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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희섭 Dec 06. 2023

아픈 만큼 성숙하고

뇌가소성--뇌세포의  분화 및 근육의 발달


뇌 가소성(腦 可塑性-plasticity)이란 말이 근래 많이 인용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뇌는 한번 성장이 끝나면  재생되거나  발달하지 않는다는 고정 관념이 있어왔었는데  사실은 나이에 상관없이  자극에 반응하여  뇌신경도 재생하고 발전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여러 직업군에서 오래 종사하다 보면  후천적으로 남이 감히 따라 하지 못할 정도의 능력을  지닌 경우를  `생활의 달인`같은  TV프로그램에서 자주 보게 됩니다.


일상에서도  개개인이 좋아하는 취미에 집중하다 보면  다른 사람보다 그 부분에서는  더 노련해짐을  알 수 있듯이 사실은 이미 뇌의 가소성을  체험하고 있었는데   검증이라는  통과 의례를 거쳐야  인정받는  현대 과학이  뒤처졌다 하겠습니다.


노련해짐은 뇌의 정보처리 속도가 증가했다는 말이니 곧  뇌신경의  분화가  전제되어야만 한다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뇌의 가소성은  지속적인  자극을 요합니다.  책을 읽고  난 후 얼마 동안 기억에 남아 있지만  며칠이 되지 않아서  거의 다 잊어버리기 시작하지요?  


학창 시절  다 이해했다고 안심하고 있다가 막상 시험지를 펴들면  머릿속에서 아른아른하던 기억은  저만의 경험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독서 백편 의자현(讀書百遍意自見)이란 말처럼  몇 번을 읽으면  뇌에 저장 회로가 생성되어  오랜 기억으로 존재하지만  한 번의  독서는  흔적을 남기기엔  자극이 너무 짧아  기억이 쉽게 휘발합니다.


반복 작업이나 독서, 운동 등은   뇌에  새로운 회로를 만들어 마치 컴퓨터에  특화된 칩셋과 메모리를 추가하는 것과 같은  기능 확충을 유도합니다.


그래서 그 영역에서는 다른 사람보다 더 빠른 정보 처리를  하게 되어  달인이라는 칭호가 붙을 수 있습니다.


정보처리를 소프트웨어라 한다면  그것을  수행할  기계적 메커니즘 또한 비례해서 발달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인체의 기계적 메커니즘의 대부분은 근육 발달과 또 이를 이용한 관절 움직임의  원활함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테니스 하는 사람을 상정하여 살펴보겠습니다.


처음 코트에서 공을 받으려면  전혀 감히 잡히지 않습니다.  공의 속도, 바운스, 타점, 자세, 방향, 리턴 시 구질 등  어느 하나 뇌 속에는 정보가 있지 않아  미숙하기 그지없습니다.


하지만  몇 달을 연습하다 보면  점차 여유가 생기고  어느 정도 공을 맞히는 경지에 다다르게 됩니다.

뇌에서  테니스에 대한 정보를 쌓기 시작하는 가소성이 발휘되었기 때문입니다.


근육의 매거니즘에서도 변화가 따르는데  평소 잘 쓰지 않던  근육의 사용이 늘어나기 시작합니다.

이는 근육의  부피가 팽창하고 길이도 늘어나야 합니다.  


근육을 싸고 있는 근막과 근육의  팽창은  미세 영역에서 파열(찢어짐)과  수습 단계를 거치면서  볼륨 성장을 이룹니다.    이때에는 반드시 통증을 유발하지만  성장통과 같은 것이어서  긍정적 반응인 셈입니다.


그래서 테니스나 골프 하는 사람들이  엘보나 견비통, 흉배담통 같은 것이 오는 것은  더 좋아지기 위한 진통으로 봐야 하며  꾸준히 운동하다 보면 대부분  더 좋아진 상태로 회복되게 됩니다.


마라토너들도 대부분 초기에 무릎 관절로 고생하는 경우가 있지만 같은 경우에 해당합니다.


과거 서울 사는 처녀가 시골로 시집와서는  평소 안 하던 밭일이나 집안일로  한두 달은  온몸이 아플 정도로 고생을 하였지만  어느 순간부터  몸이 일상에 적응되어  꿋꿋이  살아오신, 우리네 어머니, 할머니 옛이야기에서도 알 수 있습니다.


힘든 일을 할 기회가 적어진 지금 시대에는  생활 근육이 퇴보하기 쉽기 때문에  좀 무리한 운동을 하더라도  자극을 유지할 필요가 많습니다.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여러 근육통, 관절 질환들은 대부분 병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크는 몸살이라는 마인드로 즐긴다면  더 나은 상태로  전화위복이 됩니다.


개인적으로 무거운 거 들다가 허리를 삐끗하거나  운동하다가 발목을 접질려서 오는 환자들에게  더 자주 운동하도록 격려합니다. 더 자주 무거운 거 들고  더 자주 멀리 걸으시라고.....


오십견이니 테니스 엘보라는 것도  운동이 부족하거나  또는 운동 중  근육 발달과정이라는 인식이 중요합니다.  대개의 의료기관에서는  운동이 지나쳐서 온다고  운동을 줄이거나 금하게 하는 경우가 흔한데   이는 이해가 부족한 소치로  보이며  듣기 좋은 소리는  경계할 이유가 있습니다.


현대에는 과거처럼 격한 일을 하는 직업이 흔치 않으므로  경험하지 못했을 수 있기 때문에  큰 병이 아닌가 걱정되기도 하는 마당에 의사의 의견을  반발하기 쉽지 않다는 점도 이해는 갑니다.


연골은 재생됨을 지난번 연재에서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럼에도 연골은 재생되지 않는다는 거짓말과 협박으로  시술을 하거나 수술들 하게 하는 등  삶의 질을 크게 무너뜨리는 것을 많이 봅니다.


관절 건강을 위해  아끼라는 충고(?)를 듣고 오래 즐기던 테니스를 그만두거나 산행 중  무릎이 아프다고  산행을 포기하는 사람들을 보면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근육이나 신경세포는 자극이 없으면  에너지 절약을 위해  소멸시켜 버립니다.

운동을 줄이면 근육이 퇴화되고  이를 강화하기 위해 운동을 시작하면 더 빨리 통증이 유발되는 쳇바퀴 같은 구렁텅이에 빠지게 됩니다.


결국은 운동성을 잃어버리고  침대에 누워  세월을 보내고 병원 치료에 더 의탁하는, 누구나 바라지 않  바로 그 상황에 빠져버립니다.


자기 자신에 대한 확신을 잃는 순간, 그 순간의 선택이 부르는  결과는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확신은 지식(앎)에서 출발합니다. 냉정함을 가지고  자연현상에 대한 호기심과  습득은 크게 도움이 됩니다.


가소성이란  자극을 받으면  성장하지만  이는 역으로 자극이 오랫동안 주어지지  않으면  스스로 퇴화시켜 버립니다.


세상은  가만히 있지 않습니다.  힘써  노력해서 나아가던지  아님  흐르는 강물에  던져진 종잇배처럼 흘러가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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