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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궁무진화 Jan 01. 2023

학생영화를 만들며
《대화》의 중요성을 배우다

아이디어 공유와 촬영, 편집에서 중요한《프로듀서》의 역할

우리의 작품을 만들어가는 과정

이번 전공수업으로 학생영화를 만들며 꽤나 많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다. 내 각본이 아닌 타인의 각본을 구체화시키고 살아있는 하나의 작품으로 구현해낸다는 것은 귀중한 경험이었다. 각본가의 아이디어 속으로 들아가 이에 걸맞은 연출방법과 인물들의 행동 동기를 만들어내는 작업들은 '우리의 작품'을 만들어가는 주인의식을 느끼게 만든 과정이었다.

끝없이 이야기하며 이야기를 만들어 간 프리프로덕션의 여정


단순한 컨셉 이미지에서 시작된 로켓맨과 히치하이커 이야기

이번 로켓맨과 히치하이커 작품은 프리프로덕션부터 치열한 회의를 거쳤던 이야기였다. '새벽에 무단횡단을 하는 한 남자와 잡히지 않는 히치하이킹을 시도하는 한 여자에 대한 이야기'라는 컨셉으로 시작된 각본에는 명확한 인물의 행동 동기와 갈등에 대한 이야기가 없었다. 이러한 이야기에 모두가 머리를 맞대어 인물의 성격부터 행동에 대한 이유, 어떤 트라우마를 극복할 것인지, 그리고 이에 걸맞은 연출법은 무엇일지 고민하여 작업하였다. 프리프로덕션에서 이러한 이야기들이 명확히 짚어지지 않는다면 분명 촬영현장에서나 편집과정 시 줏대가 흔들리거나 혼란이 가중될 것이 뻔해보였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관객들이 작품에 공감하고 몰입하기 위해선 이야기의 구성과 인물에 대한 구체적인 빌드업이 필수였다. 


새벽 밤샘 야외 촬영이 많았던 로켓맨과 히치하이커


결국 현장에서 중요했던 건 체력과 끈기

현장에선 '체력'이 매우 중요했다. 대부분의 촬영이 새벽 야간에서 진행되었던 이번 촬영을 통해 현장에서 원활한 촬영 진행과 새로운 아이디어 제안은 결국 체력이 남아있는 사람들에 의해 좌우된다는 점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냥 얼른 끝내고 집에 가고 싶어하는 사람''이런식으로 찍어보면 더 재밌지 않을까를 생각하는 사람'은 결국 누가 더 체력이 많이 남아있느냐에서 나오는 것 아닐까 싶다. 


시사회 전날 새벽까지 2차 컷편집과 DI, 최종편집을 진행한 여정


아끼는 작품을 과감히 자를 수 있는 스트롱맨의 필요성

편집에서는 연출가의 컷을 과감히 잘라낼 스트롱맨이 필요했다. 시사회 하루 전 연출감독이 의도한 30분 남짓한 중간본 영상은 불필요한 대사와 장면이 많아 극의 흐름이 너무나도 늘어진 문제점이 존재했다. 사실 DI를 시작하기에도 벅찬 시간이었지만 이야기의 힘을 살리기 위해 컷편집 회의를 재진행하였다. 극 진행에 영향을 주지 않거나 미미한 장면들을 모두 잘라내는데 중점을 두었고 몽타주 기법을 적극활용하여 극의 전개를 압축했다. 그 결과 처음 분량의 3분의 1을 없앤 20분 단편 영상으로 재편집이 가능했고 빠르고 효과적으로 극의 전개를 이끌 수 있었다. 


몸이 고되도 작품에 대한 열정으로 뭉쳤던 과정들


그럼에도 가장 중요한건 대화와 교류

학생영화의 장점이라 할 수 있는 '모두가 평등한 상황에서의 작업'은 나에게 꽤 많은 인사이트를 가져다줬다.

역할의 배분이 있을뿐, 권력으로부터 평등한 상황 속 촬영 작업에는 많은 갈등이 존재했지만 그만큼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며 '소통'한 결과 하나의 팀으로 작품을 위해 활동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다른 사람들과 하나의 작품을 같이 만든다는 건, 정말 많은 '대화'가 이루어져야 함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각본가의 아이디어 공유가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배울 수 있었는데, 비단 촬영감독이었던 나 뿐만 아니라 스텝 한명부터 배우 모두에게 작품의 아이디어와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가 명확히 공유되어야만 프리프로덕션부터 촬영, 편집에 있어 '시너지'효과가 발휘된다는 것이다. 


하나의 예시로 배우의 연기가 탐탁치 않던 연출감독과 그런 감독의 디렉팅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배우 간 갈등은 사전에 작품에 대한 이야기가 충분했다면 방지할 수 있는 문제였다. 이러한 소통부재로 인한 문제는 촬영시 과도한 시간낭비는 물론 스텝들 간의 반목도 키울 수 있음을 체감했다. 


작품의 대전제 : 이 이야기를 통해 과연 어떤 메세지를 전달하고 싶은 걸까?

나 또한 이번 로켓맨과 히치하이커 작품을 제작하며 연출감독은 과연 이 이야기를 통해 '어떤 메세지를 전달하고 싶은 걸까'란 의문을 가졌는데, '대상화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전달하고 싶어한 연출감독의 의도를 비로소 편집작업 전 점심식사 때 알게 되어 큰 아쉬움을 느꼈다. 만약 좀 더 일찍 그의 생각을 알았다면 분명 더 재밌고 새로운 연출방법 및 촬영구도 등 여러 아이디어를 떠올렸을거란 생각이 뒤늦게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리하자면
- 프리프로덕션이 치열해야 촬영이 수월하게 진행되고 관객들이 작품에 공감하고 몰입함.
- 각본가 및 감독과 작품에 대한 이야기 많이 나누며 무엇에 관한 이야기인지를 정확히 파악하기.
- 예술영화의 '표현의 독창성'와 상업영화의 '관객을 위한 표현'의 중간점을 잡기
- 편집자 에디터의 역할 중요성 부각
- 프로듀서로서 콘텐츠 포지셔닝 기획 및 편집 전략 수립
- '이 작품은 무엇에 대한 이야기인가?'를 항시 상기시키며 흐름을 잡아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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