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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ung long Jul 23. 2021

모르는 게 약이다.

선입견

  '아는 게 힘이다.', '모르는 게 약이다.' 각각 상황에 따라 맞는 말이다. 오늘은 '모르는 게 약이다.' 이 말에 대해 생각해볼까 한다. 나란 사람은 생각보다 심약한 사람이다. 매사에 알고 있는 하면 안 된다는 것은 절대 안 한다. 무슨 겁이 그렇게 많은지 나약하기가 말할 수 없다.


  잡다한 걸 듣기도 많이 들어서 그런 것 때문에 생활에 불편을 느낄 때도 있다. 대표적으로 시험기간에 미역국과 계란을 안 먹는 게 그중 하나다. 아이가 셋이라 하나가 시험이 끝나면 그다음 또 , 그렇게 지내다 보면 한 달을 미역국과 계란을 못 먹게 될 때도 있다. 또 우리 집에서 금기 사항은 아침에 꿈 얘기를 하면 안 된다. 그날 하루가 불행한 일이 일어나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나는지는 모른다. 그런 설을 믿고 미리 피했기 때문이다. 그릇이 깨져도 그날 안 좋은 일이 일어난다고 알고 있다. 요즘은 곳곳에 까마귀도 많다. 그래서 주변에서 까마귀 우는 소릴 자주 듣는다. 어릴 적에 동네 어른들이 까마귀가 울면 그 동네 상 치를 일이 일어난다고 했다. 누군가가 죽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도 까마귀가 울면 신경이 쓰인다.


  몰랐으면 좋았을 얘기가 또 있다. 대학 때 유아미술치료라는 과목을 배웠다. 그런데 강의 내용 중에 아이들이 어릴수록 말로 의사 표현을 다 못하니까 그림으로 아이들의 마음을 읽는데 아이들이 그린 그림 속의 인물 중에 보라색 옷을 입은 사람은 반듯이 죽는다는 거다. 반복적인 현상이라는 것이다. 즉 우연히 한 번 그 인물이 죽은 게 아니고 보라색 칠의 옷을 입은 사람은 늘 죽었다는 것이다. 멀쩡한 교수님이 한 말이라 뭐라 반박할 수도 없고, 연구 결과라는데 어쩌겠나? 듣지 않았으면 좋았을 것을 몰랐으면 좋았을 것을, 그 후로 아이들이 그림 그릴 때 보라색 크레파스를 잡기만 해도 나 혼자 떨곤 했었다. 주위에 보라색을 좋아해서 보라색 옷은 물론이고 보라색 가방 지갑 그리고 보라색 신발까지 매번 그렇게 다니는 사람도 있는 걸 보면 그렇게 떨 일인가 싶다. 하물며 섬마을이 통채로 퍼플 마을로 관광 상품으로 활용하는 곳도 있다.


  비단 이런 선입견뿐만 아니라도 우리네가 살면서 몰랐으면 좋았을 일들이 안타깝게도 적지 않다. 그중 마음으로 응원하고 애정 하는 이들이 불쑥 내뱉은 한 마디, 약도 없다. 몰랐으면 좋았을 것을 왜 또 그런 얘긴 이어달리기의 허들처럼 그렇게 요소요소에서 듣게 되는지?! 굳은살 배기 듯 귀에서 털어내고 싶은 얘기를 듣고 살아야 하는지? 이래도 한 세상 저래도 한 세상, 보드라운 살로 연하게 살 수는 없을까? 또 잡다한 썰에 해방될 순 없을까? 오늘도 어쩌겠나 '인간은 사회적 동물인 것을' 하면서 파도에 부딪혀 동글동글해진 자갈돌처럼 내 마음도 그 한 개의 자갈돌이 되면서 살아내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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