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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희섭 Nov 27. 2023

환절기 감기

감기에 대한 소소한 대처법

감기를  질병으로 보지 않고 하나의 증상으로  인식되어 오고 있습니다.  다른 질환처럼 정해진 병명이 없이  `한기(寒氣) 탄다`라는 의미로  동서양이 공히  인용하고 있을 정도이지요.


인체는 일정 온도를 지녀야 하는 숙명을 타고났으므로  한기의  침입은  인체의 항상성에  위해를 줄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한기라는 개념에는  한기뿐만 아니라  한기를 타고 들어오는 나쁜 기운(바이러스, 세균, 먼지 등)을 포함합니다.   다른 계절보다 날씨가 쌀쌀해지는 겨울에 감기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한기는  활기를 위축시키기 때문입니다.


똑같은  조건에서 누구는 감기에 걸리고 또 누구는 아무렇지 않는 것은  외부의 조건도  있지만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개개인이 지닌 방어 역량의 차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활력은  생체 활동의  정도라 볼 수 있는데  곧 미세한 부분에서의 동적 에너지의  합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과학시간에 배운 것처럼  온도에 따라 원자나 분자의 운동이 변화하는데  약 10℃마다 2배로 증가합니다.


즉 체온이 37℃일 경우에 비하여  27℃로 내려간다면  생체 활력이 1/2로  줄어든다는 의미입니다.

외부 환경의 변화에도 인체는 항상 일정한 온도를 유지해야 하는 필연성을 지녀야 하므로  민감하게  센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만약 한기가 침입하여  저항력이 저하되면  둑이 무너지듯이  감기가 침입하게 되고  인체는  적극적인 반발 행위를 하여  정상상태를  회복하려 합니다.


평소 정상 상태에서는  열의 방출구로 머리와 안면이 유용하게 작용합니다.  그래서 덥거나  술을 마시면  얼굴이 홍조를 이루거나  땀을 흘려서 열의 방출을  올려  균형을 유지하려 합니다.


그런데 감기에 걸렸을 때는 조건이 전혀 상반되어 버립니다.  인체는 한기의 침습을  없애기 위해  열을 올려야 하고  아울러 열의 방출을 막아야만 합니다.   


머리 부분이 인체의 상부에 있어 굴뚝처럼 열을 방출하기 쉬웠던 것이 반대로  부정적인 조건이 돼버립니다.


그래서 감기에  머리를 보온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밤에 잠을 잘 때 가볍게 모자나 두건 등으로  덮고 자면 치료 기간을 크게 단축합니다.


감기에 무의식적으로  뜨겁고 얼큰한 것을 찾는 이유도  매운맛은  뜨거움을 느끼는 자극과 거의 같기 때문이고 음식으로부터 뜨거운 열을 공급받아   온몸으로 그 열기를 뿜어 한기를 축출하고자 하는 본능적인 요구이기 때문입니다.


감기 초기에  생강차니  모과 차 등 따뜻한 차나  더운 음식도  이런 이유로 도움이 되고  본능적으로 표현됩니다.  그래서 평소에 좋아하던 냉수나 아이스크림 등을 싫어하게 됩니다.

인체에서 한기를 축출하고 정상이 되면 비로소 갈증이 나며 물을 마시는 등 패턴의 변화가 정상이 됩니다.


기침이나  가래 등은 정상 반응이므로  기다리면 대개는  해결됩니다. 흐르는 물은 썩지 않습니다.

만약 기침을 못 하게 하거나 가래를 막으면  기관지 내부의 이물을 그대로 방치하는 것과 같아  천식 같은 더 심각한 질병을  만듭니다.


한기의 침입은  힘줄과 인대의 긴축을 유발하여  두통이나 전신통증 등을 만들게 됩니다.  

이는  한기가 싫으니 몸을 데워달라는 인체의 본능적 요구입니다.


한약처방도 초기 감기에는 땀을 내게 하는 등의 발산제(發散劑) 위주로 처방을 합니다.

단! 만성 감기에는 전혀 다른 처방을 써야 하며  발산제를 그대로 쓰면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감기 치료에도 초기에 쓰는 처방  만성인 경우에 쓰는 처방처럼  조건에 따라 달라져야 합니다.

한기(바이러스)에만 초점을 두는 것이 아니고 대응에 있어 인체의 변화에도 조화를 맞춰야 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해열진통제를 함부로 사용하면  감기에 대응하는 모든 인체의 대응 행위를 일시에 무력화하여  마치 전시임에도 전쟁이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호도하는 기만행위 다름없습니다.


세상일은 공평합니다. 내가 잘못해서 문제가 생겼다면  어느 정도  고생(통증, 발열 등)이라는 대가를 지불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지름길로 가지 말라`라는 옛 어른들  말씀처럼  쉬운 길만 찾으면 여우 피하려다 호랑이 만나기 십상입니다.

길어도 5~7일 이내 완치되는 것이 정상인데  만성 감기를 내내 고 있는 것이 그런 경우입니다.


`감기가 병이가?`라는 말씀은  `감기는 만병의 근원이다`라고 현혹시키는  일부 여론 주도층의  구차한 변명을 일소하기에 충분합니다.


감기에 특효약이 없다고 하는 것은 두 가지 경우입니다.


첫째, 감기가 불치병인 경우   대다수가  사망하는데  그런 경우는 극히 면역력이 약한 노약층이나 만성 질환자를 제외한 대부분 사람들에게는 전혀 터무니없습니다.


둘째, 치료할 대상이 아닐 경우입니다.  치료하지 않아도 저절로 완치됨을  개개인이 경험해 오고 있습니다.

긁어 부스럼을  만들 필요가 있을까요?    

 그럼에도 감기 치료를 하지 않으면  마치 큰일이 생길 것처럼  호도하는 경우가 많으니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유럽이 2차 세계 대전 이후에 오랜 평화로  나태해진 결과가  지금  러시아의 침입에 어찌할 바를 모르는 것처럼   적절한 긴장은  대응력을  잃지 않게 합니다.


그런 의미로  가끔씩 앓는 감기는 인체의 면역력을 제고하는 일종의  긍정적인 자극인 셈입니다.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는 말도 있잖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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