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노여움이 일렁거려서 다행이다.
인간관계
by young long Mar 9. 2023
직장이나 어느 조직이나 인사이동이 있으면 서로 알아가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 어느 때보다 서로 조심하고 서로 예의를 갖추곤 한다.
성향의 문제겠지만 승진하여 이동하는 경우는 주변을 살필 겨를이 없어 보인다.
오랜 시간 갈망하던 승진이었기에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이지만 주변인들이 불안감을 느끼면서 걱정까지 하게 된다면 조금은 숨 고르기가 필요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있으니 이해하고 기다리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요즘은 직장문화가 많이 변했다.
갑오개혁과 같은 개혁은 아니더라도 탈권위적이고 평등문화가 파릇파릇 싹이 돋아나고 있다.
과도기도 아니고 이미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데 일시에 모두 변화되기가 어려워서인지 간혹 구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분들이 있다. 꼭 생물학적 나이에 비례하지만도 않다.
젊은 직장인 중에 특이한 경우도 있다.
상사에게는 진보를 강력하게 원하고 본인보다 직급이 낮은 직원에게는 권위적인 경우가 있다.
살다 보면 천태만상이다.
어제 하루는 시간이 빨리 가길 바랐다.
그러면서도 속 깊은 곳에서는 '서로 낯설어하는 초기라 그런저런 생각을 할 뿐이지 시간이 지나면 괜찮았으면 좋겠다.' 이런 바람이 있었다.
전근대적이고 무례하고 그런 사례가 반복되면 직장이라는 곳을 계속 다니기 위한 비법은 '아, 그렇구나!' 그렇게 생각하는 수밖에 다른 방법이 없다.
사람 잘 바뀌지 않고, 혹 떼려다 혹이 커지는 수가 있고, 직장엔 그래도 그런 사람들보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많으니까 식물이 햇볕 쪽으로 더 성장하듯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과 어울려 살면 또 살만하다.
어제는 많이 힘들었던지 프리랜서분들이 부러운 하루였다.
어제는 어제고 자고 나니 또 일렁거리던 노여움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는지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더니 오늘은 또 살만했다. 그뿐만이 아니라 오늘은 누군가가 수면아래까지 휘젓지 않았다.
일란성쌍생아도 다른데 한 직장을 다니는 사람끼리 어찌 다르지 않겠는가?!
다른 점도 많지만 같은 점도 그 못지않게 많다.
누군가가 바다에서 숭늉 찾느냐고 물어도 난 딱 한 가지가 있기를 간절히 원한다.
'情'이 있기를 바란다.
'人情'의 사전적 의미는 '남을 동정하고 이해하는 따뜻한 마음'이다.
직장에서 일만 잘하면 되지 뭔 소리냐고 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렇게만 생각하기엔 우린 직장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낸다. 굶주린 배만 채우면 살 수 있는 게 아니라 정서적인 굶주림까지 채워야 비로소 살만한 세상이 된다.
일을 잘 못한다거나 약간 경우에 어긋난다거나 하여도 인정이 있으면 일도 그 무엇도 서로 도와가면서 잘 헤쳐나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무슨 개똥철학인지 어려서부터 사람은 육신의 피와 같은 역할을 정신(마음)의 情이 한다고 생각했고 그 情이 있어야 비로소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상사도 같은 직장동료다.
책임의 무게에 눌려 자칫 경우에 어긋나는 행동을 할지라도 같은 공간에서 많은 시간을 공유하다 보면 알게 모르게 정을 느낄 수밖에 없다.
그놈의 정이 무섭다.
고통을 느끼는 통점이 잘 느껴지는 것도 아직 세포가 살아있다는 증거일 거라는 생각을 한다.
그런 측면에서 '노여움'을 느끼는 것 또한 아직 젊다는 약간은 억측 같아 보이는 생각을 하게 된다.
노여움을 관용으로 업그레이드시키지 못하여 부끄럽게 생각해야 된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출렁이는 파도사이를 헤쳐나가는 역동감 있는 물고기의 움직임이 연상되어서 좋다.
노여움이 일렁인다는 건 지나가버렸을 것만 같은 젊음의 잔상이 아직 남아있다는 생각에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노여움이 반복되면 스트레스가 누적되는 나쁜 일면도 있겠지만 함께 다독이며 덜어내는 동료가 있으니 걱정 없다.
사람 사는 게 다 그렇다.
양지가 있으면 음지가 있고 지구 위에서 사는 건 맞지만 태양 아래서 살기에 빛과 그림자는 공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