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대상에게 인정받고자 하는 깊은 욕구가 있다고 한다. 그래서 소중한 사람에게 지적, 비난, 꾸지람등을 들으면 온 세상이 다 불행한 듯 행동한다.
난 대한민국에서 제일 힘든 직업 중 하나인 K장녀다. 밑으로 여동생, 남동생을 둔 삼 남매의 첫째다. 장녀로서 부모님의 기대를 받았지만 난 부모님이 어떤 기대를 하셨든 간에 그 기대에 부흥하지 않았다.
여동생, 남동생이 있지만, 어렸을 적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시면서 집에 있는 동생들을 돌봐야 하는 상황에서 동생들의 기대는 모르겠지만, 나도 어린 나이라 서로 돌봐야 하는 상황이었던 것 같다.
학교를 다니면서도 공부 잘하고 잘 사는 아이들은 내가 친하지 않았고, 정말 잘 노는 아이들은 나의 성향과 맞지 않았고, 나름 모범생이고자 하는 성향으로 어울리지 않았다. 그냥 보통의 아이들과 성향이 맞는 친구들을 사귀고 지냈던 것 같다.
나이가 어렸었기 때문인지 친구들에게 인정 욕구 자체를 느끼지 않았던 것 같다. 직장 생활을 시작한 20대는 정신없이 일 배우고, 일 끝난 후 술 마시며 노는 거에 전력을 다했다.
30대에 접어들어 보통의 사람들이 그 시점에서 놓은 건 나도 하고 있었다. 일도 어느 정도 익숙해졌고, 결혼도 했고, 아이도 낳고, 이 시점부터 나도 인정욕구라는 걸 구걸하고 있었던 것 같다.
직장에서는 일 잘하는 상사, 남편에게는 항상 사랑받는 아내, 아이들에게는 항상 따뜻한 엄마이고 싶었던 것 같다. 하지만 나의 하루하루는 매일매일을 살아가는 게 버거웠다.
일은 항상 쌓여 있었고, 가족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했고, 남편에게는 그 부족한 시간에 따뜻한 말을 해주지 않는 남편을 원망했고, 어린아이들에게는 내가 편한 시간에만 돌봐주었던 편의상 엄마였다.
돌이켜 보면 직장에서는 나름 인정받는 사람이었다. 내가 인식하지는 못했지만 나의 인정 욕구를 그 안에서 채우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은 게 아닐까 싶다. 지금도 그 시간이 그 열정이 그립기도 하다. 하지만, 절대 다시 그 일을 하고 싶지는 않다.
바쁜 와중에 내 인생의 시련이 맞는 시간을 보내고 처음 자기 계발이라는 걸 시작했다. 그전까지는 하루하루 되는대로 버는 대로 쓰고 살았다. 2021년 MKYU를 시작하면서 돈 내고 강의도 들었다. 꿈만사를 만나고 버킷리스트도 만들고 다이어리도 쓰기 시작했다.
한마디로 안 하던 짓 하는 사람이 된 것이다. 남편은 새벽마다 일어나서 쓸데없는 짓 한다고 핀잔을 주었다. 이 삶을 살기 전에는 그런 말을 들으면 소심해져서 상처를 받았지만 지금은 무시할 수 있는 마음근력도 생겼다.
그다음부터 조금씩 욕심이 생겼다. “내가 발전하고 있으니 너도 나를 보며 따라 해봐, 그리고 나를 칭찬해 줘”, “너희들 엄마가 책을 이렇게 읽고 있는데 왜 너희는 책을 읽지 않는 거지?” 말은 아니지만 행동으로 나의 가족을 비난하고 있는 나를 깨달았다.
나의 인정 욕구를 채워주지 않는 가족들에게 비난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멈춰야 했다. 하지 말아야 했다. 가족은 인정 욕구를 강요하는 상대가 아니다. 이렇듯 나의 인정 욕구를 어디서 채워야 할까.
인정 욕구를 나쁜 걸까? 아니다 인정 욕구는 삶을 살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그 인정 욕구는 욕심과 진심이 없으면 나에게 오지 않는다는 걸 새삼 깨닫게 해 주는 일이 나에게 생겼다.
우연하게 다가온 챌린지를 시작하며 만나게 된 사람들, 같은 목적, 공통의 관심사로 만나게 되어서 각자의 개성을 인정하며 따뜻한 말과 응원으로 서로의 힘이 되어주었던 사람들 그 챌린지를 시작할 때 나의 마음은 팀원분들을 진심으로 돕기를 희망했다. 내가 알고 있는 한에서 이 챌린지를 잘 끝낼 수 있도록 독려하고 응원하고 솔선수범하기를 바랐다. 그 바람이 통했던 걸까? 그분들은 정말 나를 1부터 100까지 인정해 주었다. 내가 정말 쓸모 있는 사람이라는 걸 느끼게 해 주었다. 요즘은 내가 살아가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지금 인정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나니 오히려 아이들은 나에 대해서 긍정적인 반응을 해주고 남편도 나에게 비난이나 핀잔을 주는 횟수가 많이 줄었다. 그리고 타인을 만나는 거에 대한 두려움이 많이 줄었다. 오히려 설렘을 선사해 준다.
지나친 인정 욕구는 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진심이 담기고 목적이 분명한 인정 욕구는 삶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주는 것보다 더 많은 걸 얻을 수 있다.
앞으로의 나의 앞날에 어떤 일들이 생길지 기대되는 시간을 가지게 되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