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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ung long Sep 08. 2021

부러우면 지는 거다

절약, 재테크

  '부러우면 지는 거다.'라는 말이 있다. 지고 이기고 별문제고 그냥 부럽다. 요즘 '건물주'가 맨 위의 레벨이라고 하던데 내 지인이 건물주다. 거의 이십 년 전부터 건물주였으니까 요즘 일은 아니다. 그 지인은 삼십 대에 건물주가 되었다. 하물며 나보다 어리다. 그때부터 '나도 건물주가 될 수 있을까?'에서 '나도 건물주가 되고 싶다.'로, 내 속에 건물주 바람이 싹트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직도 건물주가 못 되었다.


  그이는 현대판 자린고비의 대표적인 인물이다. 지근거리에서 지켜보았는데 따라 하기 힘들다. 부부가 쌍으로 검소함의 절정을 달린다. 옷을 입는 걸 보면 여름에 여름옷이 얼마나 한다고 만날 때마다 같은 티를 입었다. 그것도 몇 년째나, 조심스럽게 물었더니 외출할만한 옷은 하나뿐이란다. 그이의 남편은 공기업을 다니면서도 부업으로 본가의 야산에 흑염소를 방목하여 판매한다. 우리 남편과 동갑인데 직접 흑염소를 잡아서 판매하기까지 한다. 살아 있는 닭도 잡기 어려운데 그 어려운 일을 한다. 부부만 절약하면 그러나 보다 그런다. 그런데 아들도 입이 저절로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아~, 세상에~!' 밖으로 표현은 못하고 그냥 놀라움을 꿀꺽 삼킨다. 그 당시에 초등학교 수학여행을 자발적으로 안 간다고 했다고 한다. 그것도 이유가 돈이 많이 들어서란다. 백 프로 부모의 영향인 것 같았다. 책에서 읽었던 거 빼고 이렇게 절약하는 사례는 듣도 보도 못 했다.


  그렇게 절약한 결과가 삼층 건물의 건물주인 것 같았다. 시대가 하 수상하니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미래를 위해서 준비해놓은 거라고 하여 참 대견하고 부러웠다. 그런데 중요한 건 그 후로도 절약은 계속되었다. 온 가족이 합심하여 계속 절약 행군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제 좀 여유 있게 살아도 되지 않겠냐?"라고 했더니 아직도 배가 고픈 모양이었다. 그래서 농담 삼아 "왜, 목표가 뉴스에 나오는 거냐?, 그렇게 안 쓰고 살다가 죽기 직전에 '전 재산 기부' 이렇게 죽는 게 목표냐?"라고 했더니 그건 아니라고 한다.


  타산지석이라고 매사에 배우면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검소한 정도가 과하기는 하지만 요즘 같은 시대에 쉽지 않은 일이다. 어느 정도 완급 조절을 하면서 절약하는 모습은 배울만하다. 그리고 가까운 지인이 해내는 걸 보면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라는 희망을 갖게 된다. 먼저 산 선배님들의 말을 들어보면 아이들이 클수록 드는 돈도 그 규모가 커진다고 한다. 부모로서 아끼고 절약해서 안정된 가계를 운영하는 건 미래를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다. 뿐만 아니라 잘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녀들의 경제관념을 키워주는 것도 부모가 할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아이가 셋인 우리 집을 일삼아서 걱정을 하시는 분이 계시다. 우리 엄마다. "요즘 같은 시대에 아이 하나 키우는 것도 어마어마한 돈이 든다는데 어떻게 사느냐?" 고 그게 우리 엄마의 걱정 송이다. 그럴 때마다 "엄마, 우리  집 걱정은 하지 마세요, 천원이 있으면 천 원에 맞춰 살고, 만원이 있으면 만원에 맞춰 살 수 있으니까 걱정 마세요."라고 걱정을 잠재운다. 무슨 자신감인지 알 수는 없지만 지금까지 빚 없이 사는 걸 보면 호언장담만은 아닌 것 같다. 아이들이 하나 둘 대학을 졸업할 때가 다가오니까 또 나름의 걱정은 있다. 그런데 그 와중에 예전에 갖았던 그 부러운 '건물주'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스멀스멀 고개를 든다. 노후를 위해 생활비 정도를 충당할 수 있을 정도의 건물이 있으면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가능성은? 백만 번 되내이면 이루어질까~?~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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