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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ung long Aug 12. 2022

듣는다는 건

성장, 발전

  누군가가 결혼을 왜 해야 하는가?라고 묻는다면 뭐라고 대답을 해야 하나 고민하게 된다. 미지를 여행하는 기분이 들 때도 있고 남과 여의 사랑에서 부모 자식의 사랑을 경험하게 하는 사랑의 여로 같은 게 결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사랑'이라는 광범위한 거 말고 실제 생활에서 표현되는 모습은 진심으로 들어주는 '너'가 존재하는 그런 상황 뭐 그런 게 결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듣는다는 건 좁은 소견으로는 두 가지의 경우가 있다고 생각한다. 상담의 기본 중의 기본이 내담자의 말을 들어주는 거라고 들었다. 맺힌 마음을 풀어주는 의미에서의 듣는다는 것과 모르는 걸 알기 위해 듣는 경우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화병이란 병에 걸린다. 진하게 병으로까지 가기 전에 누군가가 그 사람의 말을 들어줬더라면 훨씬 수월하게 이겨냈을 것이다. 결혼을 하면 그 들어주는 사람이 생긴다. 혹자는 무슨 말이냐고 할지도 모르겠다. 화병의 근원지가 남의 편인 그 남편인데 하면서 반문할 수도 있겠다. 물론 나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라 같은 마음이지만 그래도 팔 할이 들어주는 역할을 해주는 게 남편인 건 또 맞는 말이다. 잘 들어줘서 고마운 사람이 남편이다. 그래서 결혼은 서로 들어주는 게 결혼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이른 것이다.


  모르는 걸 알게 되는 듣는다는 건 강의를 듣는다거나 뭐 그런 듣는 것도 있겠지만 경험이 많고 지혜로운 사람에게 듣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자녀교육과 관련하여 주변 지인들로부터 듣는 건 정말 필요하다. 예전부터 아이는 동네가 전부 나서서 키워야 한다는 말이 있듯이 혼자 키울 수 없다. 모유가 부족하면 얻어서라도 키우듯이 지혜가 부족하면 도움을 청해야 된다. 약간 세속적인 냄새가 나는 말이긴 하지만 왜 이런 말이 있지 않은가 '엄마의 정보력' 이란 말. 필요하다.


  아이들이 초, 중, 고에 다닐 때엔 대학생 학부모가 그렇게 부러울 수 없었다. 내게도 저럴 때가 올까 싶었다. 좋다는 강의도 많이 찾아다니면서 들었었다. 경험상 굉장한 분들의 강의보다 내 이웃의 누구 엄마의 경험담이 더 약이 되었던 것 같다. 간혹 우리 아이들 보다 더 어린아이를 키우는 아이 엄마로부터 질문을 받곤 했었는데 그때마다 나를 보는 듯하여 솔직하게 답변하곤 했었다. 학원이며 교재며 그런 것뿐만 아니라 우리 아이들이 명강사라고 말한 강사며 공부법까지 아주 자세하게 알려주곤 했었다. 뿐만 아니라 정서적인 상담도 마다하지 않고 내 일처럼 나누곤 했다. 귀를 크게 하고 경험자들에게 들으려고 하는 엄마는 이미 훌륭한 자녀 교육을 할 사람들이다.


  훌륭한 자식을 키우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심신이 고루 건강하고 훌륭하게 성장한다는 건 신의 축복이 함께한 거라고 할만하다. 아이를 키우면서 많은 시간 고민했던 기억이 난다. 가장 큰 고민은 조력자로서의 나의 역할을 많이 고민했었다. 방목하듯이 놓아줘야 할지 내가 어느 정도 역할을 해야 아이에게 가장 좋은가를 내내 고민했었다. 성인이 된 지금도 진짜 이렇게 아무런 역할을 안 하는 게 답인가? 하는 의문을 갖곤 한다. 내가 겪은 나의 이십 대는 정말 많은 선택과 결정을 했었어야 했고 그때마다 나 보다 나를 더 위하는 누군가의 도움이 간절하게 필요했었던 기억이 있다.


  진정한 의미의 듣는다는 건 뭘까? 단순하게 일방적으로 듣기만 한 건 아닐 것이다. 포털이나 다양한 네트워크로 정보가 범람한다. 하지만 정작 넘치는 정보의 양에 비해 생각보다 많이 모른다. 객관화된 정보도 물론 필요하지만 여러 가지 정보를 바탕으로 지혜로운 결과물로 재생산되기까지의 과정에서 부모나 선배의 도움이 필요하다. 좌충우돌 아파하며 '아프니까 청춘이다.' 하면서 스스로 체득해야 된다고만 생각할 게 아니다. 먼저 산 사람은 듣는 사람에게 취사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지혜로운 경험을 아낌없이 말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청년들은 성장과 발전을 원한다면 적극적으로 듣기를 청해야 한다. 대부분이 여백의 시간을 휴대전화에 의지한다. 사람다운 사람이 되고자 한다면 부모님이나 많은 사람들과 다양한 대화를 나눌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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