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럽고 윤기나는 갈색 목덜미에 콱
붉은색 잔흔을 남기는 도장을 찍는다
온통 차가운 숫자들로 범벅된 세상
붉은 색은 정열의 색이 아니었던가
숫자들의 세상에서 붉은색은 냉혹할 뿐
나열하고
부여하고
수여하고
그 모든 것이 딱딱하게 그어진
단순하기 짝이 없는 선에 달려있다
계산할 수 없는 것을
계산하려는 욕망인지
한 치 앞도 모르는 길조차 측량한다
내 목덜미에도
얼룩덜룩 잔흔이 가득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