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힙한 빵집

by 연필로쓴다


'오래된 온기, 오늘의 일상‘이라는 주제로 70년을 지켜온 성심당의 시간을 한국화의 섬세한 필치로 담아냈습니다. (출처:함보경작가인스타그램)


성심당문화원 5층 갤러리 라루에서 2026 성심당달력 원화특별展이 진행되고 있다. 평소 미술관은 많이 가보지 못했는데 민화가 주는 친숙함과 소재의 유니크함이 흥미로웠다. 조선의 힙한 빵집을 비단 위에 '오래된 온기, 오늘의 일상‘이라는 주제로 그림으로 그려내니 유니크함에 그림에서 눈을 뗄 수가 없게 한다.


2026 성심당달력의 원화展은 '조선의 힙이란 이런 것이다.'라고 말할만하다. 몇 해전 이날치밴드는 판소리 수궁가의 한 대목인 '범 내려온다'를 현대적 의상과 춤으로 표현하여 조선의 힙을 전 세계에 알렸다. K-pop 데몬헌터스는 한국문화를 영화 곳곳에 담아 전 세계적인 흥행으로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번에는 숨길 수 없는 조선의 힙을 그림으로 알릴 차례가 온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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載樂行 (재낙행)_45.5 ×60.5_비단에 채색

성심당 앞, 자전거에 빵을 싣고 천천히 달리는 길.

특별한 일이 없어도 좋아하는 빵 하나만으로

하루는 충분히 따뜻해집니다.


바람이 스치고, 일상은 계속 이어지고, 그 안에 오래된 온기가 함께 갑니다.

(출처:함보경작가인스타그램)


매일매일 바쁘기만 한 쳇바퀴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시간이 흐르고 계절이 바뀌고 있는 것을 잊고 지내고 있는데 스치는 바람에 내 안에 온기를 어떻게 담을 수 있을까?를 생각해 보게 한다. 역시 작가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었다. 함보경작가님의 표현력에 동네에서 글 좀 쓴다고 자부했던 어떤 한 남자는 감탄과 함께 좌절을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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五月安樂 (오월안락)_80.5×100_비단에 채색

햇살이 가장 부드러운 5월,

가족이 함께 캠핑을 즐기는 평범하고도 소중한 하루를 담았습니다.

담소가 오가는 자리엔 상상만 해도 행복해지는 맛있는 빵이 놓여 있고,

그 곁에서 아이는 마음 가는 대로 춤을 춥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 더 완벽한 순간. 함께라서 느껴지는 안락함과 웃음이

오월의 풍경처럼 오래 머물길 바라며 그렸습니다.

(출처:함보경작가인스타그램)


우리도 매일매일 꿈꾸며 하고 있었던 평범한 일상의 모습이 멋진 그림이 되었다. 나도 나들이 갈 때 당연하게 성심당빵을 사가곤 한다. 이제는 이 그림 속에 성심당 쇼핑백이 없으면 뭔가 허전할 것만 같다. 이 평화로움을 얻기 위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살았던가? 따뜻한 봄이 기다려지는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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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지금의 속도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을 때 비로소 가까워진다고 생각합니다.
바쁘게 흘러가는 하루 속에서도 마음만큼은 조금 더 느긋하게.
주도적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더 빨리 가는 일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기분 좋게 나아가는 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요즘,
지금의 삶에 만족하며
여유를 즐기는 시간을 그리고 있습니다.

(출처:함보경작가인스타그램)



2026년도의 성심당달력이 당근마켓에서 판매되는 것을 보면 좋은 선물을 파는 것에 대한 왠지 모르게 씁쓸함이 들기도 하고 사람들의 관심이 많다는 것 같다는 생각에 좋은 것 같기도 하다. 집에 걸어 논 2026년도 성심당 달력을 매일매일 보게 되는데 한 달에 한번 쿠폰 바꾸는 재미도 있고 달력 속 그림을 감상하면서 행복한 *2026(二空怡育) 한 해가 되길 바라본다.




*2026(二空怡育)
비움을 통해 마음의 기쁨과 여유를 기르며, 지금의 삶에 만족하는 시간을 살아간다.

二(이) : 둘, 지금과 다음을 아우르는 시간

空(공) : 비움, 집착을 내려놓음 → 여유

怡(이) : 기쁘고 편안한 마음

育(육) : 기르다, 키우다


마무리 문장을 쓰려고 하니 한자공부를 안 하지 오래라 창작의 고통이 밀려온다. 챗gpt에 힘을 빌려 보았다.


질문 : 2026을 한자조합으로 음을 2026으로 하고 뜻을 ‘지금의 삶에 만족하며 여유를 즐기는 시간을 그리고 있습니다.’로 만들어줘

답 : 좋은 콘셉트이다. 2026 = 이공이육(二空怡育) 으로 이렇게 제안해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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