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이야기(3)

음악 다운로드

by 지인

내가 근무하고 있는 병원에는 귀가 들리지 않는 환자들이 2명 정도 입원해있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자면 정말 죄송한 예기지만 가끔은 이분들이 정말로 귀가 안들리는지 의심이 든다. 오래도록 근무하다보니 가끔 이들이 청각장애인이라는 것을 잊어버릴때가 있다. 그때마다 그들의 반응이 사실은 우리를 놀리고 있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 들게한다.


예를 들면 무심코 등뒤에 대고 이름을 불렀을때 뒤를 돌아 보면서 왜? 하는 표정으로 쳐다본다든지, 눈을 감은채 TV에서 흘러나오는 트로트를 즐겁게 듣고 있는 모습을 볼때라든지 하는 때이다. 그럴때면 그들을 지켜보는 우리가 더 놀라서 그들을 바라보는데 정작 그들은 그런 우리를 뭘 봐? 하는 표정으로 힐끔 쳐다 보고는 슬쩍 지나쳐 가버린다.


내가 근무하는 병동에는 음악을 사서 MP3플레이어에 넣어달라는 환자가 있다. 이사람도 청각장애가 있는 사람이다. 평소에는 가만히 있다가 이상하게도 꼭 월초에 나타나서는 노래를 사달라고 생떼를 쓴다. 왜이러는지는 꽤 오랜시간이 지난 지금도 전혀 모르겠다.


요즘은 스마트 폰 앱으로 노래를 살수 있다는데 초창기의 나는 스마트폰을 전화기나 유튜브 머신으로만 사용할줄 알았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앱을 통해 노래를 사는 방법을 몰라 애를 많이 먹었다. 싸이트 이곳저곳을 찾아보고서야 곡을 사는법을 알게 되었다. 더큰 난관은 곧바로 사주지 않는다며 고집을 부리는 그를 손짓과 표정만으로 달래고, 거기에 더해 노래를 사는데 돈이 든다는것을 도무지 이해하려 하지 않는 그를 설득 시키기는 것이었다. 매달 겪은 고생인데 익숙해지지 않았다.


어쨋든 귀가 들리지 않는데 한번에 100개 가까운 MP3를 산다는것이 그의 빠듯한 주머니 사정을 생각해볼때 나는 아깝다는 느낌이 들었었다. 한편으로 정말 사줘도 되는지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그의 고집을 꺾을수는 없었다. 단식 투장까지 해가며 고집을 부리는 그를 설득할 방법이 보이지 않았다. 결국 거의 매달 초에 그의 요구대로 100개 가까운 곡을 사주게 되었다. 그렇게 고생하며 다운로드 받아준 곡을 그는 귀에 이어폰을 꽂고서는 만족한 표정으로 한달 동안 매일매일 끝없이 들었다.


침대에 누워 기분좋게 노래를 듣고 있는 그의 모습을 볼때면 사실은 들리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정도다. 그도 그럴것이 저번달과 겹치는 곡은 귀신같이 알아채고 이곡을 왜 넣었냐며 따지기 때문이다. 그가 원하는데로 인기있는 순위 100곡을 우선으로 다운 받은것을 왜 나에게 따지는지 손짓과 표정만으로는 표현할 방법이 없다. 그럴때면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나온다. 안들린다면서요?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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