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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ung long Nov 24. 2021

간절히 기도합니다!

우리 엄마

  2021년 11월 20일 토요일 응급실, 눈물과 걱정으로 하루가 갔다.

하염없는 눈물뿐, 별 대책이 없다.

우는 것도 참아야 한다.

길을 찾아야 한다.

밤 12시 30분 집중치료실이라는 이름의 중환자실에 엄마를 두고 우리는 집으로 왔다.

우리는 모두 말을 할 수 없었다.

보면서도 믿을 수 없는 상황을 믿고 싶지도 않았다.

지금도 중환자실에 계신다.

들어가 볼 수도 없어서 우리는 시간이 흐르자 각자의 일상을 소화하고 있다.

일반병실로 옮기면 우리 중 한 명만 들어갈 수 있다.

참 무심하다.

시간이 흐르니까 밥도 먹고 이렇게 글도 쓴다.

인정하기 어려운 현실은 받아들여지고 있다.

나의 목표는 우리 엄마가 인지도 말도 걷기도 손도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뇌졸중, 그로 인해 인지장애, 언어장애, 우측 편마비 현재 내가 전해 들은 우리 엄마 증상이다.

좋아질 거라고 굳게 믿는다.

여기 이렇게 쓰는 것도 혹시 같은 질환을 경험하신 당사자나 보호자의 좋은 정보를 기대하고 쓰는지도 모른다.


  다리를 주무르고 볼을 맞대고 사랑한다고 해도 아무 반응 없는 무초점의 눈동자!

카랑카랑한 목소리는 집에 두고 오셨는지 아무 말씀을 못하신다.


  분명히 길이 있을 것이다.

당신의 본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는 길이 있을 것이다.

어떻게 하면 좋아질 수 있을까?

시간이 더 흐르기 전에 무언가의 조치를 취해야 더 빨리 회복될 수 있을 것 같아서 마음만 급하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건, 기도뿐!

'간절히 기도합니다!

우리 엄마가 본모습으로 돌아오도록  도와주세요!'

응급실에서 투여한 약이 좋은 영향을 끼쳐서 뇌세포가 정상으로 돌아오게 되길 바란다.

일반병실에서는 식사도 할 수 있고, 인지도 할 수 있고, 말씀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병실에서 홀로 어딘가로 가버린 당신 스스로를 찾고 계실 엄마를 생각하면 목이 멘다.

'제발 본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말씀 못 하시는 것도 기가 막히는데 인지 능력까지 없다는 건 너무한 거다.

'우리 엄마의 본모습을 돌려주세요!'

내일 아침이 밝아오면 우리 엄마의 뇌도 밝아질 수 있도록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한다.

"돌아와 주세요,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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