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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ung long Apr 25. 2022

어떤 사람이 되길 원하는가?

  사람들이 사는 모습은 대동소이하다. 대동소이하다는 걸 더 실감 나게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우리는 모두 '의식주'를 해결하고자 고군분투하면서 산다는 것이다. 사람마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조금씩 다르지만 부정할 수 없는 건 그 '의식주'를 해결하기 위해 모두 다 열심히 살고 있다. 여력이 되면 문화생활도 비중을 두어하게 되고 또 의식주나 문화생활 그 이상의 세상에 도움이 되는 업적을 남기는 일을 해내는 경우도 있다.


  사람은 무엇을 위하여 사는가? 각자 다양한 목적 아래 목표가 있을 것이다. 부귀영화를 누리는 게 목표가 될 수 있다. 나의 경우 자식을 낳아 기르면서부터는 자식 셋을 훌륭한 인재로 기르는 게 목표였다. 자식을 낳아 의식을 심어주는 부모로서의 훈육의 핵심은 '본인의 말이 중요하게 생각될 수 있도록 본인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부모로서 본보기가 되려고 노력했었고 각자 '신뢰받는 사람'이 되도록 그 방향으로 이끌었었다. 기본적으로 신뢰받는 사람이 되어야 그 위에 탑을 쌓아도 그 탑이 가치가 있어지기 때문에 '신뢰'를 참 중요한 덕목으로 생각했었던 같다. 신뢰를 바탕으로 어진 성품 그리고 폭넓은 지식을 갖춘 사람이 되면 어디서 무엇을 하든지 기본은 하는 사람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본인 스스로 본인을 믿어주는 사람이 되고 가족들에게도 친구들에게도 직장에서도 믿을 수 있는 사람이 되면 그다음을 꿈꿀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쉽게 말해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되는 게 우리들이 바라는 궁극의 목적이 아닌가 생각한다. 사람은 다양하여 굳이 영향력을 행사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지 않고 깊은 산속에서 아니면 무인도에서 자연인이 되어 사는 게 목표인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어디에서 살던지 그 사람이 무슨 말을 했을 때 그 사람의 말을 믿어주고 귀 기울여주길 바라는 게 보통 사람들의 생각일 거라는 것이다. 신이 하는 일이 그 무엇이라도 격려해주고 함께 바라봐주길 바라는 게 보통 사람들의 모습이 아닌가 한다. 파란 종이비행기를 만들어 날리면 날아가는 비행기를 함께 지켜봐 주고 더 멀리 날아가도록 응원해주면 좋은 게 사람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말이다.

 

  나는 남과 다르고 그저 스스로 만족하면 그만인 것 같지만 누구라도 관심 갖아주고 응원해주면 좋은 건 사실이다. 그래서 다른 사람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고 내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하는 생각을 안 할 수 없다. 가능하면 내 말 한마디가 소중하게 누군가의 마음에 닿기를 바라는 것이다.


  바람과는 달리 그렇게 누군가의 마음에 내 말이 중요하게 닿기가 쉽지 않다. 특히 가깝게 생각하는 사람들일수록 의외로 더 어려운 경우가 많다. 어쩌면 말을 하면서 상대에게 바라는 게 많아서 더 그럴 수 있다. 가깝고 멀고도 그 차이가 있지만 상대의 나이도 말을 수긍하는데 큰 차이가 있다. 쉽게 말해서 나이 사십이 넘으면 사람 잘 바뀌지 않는다는 건 보통사람들의 경우 대부분 맞는 말 같다. 아무리 진리고 간절하여도 어느 정도의 나이가 지나면 받아들여서 행동의 변화를 기대하기가 어렵다. 가능하면 도움이 될 말이나 지식은 이십이 되기 전에 알려주는 게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내 행동이나 말이 한나라에서 또는 전 세계에서 영향력이 있으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 훌륭한 지도자가 되는 방법도 있을 것 같다. 그런데 그 훌륭한 지도자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 참 쉽지 않은 일이다. 주변 지인들이 강력하게 종교를 전도하는 경우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교회를 다니지 않는다. 소소하게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한 인간으로서의 도리도 제대로 지키기 힘든데 '종교 신'로서의 도리는 더욱 힘들 거라는 생각에서다. 보통의 인간으로서 상식적인 사람이 지켜야 할 도리를 벗어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그런데 교리를 잘 지키고 신도로서 보통의 인간보다 더 도덕적인 인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그 힘든 일을 자초하여 지키지 못하면서 힘들어하기가 싫어서 '신도'가 되길 마다한다. 리는 지키기 버거워하면서 영향력 있는 말을 하는 사람이 되길 욕심내는 모순덩어리가 나란 사람이다.



  본인의 말이 중요하게 영향력을 발휘하기를 원하면 많은 지식과 덕망을 갖춰야 되지만 '언행일치'가 수반되어야 제대로 파급효과가 있게 된다. 다양한 생각 보따리들이 나를 빙글빙글 돌지만 다양한 바람들 사이를 맴돌 뿐  현실화되기가 힘들어지고 그러다가 세월이 어느 모퉁이를 돌아서게 되면 결국은 다시 '의식주', '질 좋은 의식주'에 집중하고 수많은 번뇌는 흔적조차 없어진다. '내가 어떤 사람이 되길 원하는가?' 하는 질문도 얼른 답할 수 없는 껍데기 같은 사람이 되어 있다. 그 지점에서 노화라는 급물살을 만나게 되면서 점점 어린애가 된다. 그러다 결국 알게 모르게 자연으로 돌아가게 된다. 건조한 대지에 오랜만에 촉촉이  내리는 단비 소리에 귀 기울이면서 '나는 어떤 소리를 내는 사람인가?' ' 나는 어떤 사람이 되기를 원하는가?' 그 질문으로 나를 적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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