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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는 매일 제 것입니다
패배주의 늪에서 뛰쳐나와 살아남은 날
<번아웃과 자기혐오는 땀과 함께 배출하자>
by
무궁무진화
Jun 19. 2023
하루종일 쓰레기처럼 침대에 널부러져 있었다
업무에 허덕이다 야근 후 퇴근한 금요일 밤부터 토요일 오후 6시까지
벗어놓은 바지처럼, 침대에 내팽겨져 있었다.
사회생활에 대한 수없이 밀려오는 불안감과 예민함으로 머리속이 시끄러웠고,
인생에 대한 회의감과 패배주의에 절여진 채 어떤 의지도 일어나지 않았다.
분명 열심히 했는데, 최선을 다한 것 같은데 이상은 저만치에 가있고
현실은 이모양 이꼴인 것에 대한 패배주의. 그 패배주의에 사로잡혀 나오지 못했다.
나만의 힐링방법이 몸을 일으켜 운동을 하는 것임을 알면서도,
도저히 작은 헬스장에 갇혀 의미를 상실한 쇳덩이를 들 자신이 없었다.
정확히, 내 존재의미를 그 작은 공간안에 국한시키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머릿속에서의 탁상공론이 저녁 6시까지 이어졌을 찰나, 그냥 넓은 곳을 질주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햇빛을 받으며, 음악을 들으며, 바람을 맞으며, 숨이 턱끝까지 차오를 때 느껴지는 생동감.
세상 한 구석에서
라도
나 자신이 살아있음을 느끼고 싶었던 걸까.
그렇게 5키로를 달렸다. 그저 마구 달렸다. 힘찬 음악과 반사적으로 움직이는 다리.
헐떡이며 하늘을 바라보곤 다짐하는 시간이 바로 달리는 시간일 것이다.
죽을 것 같아도 죽지 않는 순간들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시간 속에서 새로운 생각과 다짐, 기억들이 스쳐갔고
, 앞으로의 목표가 보였다.
5키로 유산소 후 나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헬스장으로 향했다.
털린 근육을 이끌고 스쾃과 런지의 할당량을 어떻게든 채웠다.
나와의 약속을 밤이 되어서야 지키게 된 것이다.
그러고나니, 아직 나 자신이 쓸모가 있음을 깨달았다.
지쳐있을 때, 툭툭 털고 달려나갈 수 있는 무모함도 중요하고
자신의 중심을 잃지 않은 채 규칙을 지켜나가는 성실함,
불필요한 미사여구와 가식적인 액션을 경계하는 자기절제력이 필요함을
뒤늦은 나와의 규칙이행에서 발견했다.
늪에 빠졌을 땐, 누워있지 말고 살아남으려 온몸을 움직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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