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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ung long Dec 14. 2021

빛과 그림자

작품 활동, 생계

  요즘에는 어렵지 않은 사람이 없다. 특히 소상공인 분들이 코로나로 인한 재난 상황이라 그 어려움이 많을 것 같다. 소상공인 분들처럼 직접적으로 팔 물건을 준비해놓고 막연히 손님을 기다리는 직업은 그게 생업이라면 정말 초조하고 불안하여 한시를 못 버틸 것 같다. 차라리 진열해 놓은 상품을 들고 발로 뛰어다니는 건 그래도 덜 막막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곳에 글을 쓰면서 다양한 경험을 한다. 공감해주신 구독자분들을 만나면서 공감의 수가 적을 경우 나름 내 글에 무슨 문제가 있지는 않은지 다시 한번 읽게 된다. 정말 웃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애초에 이곳에 글을 쓰는 건 어릴 적 작은 소망인 책 한 권 내는 게 목표라 이곳에 글을 모으는 중이라고 생각하면서 쓰는 중인데 응원해주시는 분들을 의식하다니 못 말리는 영미 씨네 참. 그러나 저러나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다. 진짜 책을 출간하여 그로 인해 생계를 유지하거나 그랬다면 어쩔 뻔했는가? 그럼 정말 큰일 날 뻔했다.


  이렇게 부담 없이 그야말로 취미로 글쓰기를 할 수 있어서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내가 좋아하는 그림 그리기도 천부적인 재능이 있거나 하여 그림을 그린 것은 아니었지만 그 또한 온전히 취미로 그릴 수 있어서 감사했다. 진정한 프로로서 활동하지 못한 부족한 부분들은 좀 아쉽지만 그래도 경제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는 취미라 다행이었다. 정말로 프로로 활동하면 그 또한 멋있는 일이지만 내가 좋아하는 글이나 그림이 평가받지 못하여 바로 생계를 위협한다면 얼마나 두렵고 힘들까? 가보지 않는 길이라 또 모르겠다. 위기가 기회고 위협적인 현실이 걸작을 만들 수 있는 자극제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추측을 해본다. 그러나 저러나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소상공인이나 작품 활동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많은 예술가분들께 경의를 표한다.


  살다 보면 내게도 아직도 발견 못한 남다른 재능이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설혹 발견하여 그 재능이 바로 생계수단이었다면 어떠했을까를 생각해본다. 산업디자인이나 의상디자인 등 창작을 수반한 예술적인 생활용품들을 만들거나 하는 활동은 그렇게 두렵거나 그러진 않고 재미있게 잘 해낼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지만 순수 창작활동만으로 그 결과물이 누군가의 평가를 받아야 하는 활동들은 정말 수명을 단축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모르겠다. 워낙 태생이 직접적으로 열매를 목표물로 삼고 사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더 접근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하는지도 모르겠다. 열심히 최선을 다해 맡은 일을 하면 자연스럽게 열매를 얻을 수 있는 일을 한다는 건 내 성품이나 스타일상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다.


  어쩔뻔했는가? 혹시 스스로를 과대평가하여 순수 창작활동이 생계를 해결해줄 수 있다고 믿고 무모하게 그 길을 택했더라면 정말 어쩔뻔했는가? 아주 우스운 여담이지만 한참 그림 그리기에 열심일 때 우리 남편이 한마디 했다. "대체로 미술작품은 사후에 평가를 받고, 글 쓰는 일은 살아있을 때 평가를 받는다."라고 하면서 글쓰기를 종용했었다. 아주아주 작은 글쓰기 대회에서 글 쓰는 분들이 대거 출전하고 난 그냥 그들을 따라갔다가 수상을 하여 상금을 받은 일을 보고 남편은 베이킹파우더를 한 스푼 끼얹는 과감한 언사를 한 것이다. 모르겠다.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확률에 가까운 기적이 일어나면 또 모르겠다. 하지만 현재는 참 다행이다는 생각을 한다. 주제 파악 확실히 하여 이렇게 취미로만 글이든 그림이든 할 수 있다는 건 다행 중에 다행이다. 오늘도 범사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이렇게 또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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