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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ung long Jun 05. 2022

너희들은 어떨 때 행복했니?

행복, 부모와 자식

  "엄마, 엄마는 어떨 때 제일 행복하세요?" 우리 큰아이에게 들었던 질문이다. 그런데 이제 와서 생각하니 난 우리 애들에게 "너희들은 어떨 때 행복했니?"라고 묻지 않았었던 거 같다. 소소하게 상황마다 "어때?"는 수없이 했었지만 정작 그들이 생각하는 '행복'이 뭐냐고는 묻지 않았었던 거 같다. 그럼에도 난 그들이 행복하게 웃는 모습을 보면 그게 내 행복이었다.


  사람으로 태어나서 많은 일들을 경험하게 된다. 사람 노릇, 부모 노릇, 자식 노릇 그리고 각자가 맡은 일로 인해 발하는 관계들 속에서의 역할 그리고 더 많은 다양한 관계 속에서의 역할들이 모두 쉽지가 않다. 그런데 요즘 부모의 역할에 대해 새삼 중요하고 또 중요하단 생각을 한다. 그런 생각을 하게 된 동기는 TV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통해 부모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뼈저리게 느끼면서 생각하게 된 것이다.


  흔한 말로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는 말이 있다. 쉬운 말로 'DNA'니, '유전자'니 하지만 생물학적인 유전으로 발생하는 영향력도 중요하고 무시할 수 없다. 어찌할 수 없는 생물학적 유전은 그렇다 치지만 아이가 태어나고 부모가 어떻게 아이를 대하고 또 부모가 서로 얼마나 행복하게 잘 살아가느냐가 아이에게 얼마나 중요한가, 하는 생각을 한다. 아이에게 모든 면면들이 흡수되고 또 나무의 나이테처럼 함께했던 시간 시간들이 모두 쌓여 한 사람으로 성장해간다는 걸 보면서 정말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사람들은 참 태생부터 모순적인 면들이 많다. 특히 아이들 교육에 있어서 강력한 경제력을 동원할 대담함은 있으나 아이들의 부모인 바로 '나'가 그들에게 가장 큰 영향력이 있다는 생각을 망각하고 산다. 그 흔한 '사랑' 또는 '정서적인 안정감'이 긴 인생을 사는데 얼마나 중요한지를 자각할 필요가 있다. 부모로서 준비되지 않고 바로 부모가 되어 그 부족함을 태어난 아이가 온전히 다 느껴야 되는 상황, 그건 정말로 피해야 된다. 부모로서의 준비는 뭘까? 단정 지을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가장 기본적인 건 부모 이전에 '나'가 '사람다운 사람'이면 '부모다운 부모'가 되는 건 더 쉬울 것 같다.


  작가가 작품에 영혼을 담아 만들게 되면 많은 사람들을 감동하게 한다. 요리사가 다양한 재료를 사용하여 정성을 담아 요리를 할 때 그 또한 먹는 이를 감동하게 한다. 무슨 일이 되었든지 온 정성을 다하면 그 정성은 우리를 배신하지 않는다. 그런데 부지불식간에 했던 아이들 앞에서의 행동들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많은 영향력을 미치는지 모른다. 서로 다른 사람이 만나 서로를 위하고 서로를 적응하면서 행복하게 사는 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런데 쉽지 않다는 걸 아는 수준에서 멈추고 노력하지 않아서 나는 불협화음이 그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들에게 얼마나 큰 상처이며 그 상처를 벗어나려고 얼마나 발버둥 치면서 사는지는 알아야 한다.


  상처뿐인 자식이 무얼 할 수 있겠는가? 상처를 감당하기 힘들어서 몸부림치다가 그걸 극복하려고 노력하고 혹자는 그 상처를 자신도 모르게 또 그들의 자식에게 답습하는 그런 악순환을 겪어야 한다. 사람들이 살면서 처음부터 '성자'는 없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결혼'을 하고 '부모'가 되는 건 또 다른 생명에게 너무나 중요하고 큰 영향을 미친다는 걸 아는 사람만이 가야 할 길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관계의 시작은 '나'다. 심신이 건강한 '나'를 만들고 그다음 발을 내디딜 때 모두가 행복할 거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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