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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ung long Nov 19. 2021

이제야 보게 되었네.

벚꽃, 단풍

꽃이 휘날리고 온 동네가 꽃길이 되면 들뜬 마음은 이미 꽃바람 타고 꽃과 함께 휘날렸었네.

꽃망울이 절정에 달하면 기다렸다는 듯이 비가 내렸네.

애석한 마음 비에 젖은 꽃잎처럼 흘러내렸네.

누군가의 손을 꼭 잡고 꽃길을 걸었던 그 추억만 아련히 남았네.

그때는 몰랐었네.


가을이 되었네.

동네 산책길이 불바다가 되었네.

붉게 물든 단풍은 탄성을 자아내라 하네.

몇 날 며칠을 불태우더니 어느 날부터 땅 위에 불이 났네.

나무 위에서 불태우던 그 단풍이 나무 아래서 다시 한번 붉게 불태웠네.


봄에는 몰랐었네 그 들뜬 마음에 가려서.

가을이 되고서야 뒹구는 낙엽까지 불타는 것을 알게 되었네.

게 물든 그 잎이 그렇게 불타오를지 보면서도 보이지 않았네.

나무 위에서 충분히 불탔었는데 나무 아래서 다시 한번 불태웠네.

그 모습을 이제야 보게 되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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