 없이 정상적으로  살아가던 사람이 우연히 건강검진을 받아보니 고혈압으로 진단받아  뜬금없는 혈압 환자로 둔갑하게 된다.


`화이트 가운 증후군`이라고  일반인이 의료기관에서 흰색 가운을 입은 의사 앞에 서면 이유 없이 긴장되고  불안하여  정상적으로 심장박동이 촉진되고  혈압이 일시적으로 20~30증가 하는  지극히 당연한 반응인데도  이를  고려치 않고  고혈압으로  낙인찍게  된다.


고혈압의 위험성에 대해  거의 협박 수준의 설명을 들으면  겁이 나서 정상임에도 혈압약을 복용하기 시작하면  외부 자극에 대한 인체의 정당한 대응 행위를  질병으로  인식되는 오류의 늪에 빠진다.


과거에는 140/90mmHg가 정상치였는데  이유 없이 수치를 120/80으로 내려 순식간에 혈압 환자를 폭증시켜 버렸다.


이외에도 기침, 고열, 통증 같은 인체의 정상 반응(면역에 대한 제 블로그 참조)을 퇴치 대상으로 인식하여 진해거담제, 해열진통제 등을 처방하면  당연히 2차적인 문제가 속발하는데  고지혈증, 당뇨, 심장의 부담 증가, 천식, 만성 감기, 관절질환 등이 고구마 줄기처럼  생기기 시작한다.


 처음 혈압약 하나만 드시든 사람이 점차 고지혈증약이나 당뇨약을 먹기 시작하는 등  복용 약의 종류와  수량이 늘어나기 시작한다.  


60대 넘은 분들 중에  하나라도 약을 복용하지 않는 사람이 드물고  80대 이상이 되면  복용 약이 많아 한 주먹씩 드시는 분들도 흔하다.


치료라는 원칙에 접근해서 살펴보면  이는 역행하는 반응이며  과연 이런 결과에  속으로 웃는 그룹은 누굴까 생각하면  의료라는 이면에 숨겨진 상술에  감탄(?) 하곤 한다.


수차례 언급했지만  자연에 사는 사람들 사연을 들어보면  여러 병마에 고생하던 사람들이  산에 들어가서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모든 치료를 끊고  몇 년 살다 보니 어느 순간 모든 병증이 없어지고  때론 암 말기나  난치병조차  완치되었다는 얘기를 심심찮게 들을 수 있다.


종합해 보건대  인체가 갖고 있는  방어력(면역력)은  그 무엇과도 견줄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한데도  잘못된 정보는  그것을 무시하거나  적군으로 오인하게 하여  면역력을 훼손시켜  질병의 구렁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옭아매는  아주 고약한 인자이다.


질병 치료에  상술이 지나치게 개입해서는 안 된다.  물론 병원을 꾸려가기 위해선 어느 정도 용납은 되어야지만  환자가 단골이 되어서는 안되고  가능한 하루라도 빨리 낫게 하여  병원을 가까이할 필요가 없게 만들어야 한다.


며칠 전  한 의사분이 `우리나라 사람들의 병원 내원율이 OECD 평균보다 2.5배 많다`라고 얘기하던 내용이 있었는데  과연 우리나라 사람들이 그 사람들보다 약해서 병원을 더 자주 다니는 것일까?


한의학의 치료 목표는 양의학과 차이가 있다. 치료의 주체를 인체 본연에 두고 있으며  내 자신의 면역력을 최고로 유지하여  부모님께 받은 최고의 방어력으로 질병퇴치 및 건강조정을  추구한다.


`꿩잡는 것이 매`라고  한방, 양방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환자의 고통과 질병에 대한 깊은 고찰을 통해  의자(醫者)로서의 본분에 충실할 따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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