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했던 꿈

by 여명

나는 너에게 작가가 될 거라고 말하고는 했어.배고픈 일이라는걸 알지만,그래도 내 이름으로 출판된 책을 가지는게 꿈이라고 얘기했었지.넌 응원한다고,1호 독자가 되겠다고 해놓고 지금의 우리는 서로에게 가장 가까웠던,지금은 가장 멀어진 사이네.


난 작가가 되고 싶다는 꿈은 꽁꽁 숨겨둔 꿈이었어.글을 떼고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부터 내 꿈이었는데,쓰다보니 내가 가장 좋아하는 소설에 난 영 재능이 없는 것 같더라고.그래서 다른 대외용 꿈들이 있었어.근데 난 힘들때나 기억하고 싶은 순간을 결국은 글로 남기는 사람이더라고.


너만 생각하면 글감이 쏟아져 나오곤 하는게 신기해.뮤즈라는게 진짜 있는건지 내가 사랑했거나 사랑하는 사람들 몇몇을 생각하면 손이 막힘없이 움직이더라고.난 항상 내가 꿈이 없어서 꿈이 있는 사람을 응원하는 쪽이었는데 네가 처음으로 내 꿈을 찾아서 내가 하던 방식으로 응원해줬던 사람인 것 같아.내가 하고싶은 걸 하라고,넌 나를 지지해주겠다면서.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어디까지가 빈말이고 어디까지가 진심인지 모르겠지만,그때를 생각하면 진실이라고 믿고싶어.그때 내 꿈은 작가가 아니었거든.당시 내 꿈은 너랑 적당한 자연이 있는 시내가 가까운 곳에 살면서 드라이브 다니고,주말이면 장을 봐서 맛있는 것을 해먹고 닭이랑 거위,강아지를 키우면서 사는거였어.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는다면 너랑 하고 싶었어.


목재로 지어진 집에 책을 가득가득 채워넣은 내가 꿈꾸던 소설 속 집이 미국에서는 현실이 될 것 같았고,그 곁에 네가 있다면 더할나위없이 완벽할 것 같았어.사람이 많은 것도 싫어하고 답답하면 미치겠다는 듯 돌아다니는 나에게 그 탁 트인 공간은 너무 매혹적이었거든.그래서 우습지만 난 너랑 결혼까지 생각했었어.농장이나 어딘가 한적한 야외에서 사랑하는 사람들을 불러두고 너랑 작게 결혼식을 올린다면 그게 너무 행복할 것 같았거든.


물론 그러기에는 난 평생을 도시에서만 살았고,둘 다 지독하게 현실적이라 꿈은 꿈으로,낭만은 낭만으로 간직하고 하루에 충실할 뿐이었지 우리는.넌 우직한 사람이었고 난 상대적으로 자유롭고 싶어하는,뭐든 잘 질려하는 사람이었으니 그런 생활에 먼저 질리는 것도 나였을지도 모르지.우습더라,너랑 내가 서로 사랑했던 이유가 우리가 헤어져야 했던 이유라는게.


헤어진지 이년이 다 되어가는데 난 아직도 네가 가끔 생각나.길을 걷다 문득 떠오르고 노래를 듣다가도 아,우리 이 얘기 하곤 했었는데 하고 생각나더라고.너도 내 생각을 가끔은 하면 좋겠어.그리고 기왕이면,내가 작가의 꿈을 이뤄냈을 때 그때는 한번쯤 네 연락이 오면 좋겠어.


행복은 하되,옆에 나 아닌 다른 사람과 행복하지는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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