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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ung long Sep 23. 2021

자녀교육방법에 대하여 묻는다면

자녀교육

  다양한 이유로 산비탈에 있는 텃밭을 일군다. 의욕만 앞선 1년 차 왕초보는 무, 당근은 씨앗만 세 번 뿌려서 결론은 아무 흔적도 없어진 상태고 배추는 두 번 씨앗을 뿌려서 장마에 녹아서 사라졌고 마지막 방법으로 모종을 사다가 심었는데 절반은 흔적도 없고 절반이 남았는데 벌레가 망사를 만드는 중이다. 그런데 여러 명의 텃밭러 중에서 팔십 대 할머니가 계시는데 그분 밭의 배추는 예술이다. 어쩌면 그렇게 병충해도 없이 크고 근사하게 길렀는지 부러운 건 당연한 거고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걸어 다니는 것도 어려워서 유모차 같은 걸 밀고 의지하며 걸어 다니시는 분이 어떻게 그렇게 농사를 지으시는지 놀라울 뿐이다. 새삼 경륜의 중요함을 깨닫게 된다. 예전부터  연세가 많을수록 지혜가 신의 경지에 가까워진다는 생각을 했었다.


  할머니들의 경지까지는 거리가 한참 멀지만 그래도 아이들이 대학을 입학한 후부터는 내게 간혹 자녀교육에 대한 질문을 하곤 한다. 어린 자녀를 키우는 입장이라 그래도 먼저 경험해 본 선배 격인 사람에게 지혜를 배우고자 궁금한 걸 묻는 것 같았다. 그런데 그런 사람은 이미 준비된 사람이다. 누군가가 무언가를 가르쳐 줘서 자녀들을 훌륭하게 키운 것보다는 이미 본인의 마음가짐부터 중무장되어 있다는 것이다. 왜 이런 말이 있지 않는가? '신이 일일이 손을 쓸 수가 없어서 대신 엄마를 보냈다.'라는 말 말이다. 부모 특히 엄마는 진짜 중책을 맡았다. 태교에서부터 성장할 때까지 인간다운 인간이 되도록 교육해야 하는 중책을 맡았다. 석사, 박사 과정을 밟는 것보다 가정에서 부모로부터 받은 교육이 모든 교육과정 중에 가장 중요한 과정 일거라 생각된다.


  인성교육은 교육 중에 으뜸으로 중요하니 어찌 교육해야 하는지 짧은 식견으로 다 말할 수 없고 나름대로 생각하건대 태교부터 어릴수록 평생을 좌우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첫 대면하는 사람 즉, 부모와의 애착 관계가 신뢰를 쌓는 중요한 단계라 생각한다. 부모 그중에서도 엄마와의 관계가 자녀의 인성을 좌우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광범위한 의미의 자녀교육 말고 공부와 관련된 자녀교육에 대해 묻는다면 아이의 발전을 위해 필요한 덕목은 리액션과 피드백이 아닐까 생각한다. 아이가 뭔가를 해 내면 "너는 그걸 잘해서 참 좋겠다."이렇게 당사자의 관점에서 말해야 된다고 들었다. 그런데 나는 표정과 몸짓과 말로 내가 먼저 감동해버렸었다. 그리고 학교, 학원에서 무언가를 배워오면 그걸 말로 할 경우는 잘 들어주고 경우에 따라 질문을 하면 성의를 다해서 답변을 해준다. 말이 없을 경우에는 교재를 살펴보고라도 대화를 청해서 "너는 어떻게 생각하니?"라고 묻기도 하면서 피드백을 해줘야 배웠던 게 자리를 잡게 된다고 생각했다. 내가 가장 신경 썼던 건 리액션과 피드백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매번 리액션과 피드백이 적절했냐고 묻는다면 입이 열개라도 말을 못 할 도 했었다. 우리 큰아이에게 미안하게 생각되는 말들을 했었다. 그리고 좋은 결과가 있었어도 냉랭하게 혹은 당연하다는 듯이 기를 꺾는 표현도 했었다. 번 칭찬만 했었던 건 아니었다. 반면에 어렵고 누구보다 열심히 해서 좋은 결과가 나오면 기쁨을 감추지 못해 그 어느 누구보다 기뻐하면서 감동하고 행복해했었다. 리액션도 적재적소에 강약을 조절해 가면서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학원을 보내면 그걸로 할 일을 다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왕왕 있는데 뭘 배웠는지 어렵지는 안았는지 재미있었던 일은 없었는지 진도는 맞춰갈 수 있는지 등등 초중고에 맞춰 피드백과 관심이 필요하다.


  정성은 사람을 외면하지 않는다. 그리고 행동 중에 과유불급이라는 단어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가 일상에서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경험하는 게 있다. 바로 '작심삼일'이란 거다. 작심삼일을 받아들이고 계속 삼일씩 계획을 하고 실천하면 해결된다. 당사자인 아이든 돌보는 어른이든 백 마디 말보다 실천이 왕도다. 특히 엄마는 초지일관의 모습으로 자녀교육에 임해야 한다. 작심삼일 하고 유야무야 하면 공부뿐만 아니라 인성교육까지 망치게 된다. 바쁘다는 이유로 미루거나 무관심하지 말자. 그 어떤 일보다 중요한 건 자녀교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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