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따숩게 손을 맞잡았던 기억도 깊이 품에 안겼도 기억도 없습니다.
비가 오나 햇볕이 찬란하게 빛날 때도 항상 해변에 자갈돌처럼 달그락 거렸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어린아이를 기르다 보면 늘 손길이 필요하고 잠시 빙그레 웃으면 그걸로 모든 피로를 잊습니다.
늘 그리워했던 걸로 보아 끊이지 않는 엄마의 잔소리 속에서도 따뜻한 온기를 느꼈었던 모양입니다.
일상이 항상 고단했던 엄마의 삶은 갑자기 찾아온 중증 병마가 휴식 같아 보였습니다.
그러나 가혹한 마비에 목소리까지 멈춰버린 건 너무나 충격이었습니다.
한 해 한 해 거듭될수록 거죽과 뼈만 남았고 그마저도 파랗게 멍들기 시작했습니다.
눈빛은 논에 물이 들어오면 반짝이고 가뭄이 들면 쩍쩍 갈라지듯 생기가 돌았다가도 금방 꺼질 것 같았습니다.
생과 사의 경계에서 오래 머물다가 참을 수 없는 고통의 반복 끝에 고통이 멈추는 게 죽음이었습니다.
숨이 멈추고 다시 만날 때 그렇게 평온해 보일 줄은 몰랐습니다.
마지막 가시는 길에 속삭이는 그 한마디의 시작이 "고생 많으셨습니다."였습니다.
감사합니다. 덕분입니다. 사랑합니다. 보다 맨 먼저 생각나는 건 평생 고생하셨던 게 엄마의 일생인 까닭입니다.
엄마가 가신지 일 년이 되어갑니다.
눈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보았으면서도 가셨다는 게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육신에 갇혔던 걸 벗어버리고 자유롭게 훨훨, 이생에서 못다 한 걸 온 껏 하시길 기온 합니다.
공기 중에 숨 쉬는 엄마의 숨결을 느낍니다. 따숩게 느껴집니다. 그 마음 오래 간직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