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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희섭 Oct 17. 2023

동으로 갈까요? 서로 갈까요?

소아 감기치료에 있어서 주의점

과거 소설이나  어르신네 기억에서  부잣집 아이는  항상 파리하고 얼굴이 희 멀 거래했던 반면에

머슴 집이나 가난이 보통인 집안의 아이들은  비록  얼굴에 때가 묻어있고  터벅머리일지라도  

씩씩대며 동네방네를  주름잡았던 일이  낯설지 않을 것입니다.


부잣집 아이는  아프면 항상 의사가 왕진가방을 들고  집으로 찾아가서 주사를 놓아 주었으며  

이를  다른  어머님들은  가슴속에  부러움으로  바라보셨을 것입니다.


여건만 허락한다면 어떤 부모가 자식이 아픈데  의사에게 진료를 받게 하고 싶지 않겠습니까?

먹고살기 힘들어서 대부분은  그냥 지켜봐야만 했겠지요.


하지만  결과는  예상 밖으로  반대인 경우가 허다하니  의료보험으로 병원 문턱이 낮아진  지금  과거에는

별로 문제가 되지 않았던 감기나 피부병 등과   여러 성인병으로 고생하는 경우가  더 흔해진 이유가

이를 말하고 있습니다.


내과나 소아과 환자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감기 환자 같은 경우를 보더라도  과거에는  감기는 병으로 취급받지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방치해도  저절로 다 낫기 때문에  감기가 병이가?라는 소리가  있었지요.


제가 초등학교 시절만 해도 감기로 3일만 결석을 하더라도 선생님이  혼을 내셨지요. 감기는 1~2일이면  잘 낫는데  학교 가기 싫어서 꾀병 부리는 것이 아니냐고요.


지금은  한 달을 결석해도  별말이 없는 것은,  특별한 일이 아니고 근래는 왕왕 있는 일이기에  그렇게 인정을 하는 셈입니다.


의학이 발달하고  병원 문턱도 낮아졌으며  영양 섭취는  과거 어느 때보다  양호해졌고  아울러 위생도 더 나무랄 때가 없는데  왜  과거 힘들었던 시절보다 감기 등으로 오래 시달리는 이유가 뭘까요?


그 이유는 치료의 주체가  나 자신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우연히 엄마와 아기가 동시에 심한 감기가 걸렸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증상은 체온이 39℃  춥고  떨리며  기침 콧물에 전신통증이 있습니다.  엄마는  추위를 심하게 느껴 방에 보일러를 켜고  이불을 두툼히 덮고  따뜻한 국물을 찾습니다.


누구에게 배운 것이 아니라 본능적으로  열을 보전해야 낫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만약에  누군가  이불을 벗기거나 찬물에 들어가라 하면  좋아할 사람은  하나도 없을 겁니다.


고열은 누차 강조했듯이  바이러스나 세균 퇴치에 가장 좋은 치료 수단이기 때문에  감기 걸렸을 때 필사적으로 열을 보전하려고  하는 인체의 능동적 방어 수단입니다.


또한 콧물과 기침은  바이러스를 객하기 위한 물리적 수단입니다. 진해거담제를 써서 기침과 콧물을 막아버리면  바이러스로 하여금  어서 옵쇼 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래서 의료보험 이전 세대에서는 겨우내 누런 콧물로 소매가 반들반들할 정도였지만  봄이 되면  예외 없이 깨끗이 나았어도  요즘은  콧물 흘리는 아이 보기를 천연기념물처럼 보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아기가  체온이 올라가거나 기침, 콧물 증상이 있으면  주위에서 경고하고 겁을 주기 시작합니다.  

아기는 의사(뜻)를 표현할 수 없고  힘도 약해 절대적으로  의사를 포함 한 보호자의 의도대로  행위를 결정해 버립니다.


알코올로 닦고  해열제를 쓰며  서늘한 곳에 방치를 합니다.   

아기가 싫다고 울어도  막무가내입니다.


같은 증상에 다른 치료법이라면  하나가 옳으면 다른 하나는 반드시 오류가 있습니다.

엄마는 보통 하루, 이틀  끙끙 앓다 보면  깨끗이 낫습니다.  그리고  항체가 생겨  재발을 잘 하지 않습니다.


반면  아기는  며칠이 지나도 깨끗이 낫지 않고  만성이 되며  아울러 병이 점점 깊이 전이하여  중이염, 모세 기관지염, 특히 거의 대부분 알레르기 증상을 만들게 됩니다.


아군을 적군으로 해석하여  계속 자충수만 두니 몸이 견디지 못합니다. 결국  감기를 완전히 제거하지 못하고  더불어 사는 지경에 이릅니다.


냉정히 말하면  엄마는 파란불에 건너면서 아기는 빨간불에 건너라고 하는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의사에게  만약에 감기로 고열이 나면  찬물에 샤워하십니까? 물어보세요.


감기는 한기가 침입해서 생긴 것이므로  냉기에 노출되면  상태가  악화하므로  정상적인 경우에  그런 일은 없습니다.  


그러면 왜  아기는 반대로 치료하나요?  어른하고 생리가 다를까요?  오장 칠부일까요?


생명체는  항상 건강하고 싶어 합니다. 또한 절대로  자신에게 불리한 행위를 하지 않습니다.

내가 나를 믿지 않고  무턱대고 남의 말에 쫓아가면  생길 수 있는 흔한 일들 중의 하나입니다.


열이 나 기침, 통증을  없애려고 하지 말고  왜  생겼을까라는  원초적이고 합리적인 의문이 필요합니다.


목적지를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면  피리 부는 사람 쫓아가듯이  동으로 가야 하는 길을  서로  가게  됩니다.

세상사 다 똑같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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