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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ung long Nov 19. 2021

성인이 된다는 것은

책임의 무게

  아이 셋이 성장하여 서서히 직장을 찾아가는 시기가 되어간다. 내가 우리 아이들의 시기였을 때, 참 용감했었다. 그 누구도 의지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내 길을 찾아갔다. 그때의 그 감당하기 힘든 자립성은 마음 깊숙이 나를 나만큼 생각하면서 조언해줄 누군가가 간절했었다. 아무리 두리번거려도 그럴만한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내 의지와는 무관하게 완전한 독립을 했었다. 원래 성품이 애늙은이과였기에 누군가를 힘들게 하지 않으려고 가까운 분들께는 걱정을 끼치기 싫어서 더욱 함구했었다. 그렇게 뭐든지 홀로 해결해 내는 참 용감한 아이였다.


  이런 생각 저런 생각을 할 때면 내가 만약 지금처럼 나 홀로 많은 걸 감당하고 헤쳐나가는 지금의 나와 온실 속의 화초처럼 직장생활 한 번 안 하고 사는 나를 상상해보면 단연 지금의 나의 삶이 매력 있는 삶이라고 생각한다. 환경이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맞는 말 같다. 많은 걸 갖고 있는 상황이었더라면 그만큼 노력하는 삶을 살지 않았을 것이다. 내가 자라온 시기가 '가난이 스승이다.'라는 시기까지는 아니었지만 나름 동세대를 살아가는 사람들과 비교하자면 풍요롭지 못한 환경이었음은 사실이다. 그래서 조금은 쑥스럽지만 환경이 스승이었던 것도 같다.


  어려운 환경에서 자랐으면서 그래도 나는 참 긍정적인 사람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십 대는 아름다웠고, 이십 대는 멋있었고, 삼십 대는 행복했으며, 사십 대는 치열했고 오십 대가 되어서 되돌아보게 되었다는 내 삶의 자평을 보면 상당히 긍정적인 시선이 아닌가 한다.


  멋있었다는 이십 대, 그 이십 대를 내 맘대로 멋있었다고 회고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일에도 미쳐보리라.' 이 생각으로 순수하고 멋있게 열심히 일을 했었기에 스스로 멋있었다는 평가를 할 수가 있었다. 어떤 이가 공부를 죽기 살기로 해서 다시 그렇게 공부를 할 수 있겠냐고 물으면 똑 같이 그렇게는 못하겠다고 답하는 걸 봤다. 나는 일을 그렇게 열심히 했다. 그렇게 열심히 한 내가 멋있었다. 그렇게 열심히 일을 하는 사람이 진정한 젊은이라는 생각을 하였기에 그 마음 하나로 정말 열심히 일을 했었다. 아무런 조건 없이 무언가에 몰두할 수 있다는 것은 진정으로 멋있는 일이 분명하다.


  우리 아이들의 엄마로서 먼저 살아온 인생 선배로서 우리 아이들이 그런 마인드로 살았으면 좋겠다. 스스로를 뛰어넘는 멋진 사람으로 성장하길 바란다. 누군가에 의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느끼고 깨달아서 스스로를 멋지게 이끌 수 있는 사람이길 바란다. 열심히 노력하여 그 땀의 의미를 음미하면서 한껏 행복감을 누렸으면 좋겠다. 노력하지 않는 자가 없는 요즘 세상에 쉽지 않은 주문을 한 것 같다. 하지만 누구와의 비교우위가 아닌 스스로에 의해서 스스로를 위한 스스로의 열정, 그거면 된다.


  성인이 된다는 것은 스스로는 물론이고 나 아닌 누군가를 위하며 살 수 있을 때 성인이 되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이는 많고 신체는 늙었어도 쉽게 성인이 되지 못하는 사람도 많다. 본인의 자아 중에 게으름의 자아가 본인을 점령해버리면 쉽게 성인이 될 수 없다. '세 살 버릇 여든 간다.'는 속담처럼 한 번 게으름에 매몰되면 그 어떤 질병에 걸린 것보다 무섭다. 그냥 쉽게 얻은 것보다 열심히 노력하여 얻은 것은 보람도 있지만 오래간다. 부디 열심히 노력해서 본인은 물론 될 수 있으면 많은 사람을 위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인다운 성인으로 성장하길 바래본다. 우리 아이들이 그리고 젊은이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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