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으로서 나는 요리괴물을 팀에 영입하지 않을 것이다.
목표 중심적(Goal Centric) 인재란 목표를 행동의 중심에 두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사고하고 능동적으로 실행하는 사람을 뜻한다. 이들이 모인 팀은 목표와 무관한 문제에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핵심 과제에 전력을 집중하는 특징을 보인다. 최근 흑백요리사2 에피소드 7에서 논란이 된 요리괴물의 모습은 이런 목표 지향적 태도가 팀의 성패를 어떻게 좌우하는지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흑백요리사 흑백 팀전의 최우선 목표는 시간내에 음식을 완성하고, 음식의 맛을 인정받아 다음 라운드에 진출하는 것이다. 경쟁이 치열할수록 이 목표에 집중해야 하며, 팀워크를 맞춰본 적이 없는 구성원이기 때문에 자신의 역할을 능동적으로 찾아 수행하는 팀원이 소중하다. 반대로 지시 없이는 움직이지 못하는 사람은 팀의 걸림돌이 된다.
인상적이었던 중식마녀는 자신이 더 잘할 수 있는 소스 만들기에도 즉시 개입하지 않았다. 대신 자신이 가장 효과적으로 수행할 발골 작업으로 팀에 기여를 한 뒤에야 소스 맛을 조정했다. 이는 일의 경중과 선후를 명확히 판단한 행동이고 다른 팀원이 수행한 업무에 과도한 간섭을 하지 않는 행동이다. 삐딱한 천재는 소스 맛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자 말을 하는 대신 직접 소스를 만들어 아이디어를 검증받았고, 거절당하자 즉시 다른 일로 전환했다. 후덕죽 선생 역시 자신이 그 상황에서 적절하게 할 수 있는 참외 물기를 짜는 단순 작업을 수행했다. 샘킴 역시 일가를 이룬 셰프임에도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은 우럭을 준비하는 일이라고 판단하고 수행했다. 정호영과 손종원이 플레이팅을 논의하는 동안에도 뒤에서 뛰어다니며 자신의 몫을 해냈고, 테이스팅도 신속히 피드백하고 본인 일로 돌아갔다.
요리괴물의 태도는 이들과 대조적이었다. 그는 계속해서 자신에게 일을 배정해 달라고 요구했다. 대형 레스토랑의 수셰프 경력이 있다면 일은 스스로 찾아야 한다. 최소한 집중하는 리더를 방해해서는 안 된다. 자신의 준비 상태를 알린 후에는 접시를 깔든 닦든 스스로 일을 찾거나, 손종원이 구운 레몬과 명란젓, 라임 즙으로 맛을 끌어올렸듯, 삐딱한 천재가 소스 개선을 시도했듯 능동적으로 움직여야 했다. 특히 쯔유와 두부를 갈아서 국물을 만들자고 한 아이디어는 본인이 냈으니 더 개선할 방법을 찾는데 적합했을 것이다.
칼마카세가 제안한 요리가 실제로는 2명이면 충분한 메뉴였으니 리더로서 해야 할 일을 지시해야 했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흑백요리사 출연진의 높은 수준과 요리괴물의 화려한 이력을 고려하면, 능동적 행동을 기대한 것이 큰 잘못은 아니다.
동선과 공간 활용에 대한 요리괴물의 태도도 좋지 않다. 장기적으로 문제가 반복될 가능성이 있는 레스토랑 주방에서는 동선과 공간활용이 중요하지만, 일회성 이벤트에서는 결과만 나오면 효율성이 다소 떨어져도 치명적이지 않다. 특히 두 번째 심사 때는 인원이 줄어 동선 문제가 자연스럽게 해소될 가능성이 컸다. 즉 이벤트의 특성에 대해서도 이해가 부족하고 본인이 하던 대로만 생각하는 스타일이라는 것이다.
요리괴물은 그 좋은 경력에 비해 상황 판단 능력이 부족하고 능동적으로 행동하지 못했다. 의도와 무관하게 그는 목표 지향적으로 행동하지 못하는 사람이었고, 명확한 목표와 제한된 자원을 가진 팀에는 적합하지 않은 인재로 보인다. 요리 실력이 출중하고 아이디어가 참신해도 팀원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면 내 팀에 포함하고 싶지 않다. 그보다는 그가 능력을 온전히 발휘할 수 있는 다른 환경을 찾는 편이 모두에게 나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