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young long Jan 27. 2023

어느 때가 되면

관계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했다.

누군가와 더불어 살기 위해서는 많은 걸 참고 살아야 살아지는 게 인간사다.

쉽게 말해서 하고 싶은 걸 참아야 하거나  싫은 걸 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당사자의 선택에 의해서 태어난 게 아닌데 많은 물음표와 드문 느낌표를 반복하면서 성장한다.

어느 때가 되면 홀로서기를 시도하면서 본인의 선택에 의해 얼마간의 인생을 살게 된다.


  어느 때가 되면 결정적으로 마법에 걸린 것처럼 낯선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고 평생 함께하겠다는 중대한 결정을 하게 된다.

사랑이란 감정은 상대에게 뭐라도 주고 싶은 마법에 걸린 상태다.

그 감정은 일정기간 강력하게 진해서 눈과 귀를 멀게 한다.

백년해로하겠다고 굳은 결심을 하게 만들고 결혼이란 대 서사를 시작하게 한다.

어느 기간이 지나고 나면 눈과 귀가 정상인 상태로 돌아오게 된다.


  사랑의 농도는 원액이었던 게 물을 한 컵 탄 상태가 되었다가 간혹 제로가 되었다가 어느 때가 되면 다시 진해졌다가 오락가락을 반복하게 된다.

어느 때가 되면 공동의 목표(자식)가 생겨서 사력을 다해 함께 뛴다.

무작정 뛰는 것 같지만 때론 살기 위해 서로 눈을 감아야 하고 또 귀를 막아야 한다.

긴 터널을 통과하면 서로는 동지애가 싹트고 진한 우정이 생긴다.

사랑으로 맺어진 부부라기보다는 죽을 때까지 변치 않을 벗이 되어 있다.


    어느 때가 되면 덩그러니 홀로 서있는 나를 만난다.

욕심의 파도를 넘어 어느 무인도에 홀로 서있는 내가 된다.

스스로 보람을 느끼고 싶은 욕심,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심, 다양한 빛깔의 욕심들이 삶의  이유라고 생각하며 살았다.

반평생을 살아내고도 아직 다 버리지는 못했다.

생을 다할 때까지 묵묵히 내 손을 잡아줄 남편이 있길 바라고, 생을 다한 후까지 그리워하는 내 자식들이 되어주길 바란다.


  인도에 홀로 서서 출렁이는 파도를 보며 또 그 소리를 들으며 평화롭고 싶다.

그간 맺어 온 모든 사람들로부터 자유롭고 싶다.

세상의 틀 속에 더 이상 나를 가두고 싶지 않다.

이제는 더 이상 내게도 주문을 걸고 싶지 않다.

쉽게 말해서 하고 싶은 걸 하고, 하기 싫은 건 안 하고 싶다.

하늘과 바다와 나무가 자라는 땅을 온몸으로 느끼면서 거칠게 호흡하고 싶다.

작가의 이전글 점령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