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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궁무진화 May 07. 2023

하루아침만에 인정받고 싶다는
신입의 그릇된 생각

5월의 7번째 하루

처음 회사에 입사하며 나는 나만의 몇가지 목표를 세워두었다.

한달 목표와 3개월 목표, 6개월 목표 등 하루빨리 조직에서 유능한 구성원으로

자리를 잡고파 세운 일종의 경제개발5개년 계획과 같은 염원적 목표였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2달이 되었고 나만의 중간평가를 내려보고자 글을 시작했다.


나는 입사 한달 만에 조직문화를 완벽히 체화한 구성원이 되고 싶었다.
그러나 결과는 백점만점에 50점.


사실 한달만에 조직문화를 완벽히 체화하는건 터무니없는 목표였다.

각기 다른 성격과 업무스타일을 가진 팀원들과 협업하는데도 한달 이상의 기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또한 아직 실무감각도 없고 업무 프로세스를 알지 못하는 팀원에게 중요한 업무는 주지도 않기에 용감무쌍한 나만의 계획은 매우 허무맹랑했다. 그럼에도 나만의 목표를 달성하고자 고군분투한 한달 간의 많은 시행착오 덕분에 유의미한 '속성의 숙성'은 끌어낼 수 있었다.


어느 덧 두달이 되었고, 협업의 프로세스에 눈을 뜨고 실무감각이 조금씩 틔자 본격적으로 업무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물론 아직 퍼스트의 역량이 부족하기에 세컨드 조감독으로 프로젝트를 서포트하지만, 기존 1개에서 3개의 프로젝트로 업무가 확장되었다.


아마 신입으로서 그토록 바래왔던 본격적인 실무가 시작된 것일지 모른다.

'언제쯤 나는 1인분의 몫을 다할 수 있는 업무를 시작하게 될까'란 의문에 종지부를 찍는 '분기점'이자

'앞으론 더 이상 빠져나오기 힘든 개미지옥'에 도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회구성원으로서 일을 하고 싶다는 지난 날의 소원과

한 조직의 구성원으로서 제 몫을 다하고 싶단 한 날의 소망은 지고,

책임과 기여도의 영역에서 개인의 삶과 사회적 업무를 저울질하는

여타 직장인들의 생존 문제로 변모한 새로운 시대에 접어든 것이다.


뉴에이지에 접어들기 전, 새로운 마음가짐과 업무의 헤게모니가 필요했다.

이젠 단기전으로 금방 한 자리를 꿰차겠단 '패기어린 신입'이 아닌,

긴 호흡으로 문제없는 웰메이드를 함께 구성해갈 '든든한 구성원'으로 나아가야 했다.

하루아침에 조명받는 탁월함이 아니라 필요한 곳에 필요한 일을 해줄 수 있는 '기민한 성실함'

팀 전체와 내 자신에게 도움이 됨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너무 잘하려하고, 일을 찾아다니며,
인정 받고 싶어 안달난, 치기어린 햇병아리 샌님에서 벗어나
넓은 시야로 도처에 존재하는 행복들을 보려고 한다.

맡은 업무에 최선을 다하며 그곳에서 나의 능력으로 프로젝트에 도움이 될 방법을 고심하고,

밝은 웃음과 인사로 하루를 함께 시작하고 맺으며,

업무 전반에 문제는 없는지 곳곳을 두드려보는 꼼꼼한 관찰자이자 관리자

새로이 도래한 회사생활의 2막을 시작하려 한다.


치기어린 신입에서 지치지 않는 든든한 구성원으로 나아가는 여정
긴 호흡과 넓은 시야, 문제가 없는지 두드리는 관찰자의 마음가짐
필요한 곳에 필요한 일을 해줄 수 있는 기민한 성실함
함께 옆에서 웃으며 밝은 인사로 하루를 채워줄 수 있는 인간성
치기 어린 신입이 아닌, 함께 일할 때 든든하고 인간성 있는 동료가 돼야 하는 여정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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