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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디자인은 왜 이렇게 평범하고 눈에 띄지 않을까?

by 뉴룽룽

줄곧 내가 한 디자인에 대해 평범하다는 얘기를 듣곤 했다. 달리 말하면 너무 모범생 같달까. 시선을 끌지 못한다는 소리다. 튀길 싫어하는 내 성격처럼 내 디자인도 그렇다. 딱히 모난 구석은 없지만 눈길이 가지도 않는다. 나처럼 '내 디자인은 왜 이렇게 딱딱하고 눈에 띄지 않을까?'라는 고민을 가지고 있다면 아래 팁들을 참고해 보길 바란다.






1. 과감히 크롭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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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체가 화면 밖으로 잘려나가도 된다. 당연한 소리 같지만, 나는 처음에 금단의 영역처럼 테두리 밖을 나가지 않았다. 개체를 크롭 하면 확장된 느낌을 준다. 그리고 가려진 부분은 호기심을 일으키는 법이다. 우리 눈은 잘려나간 부분을 상상하며 채워 넣는다.






2. 센터병 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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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이 가운데에 위치하는 건 조금 진부한 클리셰다. 중앙에 배치하려는 강박에서 벗어나자. 한쪽으로 개체를 몰아 네거티브 스페이스를 크게 주면 시선이 자연스레 쏠릴 것이다.






3. 극적인 대비감 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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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체의 크기를 극적으로 대조시키자. 위 두 그림의 차이가 느껴지는가? 왼쪽도 다양한 크기의 원을 배치하긴 했지만, 그 차이가 미미하다. 시선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애매하다. 오른쪽은 큰 건 더 크게, 작은 건 더 작게 만들었다. 그리고 개체 간의 간격을 조절하여 덩어리를 이루게 했다. 이때 네거티브 스페이스 또한 선명하게 만들어지고 시선이 자연스레 흐르게 된다.






4. 공간이 펼쳐지는 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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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에는 넓이만 있는 것이 아니라 깊이도 있다. 공간이 만들어지면 상상의 여지가 커진다. 두 개체를 겹쳐서 표현하거나 뒤에 있는 개체를 더 연하게 칠해보자. 훨씬 공간감이 느껴질 것이다.






5. 긴장감 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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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각선은 역동적인 인상과 긴장감을 준다. 사선 구도를 잘 사용하면 밋밋한 화면을 환기시켜 줄 수 있다. 참고로 수평은 땅처럼 안정적인 느낌을 수직은 높은 빌딩처럼 상승하는 느낌을 준다.






Epilogue. 디자인스쿨에서의 첫 번째 프로젝트


아래 예시는 신입생 때 작업물이다. 음악을 기본 점, 선, 면으로 표현하는 프로젝트였다. 나는 영화 '쏘아 올린 불꽃'의 OST를 선정했다. 아래는 첫 시간에 그려간 스케치이다. 이때 받았던 피드백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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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정한 음악은 발산하는 느낌인데 스케치는 너무 응축된 느낌이다. 도형이 잘려도 된다. 밖으로 나가는 인상을 주자. 원들의 크기가 비슷하고 뭉쳐있어 무거운 느낌이 든다. 크기 대조를 좀 더 극적으로 하자. 자잘한 파편들을 더 추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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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의 피드백에 따라 수정한 결과이다. 스케치보다 훨씬 음악의 인상을 잘 전달하고 있다. 불꽃은 한결 가벼운 방사형의 선으로 표현되었고, 개체들은 앞으로 전진하는 역동적인 인상을 준다. 사실 팁이라고 적어놓긴 했지만 특별할 거 없는 얘기들이다. 하지만 당시 무엇이 문제인지 조차 인지하지 못했던 나에게 이 피드백들은 그야말로 유레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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