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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궁무진화 Jan 11. 2023

영겁의 기다림 속,  취준생은 말라 비틀어갑니다.

하루에도 수 십 번씩 천국과 지옥을 반복하는 나날들의 기록

나 정도면 VS 과연 나를?

지원서류를 보내고 발표일이 다가올수록 마음속 내홍은 커져만 간다. 하루에도 천국과 지옥을 왔다 갔다 수십 번을 반복하며 '그래도 나 정도면 괜찮지 않을까?'와 '과연 나를 뽑아줄까?'의 생각이 교차한다. 차라리 이메일의 열람을 알 수 없으면 모를까, 내 이메일의 열람여부를 알 수 있는 상황이니 '왜 이때부터는 내 것을 열어보지 않지?'라는 의구심이 들기 시작한다. '설마 내부심사에서 탈락한 걸까'라는 탄식이 나도 모르게 터져 나오고 만다. 그리고 점점 깊은 굴 속으로 자신을 내몰기 시작했다.


지금껏 대학생활을 꽤나 잘 보내왔다 생각했다. 학점도 잘 챙겨 왔고 내 작품으로 여러 공모전에서 수상도 했기에 나의 취준생활은 꽤나 다를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내가 걸어온 길 자체가 이젠 의문이다. 고작 좋은 시험점수에 수상기록만으론 내 능력을 온전히 보여줄 수 없거니와 타 유능한 지원자들보다 특별한 능력을 보장할 수도 없다. 그렇게 시간을 갖고 찬찬히 스스로를 해부하다 보니, 냉정히 나 자신을 곱씹게 됐다.


과연 나는 투자할만한 가치가 있는 인재일까
 

회사 입장에서 과연 나는 얼마나 투자가치가 있는 존재일지 생각하게 되었다. 초기비용이 많이 드는 주니어이기에 메리트가 없을까, 개발비용이 많이 드는 주니어보다 바로 근무 투입이 가능한 경력직 시니어가 회사입장에서는 더더욱 이득일까, 찬찬히 뜯어보면 안 될 이유 수백 가지에 직면하게 되었다. 그렇다고 바꿀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현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지금껏 걸아온 길을 탓하는 게 아닌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대한 대비책을 만드는 것밖에 없었다. 혼자 물고 뜯어봐야 과거는 결코 바뀌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머리가 명쾌하게 비워졌다. 결국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건 미래가치를 만드는 것밖에 없었다. 회사가 재원을 투자해 데려갈만한 구매 이용가치를 끊임없이 창출해야만 나의 미래가치는 향상될 테고 고용 불확실성은 낮출 수 있을 것이다. 경영학도로서 끊임없이 나에게 투자할만한 이유를 만들어야 하고, 디지털예술학로서는 끊임없이 투자할만한 작품을 제작해야 하는 것이다.


돌고 돌아,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지금 바꿀 수 있는 것과 바꿀 수 없는 것, 스스로 바꿀 수 있는 미래가치에 집중하는 것만이 기다리는 입장에 선 취준생이 할 수 있는 일이었다. '그래, 나 안 뽑으면 어때. 거기 말고 나 불러주는 곳 가서 일하면 돼.'라는 생각으로 다시 한번 마음을 추스르며 다짐했다. 들뜨지도 그렇다고 낙담하지도 않는 냉정한 마음가짐으로 마라톤에 임해야만 마침내 완주할 수 있지 않을까 말이다. 그래서 브런치를 켰고 글을 적었다. 한 발자국만큼이라도 좋으니 앞으로 나아가는 여정이 되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


- 투자할만한 미래 가치를 키우기
- 경영학도라면? 투자할 이유를 끊임없이 만들어내기
- 디지털예술학도라면? 투자할만한 나만의 작품을 끊임없이 만들기
-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 지금 바꿀 수 있는 것과 바꿀 수 없는 것에 대한 구별
- 들뜨지도 낙담하지도 않는 냉정한 마음가짐
- 내가 할 수 있는 건? : 글을 통한 나만의 인사이트 쌓기와 꾸준한 작품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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