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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ung long Jul 01. 2023

내가 사는 법

용기, 협박, 침묵

  연인도 아니면서 소리 없는 침묵으로도 말할 수 있는 그런 관계를 맺고 살고 싶은 바람이 있다.

마주치는 눈빛 하나로 모두 알 수 있는 그런 사람을 찾고 있다.

어느 가수가 부르는 노랫말처럼.

그런 갈증을 느끼는 것을 알아차렸다는 듯 그 반대의 사람들이 곳곳에서 나타났다.


  최근 거의 한두 달 사이에 강력한 왕펀치의 단어 '협박'이란 단어들이 오가는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

내가 누군가에게 한 짧은 한마디 "협박하세요?"'배신감' 몸서리치게 한다.

그 후 뜻하지 않는 장면에서 누군가가 내게 "협박하세요?"라고 한 걸 듣게 되었다.

그 진하고 몸서리치는 단어를 장마의 피해 현장에서 또 내가 "협박하세요?"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하여 또 그 싫은 말을 해버렸다.

따지고 보면 내가 두 번 하고 한번 들어버렸다.

그 무시무시한 말을.


 누군가의 선물인가 싶은 직장생활을 아주 별별 경험을 다해가면서 하고 있다.

일하면서 사담도하고 막역하게 지내는 동료가 있다.

하는 일이 달라서 업무로 직접적인 부딪칠 일은 없었다.

그런데 내 업무와 관련된 일을 상사가 그 동료에게 지시했다.

싫어할 걸 너무나 잘 알기에 협의 당시에 그건 적절치 않다는 의견을 강력하게 냈었다.

그럼에도 소용이 없었다.

그런데 그 말을 듣고 그 동료는 같은 일에 대한 사례들을 연휴 삼 일간 알아봤다면서 그 일뿐만 아니라 뭘 많이 알게 되었는지 "상사에게 다 말해버리겠다."라고 말했다.

그 말을 들은 난 "협박하세요?"라고 말했다.

그 알게 되었다는 나의 흠이라는 건 그 동료에게 지시했던 상사가 내게 하지 마라고 지시한 일이었다.

그런데 그 사정을 모르는 입장에서 내게 "같은 일을 하는 다른 분들은 하는데 그 일을 안 하시잖아요?"라고 말하면서 "상사에게 다 말해버리겠다."라고 한 것이다.

아주 사적인 개인사는 물론이고 하소연할 일이 있으면 서로 나누던 이가 본인을 위해서는 나 같은 동료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 그런 언사를 하는 것에 경악을 금치 못하고 배신감에 몸서리를 치는 중이며 그런 사람과 아직 같이할 시간이 많이 남아있는 게 더 걱정이다는 생각을 하며 지낸다.

동료는 본인이 부당하다고 생각했던 일을 상사 앞에서는 "그냥 제가 할게요."라고 했다는 말을 내게 했다.

이렇게 쓴맛을 느끼면서 산다.


  그 동료에게 업무지시를 했던 상사가 다른 일로 내게 "협박하세요?"라는 말을 했다.

업무의 특성상 3개월간의 일들을 단시간에 해야 하는 경우가 매년 반복적으로 있다.

그 업무를 처리할 때면 어쩔 수 없이 시간 외 근무를 해야 한다.

매년 있는 일이지만 관리자가 바뀌고 또 시간 외 근무를 하기 위해서는 관리자에게 재가를 받아야 돼서 말을 했는데 리자가  업무 중에 직원이 시간 외 근무를 해야 될 경우 그 일을 도와야 하는 업무도 있다면서 실질적인 불허의 답을 했다.

우선 더 급한 업무가 있었는데 그 업무를 가져오라고 했다.

담당자인 나와 같이 하자고 하면서.

우선적으로 해야 하는 일이 너무 급한 데다가 시간 내에 하기 힘든 일이라 가져와서 같이 하자는 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서 "파일로 가져올까요?, 종이로 가져올까요?"라고 물었다.

그러자 "협박하세요?"라고 상사가 말했다.

, 그 상황에서 그 말이 나오는지 이해가 되지 않아 "말씀하신 대로 가져오려고 그러는데요." 그러자 다시 한번 "협박하시는 거잖아요?"라고 말했다.

그 일을 겪고 불구덩이에 들어가는 심정으로 원래 내 직종의 업무가 아닌데 분장이 되어 있었던 일이라 묵묵히 하려고 하는데 다른 관리자는 당연하게 생각하는 복무를 내야 하는 걸 허락하지 않는다니 내 업무 분장에서 제외시켜 줄 것을 요청하는 건의서를 제출해 놓았다.

그 건의서를 내놓고 전 직원회의 시 논의하는 시간이 다가오지도 않았는데도 마음 불편한 시간을 지내고 있다.


  이번에는 텃밭에서 내가 "협박하세요?"라고 말해버렸다.

장마기간이라 산비탈의 계단식 텃밭은 위태위태하다.

비가 멈칫하자 텃밭엘 나가봤다.

걱정하는 것보다 더 어마어마한 일들이 벌어져버렸다.

여러 곳이 둑이 무너져버렸다.

최초에 내게 경작권을 살 수 있도록 중개하던 분이 나와 있었다.

 밭과 내 밭의 경계 둑이 무너진 걸 지적하면서 산 관리인에게 밭을 못 짓게 말해버리겠다는 것이다.

할 말 못 할 말을 다 하면서 윗 밭 경작자와 내게 아무 말도 않겠다면서 산 관리인에게 밭을 못 짓게 말해버리겠다고 하자 누구도 원치 않는데 물 폭탄으로 둑이 무너진 게 속상하고 수습할 일이 걱정인데 무슨 엉뚱한 말을 하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자 "협박하세요?"라고 말해버렸다.

장마를 대비하여 둑에 뿌리내릴 들깨나무며 신선초며 튼튼하게 지탱해 줄 것들을 심었었는데도 이기지 못하고 무너져버려서 비를 맞고도 둑을 복원하느라고 몸살이 날 지경이다.

힘이 되어주지는 않더라도 그런 말을 할 말인가 싶기도 하고 초반에 산더미 같이 쌓인 비닐 쓰레기를 산 밑으로 치우고 경작을 하라고 해서 힘들게 치웠었는데 다음 해에 그곳을 못 벌게 했던 기억이 있어서 못 벌게 해 버리겠다는 그 말이 심한 스트레스였으며 감당이 안되었다.

둑도 무너지고 함께하는 이웃도 무경우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자 텃밭을 그만해야 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는 중이다. 만 두기엔 너무나 많은 고생을 했기에 고심하지 않을 수 없다.


  사는 게 내 마음 같지 않다는 말이 있지만 참 별별 사람들이 다 있고 별별일들이 다 있다.

훗날 이런 일들이 추억이라고 생각할 날들이 있을 것이다.

많이들 하는 말로 지지고 볶는 일들이 우리들의 삶이겠거니 하지만 그럼에도 중심에 있을 땐 많이 힘들다.

배신감에 당황하기도 하고 그냥 묵묵히 사는데 심하게 용기를 내게 만드는 일들이 생기기도 하고 팍팍한 생활의 여과할 곳을 찾았는데 그곳 또한 탁하디 탁하여 계속할지 갈등하게 하기도 하는 이런 게 내게만 있는 일인가 아니면 누구나에게 있는 일인가 궁금하기까지 하다.


종종 느끼는 일이지만 그래도 난 후일이 두려우면서도 용기를 내는 사람에 속한다.

가만히 있으면 스스로에게 더 미안할 것 같아서 매번 용기를 내곤 한다.

용기를 내는 이유 중에 또 하나는 가해자가 또 가해를 하는 일을 막기 위함도 있다.

사람이 가장 무섭다는 말이 있는데 사람이 가장 아름답다는 말이 더 많이 통용되는 세상에 살고 싶다.

따뜻한 눈빛 하나로 살만한 세상이라고 느끼면서 살고 싶다. 나는.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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