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young long Jan 29. 2022

내가 쌓고 싶은 탑

신뢰, 정직, 감동

  역지사지 타산지석 교학상장 내가 늘 생각하고 함께 살아가고 있는 나의 동지요 나침반이요 생활이라고 불릴만한 사자성어다. 가끔 뜻밖의 상황에 직면하게 되면 길을 잃게 된다. 그 상황의 강도에 따라 방황의 시간이 필요하다. 방황의 시간 속에서도 나를 다시 본래의 나로 되돌아 가게 해주는 게 역지사지, 타산지석 이 두 개의 성어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아이를 낳아 기르면서 불완전 하디 불완전한 내가 어떻게 잘 기를 수 있을까를 고민하지만 결국은 아이들 덕분에 아이들의 성장과정 중에 부족한 내가 더 많이 배우게 되고 더 성장하는 것만 같다는 생각을 늘 생활 속에서 하게 되었다. 교학상장은 그야말로 근 삼십 년간의 나의 생활이었다.

 

  그렇게 세월을 엮어가면서 과연 나는 무엇을 이루었으며, 무엇을 위하여 살아가는가를 끊임없이 생각하곤 한다. 무엇을 이루었냐고 묻는다면 글쎄 무엇을 이루었을까? 한 걸음 한 걸음 옮길 때마다 나는 내게 저금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다양한 단어들이 그곳을 향해 나도 모르게 저금되고 있겠지만 내가 의식적으로 내속에 쌓아가고 싶은 건 '신뢰'가 아닐까 한다. 신뢰를 살아 숨 쉬게 하는 건 '정직'일 것이다. 신뢰와 정직을 나를 이끄는 수레의 바퀴이기를 바라면서 그 신뢰와 정직이 곧 나이기를 원한다.


  지금껏 내가 내게 주문한 주 메뉴가 정직과 신뢰였음을 적어도 나는 안다. 나에 그치는 게 아니라 내가 내 아이들에게도 그것을 지키기 위해 일상에서 계속 애써왔다. 뿐만 아니라 우리 아이들에게도 강력하게 주문해왔다. 신뢰를 얻지 못하면 빈껍데기다. 매사 정직해야 된다. 정직했을 때 가장 수혜자는 자신이다. 우선 당장 내  마음이 편안하게 되니까 스스로가 가장 혜택을 보게 된다고 볼 수 있다.


  자신이 지키려고 애써보지만 '어쩔 수 없이'란 단서가 발목을 잡을 때가 있다. 그러다 보면 한 순간에 자신의 삶 자체가 흔들리게 되고 방향을 잃게 된다. 그럴 때 등장하는 상황에 대한 대변을 해줄 만한 내가 좋아하는 말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가 바로 내가 좋아하는 진심을 실천하게 하는 말이다. 뭐든 물 흐르듯이 순조로우면 굳이 이런 말들이 필요가 없다. 그런데 살다 보면 누구나 장애물을 만나게 된다. 그럴 경우 사람들의 품격을 만들게 하는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될 때가 있다. 그럴 때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선택하여 그 간절함을 실현시키도록 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하였다.'는 말은 그 마음을 더욱 빛나게 하고 진정성 있는 사랑이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정직, 신뢰는 내가 내 노력으로 쌓아나가야 할 과업이다. 그런데 내가 욕심내는 또 다른 단어가 있다. '감동'이란 단어다. 가까운 지인들과 함께할 때 농담 삼아하는 말이 있다. "나는 날마다 감동받을 준비가 되었다."라는 말이다. 의식주가 해결되고 평화 모드가 형성될 때 내가 1순위로 바라는 건 아마도 '감동'이 아닐까 싶다. 누군가로부터 감동을 받고 싶고 내가 누군가에게 감동을 주고 싶고 이런 게 나의 생활에서의 바람이다. 간혹 진한 감동은 끼니를 대신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뿐만 아니라 평생의 에너지가 되기도 한다. 감동을 받는 건 내 의지로 어찌할 수 없으니까 누군가에게 감동을 주기 위해 마음을 쓰면서 살고 싶다.


  세상을 살아가는 힘은 각자 다를 것이다. 어찌할 수 없었다고 자기 합리화를 하면서 살아지기도 하고 때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냈다는 진정성에 목숨 걸고 덤비는 경우도 있다. 사람이 본래 양면성을 갖은 존재라 그런 상황의 공존은 어렵지 않게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것이다. 그러나 지구 상에 파란 숲이 필요하듯이 자기만의 정화장치는 꼭 필요한 것 같다. 양심이나 정직이 그 소중한 정화장치가 아닌가 싶다. 내가 이루고 싶고 욕심내는 것들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는 게 또 사회적 동물(^^)이 해야 할 일이다. 크게 도움이 되지는 못하더라도 피해가 되진 말아야 된다는 생각으로 나를 바로 서게 하면서 살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작가의 이전글 아픔을 안고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