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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희섭 Nov 06. 2023

아스피린의 두 얼굴

심장혈관질환에서 아스피린의 작용

살다가 한 번쯤은 힘든 경험을 겪게 되는데  대부분 그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길을 모색함으로써  전화위복의 계기가  됩니다.


게으름을 피우다가 엄한 선생님께 한번 혼난 이후로 정신을 차려  근면한 삶을 유지하게 되거나  준비 없이  길을 나서다가 낭패를 입고  다음에는 더 철저히 준비한다는 등 같은 일이지요.


만약 힘든 상황에 다다랐을 때마다 옆에 누군가 도와준다면  갈등의 소지가 생기지 않고 평이한 삶 그 자체이겠지요. 하지만  아프면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놓이는  결과이기도 합니다.


인체도 똑같습니다.


우리 몸은 재생 기능이 숨어 있는데 어떤 영역에서는 극한 경우에 다다르지 않으면 잘 발휘되지 않습니다.

단순한 재생능력(가령  피부의 재생능력으로 인한 신진대사의 결과물인 때 같은) 말고  조직의 손상에 따른 복구 능력은   칼에 베이거나 외상으로 인한  손상같은 급한 상황이 혈관 등 조직의  재생을 촉발하는  부싯돌 역할을  합니다.


재생 과정은  염증과 통증 및  분비물 증가 증상이 동반됩니다.  결코 즐거운 반응은 아닙니다.


심장질환은  주로 관상동맥이 막히거나  판막에 문제가 오는 2가지 경우에  기인합니다.

요즘처럼  관상동맥 협착증이나 경색 발생 시  스텐트 시술이나 우회술이 등장하기 전에는  방치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심장병으로 인한  치사는  서양인들보다 훨씬 낮았으며  심각하게 대두되지 않았습니다.


심장은  혈관이 콜레스테롤 같은 지질로 좁아지거나 폐색되어  심각하게 혈액 공급에 문제가 생기면  비로소 숨겨진 혈관 재생 기능을 발휘하기 시작합니다.


또는 힘든 운동이나 노동으로  심장에 부담을 주는 것도 같은 기전을 유발합니다.


프로스타글란딘(PG)은  이 작용을  주도하는 성분으로 신생 혈관을 촉진합니다.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면  숨이 차고  심장의 통증도  발생하여 견디기가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대상작용을 하는 혈관이 분포하여  응급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드물게 발생하는 급한 사항이 아니라면   PG이 왕성히 분비되어  새혈관이 생성되면서 정상화 됩니다.


물론 통증과  염증은  언급한 것처럼  재생 과정에서 필연적인 반응입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새로운 혈관이 생성되니 아픈만큼 성숙해지는 셈입니다.


그런데 현대에는  스텐트를 삽입하여 좁아진 혈관을  확장시켜  당장은 응급 상황을 모면하게 합니다.

하지만 혈관을 재생 시키고자 하는 욕구는 유발되지 않습니다.


아울러  혈전용해제나  아스피린 등을 투여하는데   혈관의 투과성을 높여  내부 출혈의 가능성을  높이는 부작용이 속발하기 쉽습니다.


아스피린은  PG의 재생 기능을 방해합니다.  

PG의 염증과 통증을  없애므로  해열 진통제로  널리 사용됩니다만   한편  심장 혈관의 재생을 막는  부작용이  생깁니다.


그래서  심장 혈관의 신진대사가 지장을 받아   혈관의 경화가 촉진되고  다시금 스텐트 시술을 해야 할 일들이 반복되기  십상입니다.


집안의 어르신이  심혈관 협착으로  병원에서 스텐트 시술을 하지 않으면 1년 내  큰 문제가 생길 거라 진단을 받았다고  자문을 구해온 적이 있었습니다.


위와 같이 설명을 해드리자   고민 끝에 시술을 포기하고도 5년 이상 아무 문제 없이 잘 사셨고  종종 고맙다 얘기를 하셨습니다.  지금은  고령으로  평안하게 타계하신 상태입니다.


인체는 이기적인 존재라  최악의 경우를 상정하여  여러 대안을 마련하는 편입니다.

그런 깊은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당장의  변화를 인위적으로 조정하려고 하면  상황을 악화시키기 쉬우므로 항상  나 자신이 주가 되어 냉정히 살펴봐야 합니다.


평소 심장에 부담을 줄 정도의  격한 운동은  심장으로 하여금  혈관 분포를 늘리게 하는 자극이 되며

이것이 심장을 가장 튼튼하게 만드는  방법입니다.


窮하지 않으면  通하지 않는 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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