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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ung long Dec 16. 2021

홀로서기

인생의 목적

공수래공수거,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게 인생이란다. 그런 줄 알면서도 살아가노라면 그렇게 빈 마음으로 살아지지 않는다. 그 모든 원인은 욕심이다. 조미료는 적절하면 음식의 풍미를 살리지만 과하면 음식 전체를 망친다. 욕심도 어쩌면 조미료와 같지 않을까 생각된다. 욕심이 과하면 만병의 원인인 스트레스를 낳고 더 과하면 인생이 망한다. 인생이란 어쩌면 그 욕심을 적절히 조절하면서 사는 게 인생이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어쩌다 너무 이른 새벽에 의식이 깨어나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여기저기를 두리번거렸다. 그러다가 '인생의 목적은 홀러 서기.'란 말을 접하게 되었다. 그리 낯설지 않은 말인데 마치 처음 들었던 말처럼 내 마음속으로 훅 파고든다. 홀러 서기?!


한번 사는 인생 누구라도 좋으니 정말 깊고 넓고 따뜻하고 푸근한 사람을 만나서 서로 나누면서 살고 싶다. 그런 바람을 갖은것은 모순이다. 인생은 홀로서기라는 명제에 반하는 모순이다. 애초에 조물주가 인간을 모순 덩어리로 만들었다. 필요 이상의 맛을 감별할 수 있게 만들었다. 단맛만 알게 만들던지 아니면 쓴맛만 알게 만들었어야 했다. 단맛 쓴맛 신맛 짠맛 오만가지 맛을 알게 만들어서 감정선도 그 맛을 느끼는 것만큼 다채롭다. 그래서 거기서부터 소리가 나기 시작하면서 슬금슬금 살아내기 위해 불필요한 행동도 하게 되고 뜻하지 않는 일들이 벌어지게 되어 어느 만큼 이겨내다가 끝에는 차라리 혼자이고 싶어 지는지도 모른다. 아니, 혼자라고 느끼게 되는 것 같다.


홀로서기와 따뜻한 사람들과 어울려 살고 싶어 하는 마음이 공존하는 건 뭘까? 독립된 능력을 갖되 좋은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살아야 한다는 말일까? 자칫 모순된 바람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게 된다.



인생을 영원히 함께하고 싶은 사람을 찾아 법적으로 까지 하나가 되었음을 공표하는 게 결혼이 아닌가 한다. 그 결혼을 할 때의 마음은 그랬다. 다 좋을 순 없다. 인간으로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인성 인격 인품이 바로 선 사람이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 외의 부수적인 것은 그다지 그렇게 중요하지도 않고 그 모든 것을 다 갖출 순 없다고 생각했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상대도 나를 볼 때 다 좋을 순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렇게 시작한 결혼은 아니 내 남편은 내가 생각하는 것처럼 중심이 바로 선 사람이었다. 그리고 서로 위하면서 지금까지 잘 살아왔다. 그런데 좀 아쉬운 것은 남녀 간의 사랑의 특징이 유효기간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쉼 없이 따뜻하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물론 나도 늘 아낌없이 주는 사람처럼 남편을 대하다가 지금은 게을러지고 시들해졌으니까 뭐라고 할 말이 없다. 군중 속의 외로움이랄까? 뭐 그런 걸 느낄 때도 있다. 위해줄 사람이 있는데 위해주지 않을 때의 쓸쓸함은 차라리 혼자인 게 나을 뻔했을 것 같다는 생각까지 하게 된다. 그래서 사람들은 모두들 애초에 혼자이며 외로운 게 인생이라고 말들 하는지 도 모르겠다.


어제는 오랜만에 반가운 사람들을 만났다. 시절이 하 수상하여 많은 시간 만나지 못하다가 세 사람 중의 한 분의 아버님이 얼마 전에 돌아가셨단 얘기를 뒤늦게 듣고 급하게 만났다. 세 사람은 아이들의 학부모로 인연을 맺어서 매달 만나다가 시국이 만날 수 없게 되어 못 만났지만 근 칠 년의 만남을 이어왔다. 그분들을 만나게 된 건 행운이다.  한분은 덜 솔직하다는 생각을 했고 다른 한분은 조금 더 솔직하고 그런 분들이 완전히 솔직한 나와 만난 것이다. 처음에는 좀 거리감을 느꼈었다. 살다 보면 산다는 것은 모두 비슷비슷한데 뭐 그렇게 숨기듯 본인을 다 보이지 못할까? 그런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매번 아쉬움이 있었지만 그들은 그래도 내 솔직함을 모두 받아주는 분들이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자 그분들도 본인들의 본모습을 하나하나 솔직하게 내 보이기 시작했다. 그래서 이제는 어느 누구 부럽지 않은 좋은 분들과 친구가 되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어제도 사정이 있어서 좀 이른 시간에 헤어지면서 헤어짐을 아쉬워했었다.



홀로서기란 혼자 산다는 건 아닐 것 같다. 남편이든 친구든 그들도 그들 입장에선 혼자다. 그러나 남편이란 단어, 친구란 단어가 각각 이름 붙여져 있듯이 그들의 영역과 역할이 있다. 그들이 모든 면에서 나와 같을 순 없다. 만약에 그들이 모든 면에서 나와 같다고 할지라도 내가 늘 따뜻함을 느낀다거나 외롭지 않다거나 그러지는 않을 것이다. 다시 말해서 혼자라는 쓸쓸함 외로움 그 모든 것은 애초에 사람이 느낄 수 있는 본능적인 느낌들 중에 하나일 거라는 말이다. 마치 쓴맛 짠맛을 느끼듯이 말이다. 쓸쓸함과 외로움에 너무 몸서리치지 말고 그 감정을 온전히 느껴보기도 하는 여유를 갖았으면 좋겠다. 내가. 그리고 홀로서기란? 많은 사람들과 어우러져 살면서 그들 사이에서 그들을 너무 기대려고도 너무 기대하지도 말고 단단하게 씩씩하게 살아가는 게 홀로서기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ps. 아휴, 이른 새벽을 뚫고 쓴 글이 모두 지워졌었다. 아무리. ctrl Z를 눌러봐도 돌아오지 않을 어딘가로 사라져 버려서 다시 쓰기를 하였다. 이제 아침이 밝았다. 다행이다!^^
































어제는 진짜 오랜만에 런치도 디너도 아닌 오후 세시에 모임을 가졌다. 세 사람의 모임인데 구성원의 아버님이 돌아가셨다는 얘기를 듣고 급하게 만났다. 고급진 분위기의 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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