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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ung long Feb 12. 2022

거울

자녀교육

  아이들은 어릴수록 스펀지다. 그래서 어린아이들에게 좋은 환경이 되어주어야 한다. 간혹 어른들이 나누는 대화  속에 "아이들은 크면 아무것도 기억을 못 한다. 여행도 좀 커서 기억을 할만할 때 하도록 해야 한다."이런 말을 하곤 한다. 아이들은 기억을 해 내기 위해 생활하는 게 아니라 소화를 할 뿐이라고 생각한다. 보는 거든 듣는 거든 체험하는 거든 뭐든 소화하고 흡수하는데 의미가 있다고 본다. 어른들의 기준으로 뭔가를 확인하는 게 능사가 아니다.   

 

  아이들이 초등학교 때 공개수업을 참관하게 되면 교실에는 초등학생의 모습을 한 그 학생의 부모가 앉아있다. 과하게 표현하면 그 학생의 모습에서 100% 그 아이의 엄마가 보인다. 발표하거나 활동하는 모습이 어쩌면 그렇게 닮을 수가 있는지 그저 놀라울 뿐이었다. 부모들이 잘 살아야 한다. 아이들의 거울이다.


  아이들이 점점 자라면서 보고 듣고 경험하게 되는 것이 점점 많아지면서 자신의 모습이 형성되어진다. 그래도 가장 가까이서 보게 되는 부모는 그들의 일부가 되어간다. 어릴 때 부모를 잘 따르는 아이들이 간혹 다음에 결혼은 엄마 또는 아빠와 한다는 말을 하곤 한다. 그런 종류의 말을 들었던 기억이 있다. 셋째가 자신의 롤모델이 엄마라는 말을 했었다. 초등학교 3, 4학년 남자아이가 엄마를 롤모델이라고 했다. 지금도 기억하는 걸 보면 고맙고 좋았었다. 한편으로는 어떤 면이 그런 생각을 하게 했을까? 궁금하였지만 묻지 않았다. 그러면서 '아, 잘 살아야겠다.'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어떤 바람이 있으면 몇만 번 그 바람을 기도하거나 표현하면 이루어진다는 말이 있다. 그런 와중에 스스로 준비하게 되고 노력하기 때문에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일환으로 아이들의 목표도 높게 잡고 그곳을 향해 노력하고 준비하도록 독려할 필요가 있다. 사춘기를 맞고 질풍노도의 혼란의 시간이 있을지라도 어느 시기가 되면 애초에 갖았던 그 바람을 향해 노력하고 있는 모습을 되찾게 된다. 중요한 것은 당사자의 혼란의 시간으로 인해 부모나 주변인들도 함께 수렁에 빠지거나 그 바람을 잊어서는 안 된다. 어떤 순간에도 굳건히 그 바람을 향해 기도하고 기다려주면 결국은 본인의 뜻을 향해 질주하는 모습을 찾게 된다

 

  어린아이들도 그렇게 모든 면을 부모로부터 배우게 되지만 더 놀라운 것은 아이가 어른이 되어서도 그 부모의 삶의 모습을 답습하게 된다. 특히 안 좋은 모습을 욕하면서 배운다. 술주정뱅이 아버지의 모습을 아들이 커서 똑 같이 하고 있고 생활 속에서 여러 가지 안 배웠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모습들을 그대로 재현해 내는 걸 보면 부모는 정말 잘 살아야 하고 중요한 스승이라는 걸 깨닫게 된다.


  부모는 자식의 스승이기도 하지만 신이 일일이 돌볼 수 없어서 엄마를 내려보냈다는 말이 있듯이 한 인간을 성숙한 인간으로 성장하게 하는 중요한 임무를 맡았다. 아이들의 생의 주기에 맞게 온 정성을 다해 길러야 할 사명을 띠고 있다. 그 어떠한 경우에도 부모는 자식을 믿어야 한다. 아이들이 몇 살이 되어도 부모는 그들의 요람이 되어줘야 한다.


  성장 과정을 보면 7세 이전에 이미 한 사람의 80% 이상이 형성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20세가 넘으면 그 사람은 잘 바뀌지 않는다. 좀 다른 얘기가 될 수도 있지만 아이들에게는 잔소리를 하지만 나와 많이 다른 남편에게는 잔소리를 안 한다. 변화가 기대되지 않는 사람에게 굳이 잔소리를 하여 관계를 흐릴 필요가 없다는 생각에서다.  


  어쨌든 부모가 된 이상 그냥 내가 나일뿐이 아니다. 나의 생각과 마음이 우리 아이들이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각자가 바라는 자신의 모습이 있겠지만 나는 내가 당당하면서도 정이 넘치는 따뜻한 사람이길 바란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도 그런 사람으로 성장하길 바란다. 내가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도 나부터 잘 살아낼 것이다. 그들이 그들도 모르는 사이에 나를 닮아갈 수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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